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김정현 기자] 반갑다, 프로스펙스!

지난 8일 2년전부터 여자 프로 배구팀 GS 칼텍스의 공식 유니폼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스펙스가 남자 프로 농구팀 LG 세이커스, 남자 프로 야구팀 LG 트윈스와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남자 프로 축구팀인 FC 서울과 긍정적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알려졌다.

 

#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는 1981년에 출범하여 1990년대까지 큰 인기를 얻은 대한민국 토종 브랜드이다. 르까프, 프로월드컵과 같은 다른 토종 브랜드는 상대가 안됐고 심지어는 나이키까지 위협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외국 브랜드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게 되면서 시간이 갈수록 그 위상을 잃게 됐다.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부도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다행히 2007년 LS그룹에 인수되며 위기를 벗어났고, 2009년 여성을 타깃으로 한 워킹화 라인 ‘프로스펙스 W’를 런칭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2011년에는 김연아를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우며 적극적인 스타 마케팅을 펼쳤다. 이러한 마케팅은 전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고 프로스펙스는 워킹화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됐다. 프로스펙스의 열기는 2015년까지 지속되었으나 김연아와의 계약이 만료된 이후 타 브랜드에 밀려 다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프로스펙스는 지난해 ‘잘됐으면 좋겠어, 대한민국이. 프로스펙스도.’ 캠페인을 진행한 것에 이어 올해 40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이승기를 광고 모델로 세우고 프로스펙스의 강점인 워킹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시그니처 워킹화인 ‘블레이드 BX’를 출시했다. 또한 로고를 오리지널 로고로 통일하고 ‘WALK FIRST’라는 이름의 비대면 걷기대회를 자체적으로 진행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프로스펙스는 이와 같은 전략을 통해 깊은 침체 끝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 프로스펙스와 스포츠

프로스펙스가 프로스포츠 시장에 유니폼 스폰서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듣고 적지 않은 사람이 놀랐을 것이다. 프로스펙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다소 어색한 행보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2017년 수원 삼성이 자이크로와 계약을 체결했을 때처럼 말이다.

생소한 활동인 것 처럼 보이지만 프로스펙스는 오래전부터 스포츠 산업 관련 활동을 해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여 메가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를 도왔다.

프로스포츠 시장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줬다. 1990년대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제작하고 K리그의 포항아톰즈, 럭키금성, 성남일화 등을 후원했다. 심지어는 당시 연세대 농구팀을 후원하면서 대학 스포츠에 대한 관심 또한 보여줬다.

LS그룹에 인수된 이후 워킹화 시장에 주력하면서 생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잡아 왔으나 위와 같은 프로스펙스의 과거 행보는 프로스펙스가 스포츠 산업에서 근본있는 기업이었음을 증명해준다. 그렇기에 프로스펙스가 유니폼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프로스펙스와 프로스포츠 구단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이 발표된 이후 일각에서는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 브랜드에 비해 멋이 없고 품질이 별로일 것 같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하지만 GS 칼텍스의 유니폼을 봤을 때 외국 브랜드에 비해 디자인이 전혀 부족하지 않고 4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로스펙스의 품질을 의심하는 것은 실례되는 일이다.

구단이든 메가이벤트든 스포츠는 스폰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스폰서가 없다면 구단 운영이나 이벤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프로스펙스의 최근 행보는 국내 프로 스포츠 시장에 대한 많은 관심을 증명한다. 그런 의미에서 프로스펙스의 행보는 두팔벌려 환영해야할 일이다.

한국 토종 브랜드가 한국 프로 스포츠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이상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활동이 단기적 활동이 아닌 장기적 활동으로 이어지기를,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프로 스포츠 시장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다시 한번 반갑다, 프로스펙스!

김정현 기자(csb00123@siri.or.kr)

[2021. 07. 10. 사진 = 프로스펙스 공식 SNS, GS 칼텍스 배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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