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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김귀혁 기자] 누누볼의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웠다.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 시즌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개막전 맞대결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를 잠재웠다.

토트넘은 최근 아스날과의 프리시즌에 출전했던 11명을 그대로 선발 출격시켰다. 요리스 골키퍼가 장갑을 꿰찬 가운데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레길론, 다이어, 산체스, 탕강가가 호흡을 맞췄다. 중원 3명은 스킵을 축으로 알리와 호이비에르가 위치했으며 좌-우 날개에 베르흐베인과 모우라, 그리고 최전방은 손흥민의 몫이었다.



상대 맨시티 역시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에데르송 골키퍼와 멘디, 아케, 디아스, 칸셀루가 뒷문을 사수했으며 페르난지뉴와 귄도안, 그릴리쉬가 중원을 구성했다. 최전방에는 페란 토레스가 출격한 가운데 스털링과 마레즈가 양 측면을 책임졌다. 유로 결승 이후 휴식을 부여받으며 완벽한 핏이 아니었던 스털링을 과감히 내보낸 것이 포인트였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1억 파운드-한화 약 1600억원) 그릴리쉬도 데뷔전을 가졌다.

경기 초반은 예상대로 맨시티가 경기를 지배했다. 페르난지뉴를 중심으로 귄도안이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며 분전한 가운데 그릴리쉬는 스털링과 함께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2분 특유의 드리블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토트넘이 원하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최전방 3톱이 중앙을 단단히 선점하면서 측면으로 볼을 유도했다. 이후 울리버 스킵을 중심으로 우측에서는 호이비에르, 좌측에서는 알리가 상대 하프스페이스 공간을 메우며 맨시티의 최대 강점인 삼각형 대형 유지에 곤란을 줬다. 이러한 가운데 윙백들의 전진은 최대한으로 자제시키면서도 수비의 높이를 너무 내리지도 않았다

이후 볼을 탈취하면 최전방 3톱을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하며 맨시티의 수비라인이 정돈 될 틈을 주지 않았다. 선 수비 후 역습의 형태는 예상한 그대로였지만 디테일에서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의 배경에는 11명의 선수가 제 몫을 해줬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전방 3명의 공격수가 중앙을 틀어막으면서 볼을 측면으로 유도할 경우 결국 중요한 것은 측면 수비의 안정감이었다. 이를 위해 풀백들의 전진은 배제하며 운영했던 누누 감독이었다. 그러나 왼쪽 측면에 스털링과 그릴리쉬, 반대편에는 마레즈와 칸셀루의 화력을 생각할 때 풀백들 자체의 수비력도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자펫 탕강가는 이러한 누누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며 맨시티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제아무리 100%가 아닌 스털링이라 할지라도 드리블로 상대를 깨부수는 능력은 리그 탑급이다. 여기에 찬스 메이킹까지 능한 그릴리쉬의 가세는 뚫리지 않은 것이 이상해 보일 정도다. 하지만 탕강가의 스피드와 피지컬은 이 둘을 상대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축구 통계 매체인 스쿼카 풋볼에 따르면 이날 탕강가는 4번의 경합상황을 이겨냄과 동시에 2개의 태클과 2번의 클리어를 보여줬다. 동시에 90%의 패스 정확도와 함께 롱볼에서는 무려 100%의 정확성을 보여주며 역습을 도왔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이러한 탕강가의 활약에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번 경기로 막 13번째 프리미어리그 출전 기록을 보유한 선수가 리그 최고 윙어와 드리블러를 모두 막아낸 것이다.

물론 모든 수비가 탕강가 한 명으로 안정화 된 것은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올리버 스킵은 초반 불안했던 장면을 제외하고 적재적소에 압박과 태클로 맨시티의 공격을 방해했다. 스킵의 좌우 파트너인 알리와 호이비에르는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틀어막으며 맨시티의 장점을 무력화했다. 중앙과 측면 사이 위치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자 측면으로 몰렸고, 여기서 탕강가와 레길론의 안정된 수비로 공격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러한 안정감은 센터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다빈손 산체스는 장점인 하드웨어 능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수비에 방점을 찍었다. 수비 커버 범위가 좁아짐에 따라 단점인 멘탈과 이에 따른 불안감은 전혀 없었다. 다이어도 안정된 빌드업과 함께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조율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간 점유에 따른 안정된 수비 이후 역습에서는 3톱의 스피드가 빛을 발했다. 호이비에르와 알리가 강한 압박으로 볼을 탈취한 뒤 루카스 모우라를 중심으로 볼을 전방으로 운반했다. 이후 베르흐베인과 손흥민은 맨시티 수비 사이를 가로지르며 전형을 흩트려놨다.

계속된 토트넘의 역습에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야 했던 페르난지뉴를 중심으로 맨시티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는 돌격대장을 자처하며 상대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헤집은 모우라의 존재 덕분이었다. 빠른 리커버리와 함께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뒷걸음질 치게 했으며, 때로는 전방으로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날 토트넘이 얻은 것은 비단 승점 3점뿐만이 아니었다. 유스 출신인 탕강가와 스킵이 리그 탑클래스인 맨시티를 상대로도 활약이 가능함을 보여줬고, 그 말 많던 수비진에서 안정감을 되찾았다.

알리는 공격적인 면에서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수비에서의 헌신을 보이며 새로운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호이비에르 역시 지난 시즌 보여줬던 포백 보호뿐만 아니라 박스투박스 역할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리고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8.17 사진 = 토트넘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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