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여는 새로운 여행 문화 #1에 이어서

자전거 도로 관련 여행 산업과의 연계성

위와 같이 한국에서의 자전거 역사는 자동차 산업의 급성장 이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했다. 경제개발에 따라 산업이 탄력을 받는 와중에 그것의 대표적인 소산인 자동차를 권장할 수밖에 없던 배경이 있었다. 그 덕택에 현재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20년 상반기 기준으로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경제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유한일, 2020). 특히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인정한 선진국 국가 그룹에 최근 합류했다. 1964년 해당 기구가 설립된 이래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처음 지위를 변경한 사례다(김귀수, 2020).

그만큼 짧은 시간에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워낙 급속하게 이뤄지다 보니 여러 병폐가 드러났고 그중 하나가 자전거에 대한 인식문제였다. 자전거를 레저 이상의 것으로 치부하지 않다 보니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령 한국의 자전거 수단 분담률은 1.66%에 불과한 반면 덴마크 코펜하겐은 2009년 기준으로 36%로 조사됐다(이성원, 2012). 일본 역시 자전거 보급율이 68%에 교통수단의 대체재를 일컫는 수송 분담률 역시 14%에 해당한다. 특히 2011년 일본 대지진과 고유가 등으로 경제에 타격을 입자 일본 정부는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에 큰 힘을 쏟은 바 있다(김광현, 2012). 장성훈(2021)의 연구에서도 자전거 천국인 네덜란드에 비해 우리나라의 자전거 수단 분담률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같은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의 부족이다. 이병박 정부가 4대강 자전거길 추진으로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을 중심으로 북한강, 섬진강, 제주도 등에 자전거길을 만들며 의미 있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그다음 정부 들어 사업은 중단되고 말았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동해안 자전거길이 부산에서 고성까지 준공을 목적으로 했으나 박근혜 정부 때 그 예산을 축소하는 바람에 고성에서 영덕까지만 현재 구비되어 있다(김영환, 2015).

이외에 서울시의 중심가인 중구나 마포구 등에 자전거 우선도로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서울시, 2020). 물론 자전거를 지급했음에도 난폭한 도로 사정으로 타지 못했던 25년 전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그러나 이외의 근처 수도권이나 지방은 하천변 중심의 자전거 도로에 머물러 있는 것이 전부다. 2020년 경남 진주시가 남강 자전거길 완공 과정에서 시민들은 생태 보존을 이유로 반대 서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권영란, 2020). 이런 반발이 있는 이유는 자전거 도로의 목적성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선진국의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그것이 차를 대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변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함께 차로를 공유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자전거 인프라의 확충은 여러 이점을 가져다준다. 우선 오랫동안 자전거와 같이 해왔던 담론인 환경문제 해결이 있다. 실제 고양시와 창원시가 공공자전거 시설을 확립한 후 승용차에서 자전거로 전환한 피설문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온실가스 감축량이 각각 31.6CO2 kg, 168.16CO2 kg로 나타났다(우승국, 2014). 특히 출ㆍ퇴근 시간대마다 밀리는 주로 도로를 자전거로 대체할 경우 자동차 공회전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효과는 배가된다.

여기에 오늘 말하고자 할 요지인 새로운 차원의 여행 산업의 증진도 도울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는 국내와 국외 할 것 없이 모두 큰 피해를 보았지만, 장기화에 따라 답답해진 사람들은 국내 여행지를 찾기 시작했다. 실제 2021년 11월 8일을 기준으로 제주도 누적 관광객이 올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 12월 17일에 세웠던 기록보다 한 달 이상을 앞선 것이다(양영전, 2021). 제주도뿐만 아니라 11월 위드코로나 시행 이후에는 전국의 여행 산업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여행 형태도 변화했다. 박근화(2020)의 설문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물어본 국내 여행 방법으로 ‘사람이 적은 지역 위주로 선택하여 여행했다’고 언급한 항목이 1ㆍ2차 조사에서 각각 58.4%, 66.5%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코로나19 유행 지속 시 안전하게 여행하는 방법으로 ‘사람이 적은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여행해야 한다’는 항목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추가로 정대영(2020)의 연구에서 나온 경기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연 및 품경감상이 전체 10개 항목 중 70.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 이후 여행 행태가 사람이 적은 지역에서 자연환경을 느끼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대영(2020)의 연구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우려로 도시 내에서 대중교통, 공유 차량 이용 대신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건강한 여가를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위와 같은 여행 행태의 변화와 함께 자전거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트렌드다.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인 5월에 영국 정부는 자전거 출퇴근 장려 등에 활용할 2억 5000만 파운드의 기금을 발표한 데 이어 프랑스는 이륜차 이동 촉진을 위한 임시 자전거 레인 설치 등에 2000만 유로를 투입했다. 이러한 흐름에 반응하며 실제 자전거에 대한 수요도 증가 네덜란드 브랜드인 밤무프의 전동 자전거 판매 대수가 팬데믹 이후 2020년 2월 말부터 3월 중순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약 48% 증가했다(곽용석, 2020). 한국 역시 전술했듯이 올해 자전거 시장은 제2의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에 대한 역설로 자전거 시장이 무한한 가능성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관광 산업에 접목시키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지 연구해본다.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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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구세주, 김민정, 김태승, 김희경, 설재훈, 성낙문, 송기한, 신희철, 심재익, 안근원, 안정화, 이재민, 이주연, 최연혜, 최진석, 한상용 (2012). 교통경제학의 관점에서 본 교통문제 분석. 한국교통연구원 수시연구보고서,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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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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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6월 3일 조선일보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naver.com)

조선일보(1976). 주차장으로 변한 ‘자전거 전용로’. 조선일보, 1976년 3월 25일, 6면

1976년 3월 25일 조선일보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naver.com)

조철환(1995). 험악한 서울교통/경찰도 “자전거타기 무섭다”.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199503060072866639

중앙일보(2014). 대한민국 자동차의 역사.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16590121#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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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10.22,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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