[SIRI=김정현 기자] 부상선수의 복귀는 새로운 영입과도 같다.

K리그가 어느덧 7R까지 진행된 가운데 대구FC는 인천유나이티드, 수원FC와 함께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등 그 어느 팀보다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상위 스플릿에 안착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험도 있는 대구로서는 어색한 순위이다.

하지만 시즌 초 대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왜 그렇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핵심 자원의 이탈이 많았다. 김대원과 황순민, 구성윤이 각각 강원FC, 서울 이랜드FC, 김천상무로 이적을 감행하는 등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이 누수가 발생했다. 대구는 이에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근호, 안용우, 세르지뉴 등을 영입했으나 전력 누수를 완전히 메우지는 못하고 있다.

이적과 함께 주축 선수들의 부상 또한 많았다. 팀의 최전방을 책임지던 에드가, 박기동이 모두 부상으로 뛸 수 없었고 팀 수비의 핵심인 홍정운 또한 부상으로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에이스인 정승원은 구단과 마찰을 빚게 됐고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으면서 6R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핵심 전력의 이탈과 부상으로 인해 스쿼드가 얇아진 대구는 플레잉코치로 영입한 이용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해 봤으나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포지션마다 핵심 자원들이 이탈하니 경기력이 나빠지는 것은 당연했고 결국 현재 7경기 1승 3무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구에 대한 좋은 소식들이 잇달아 들리고 있다. 우선, 정승원이 구단과 오해를 풀고 재계약을 체결했으며 수비의 중심인 홍정운이 6R에 복귀, 최전방을 책임졌던 에드가가 지난 경기에 복귀한 것이다. 축구계에서 흔히 ‘부상선수의 복귀는 새로운 선수의 영입과도 같다.’라는 말이 있다. 주축선수들이 많이 이탈하여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대구에게 이들의 합류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그리고 그 효과는 경기장에서 바로 나왔다. 지난 포항과의 경기에서 정승원과 홍정운이 오랜만에 선발 출전했는데 그들의 합류는 대구 수비진의 무게감을 한층 더해줬다.

특히, 정승원의 활약이 인상 깊었다. 경기 외적인 사건으로 인해 한동안 경기에 뛰지 못한 것에 대해 우려가 컸었는데 정승원은 실력으로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한 정승원은 특유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 수 모든 면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전, 후반 한 번씩 득점도 기록할 뻔했으나 모두 골대를 강타하며 아쉽게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68분에는 부상을 이겨낸 에드가가 경기장에 모습을 보였다. 에드가의 투입으로 대구는 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져갈 수 있었다. 앞선 6경기에서 세징야가 공격진에서 고립되거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는데 정승원과 에드가가 합류는 세징야에 대한 집중 견제와 압박을 줄여주었고 공격 시 다양한 세부 전술을 가능케 했다.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지만 상위권인 포항을 상대로 잘 싸웠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고 슈팅과 유효슈팅 수는 각각 8개와 3개로 포항보다 하나씩 더 기록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클린시트를 기록한 것이다. 대구는 앞선 6경기에서 모두 실점했고 광주와 전북전에서 각각 4실점, 3실점을 기록할 만큼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것은 대구에게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핵심 자원의 이탈과 부상으로 올 시즌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대구, 하지만 홍정운, 정승원, 에드가가 복귀했기에 대구의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주축선수들의 복귀에 힘입어 대구가 분위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다가오는 화요일 또 다른 상위권 팀인 성남과의 경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현 기자 (csb00123@siri.or.kr)

[2021. 04. 05 사진 = 대구FC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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