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류은규, 강현석과 같은 선수들이 라크로스 경기뿐만 아니라 JTBC 축구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서도 활약을 하며 국내 라크로스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스포츠미디어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에서는 빛나게 활약하고 있는 한국 라크로스 선수들을 알리는 기사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의 여덟 번째 인터뷰 대상 선수는 유은진 선수이다.

 

(아래 인터뷰는 2024년 7월 15일에 진행됐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지난 시즌(2023-24시즌)도, 이번 시즌(2024-25시즌)도 라크로스를 향한 뛰어난 열정으로 달려나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실 수 있나요?

“성장하는 한 해”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 오키나와 오픈을 준비하면서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아요. 작년의 저는 지금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마른 편이었는데 웨이트를 시작하면서 몸도 커지고, 해외 라크로스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라크로스 실력도, 멘탈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Q. 라크로스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그리고 어쩌다가 시작하게 됐나요?

라크로스는 2022년 3월에 샤락(서울대학교 여자라크로스팀)에 들어가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에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동아리 활동을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동기와 함께 운동 동아리를 찾아보다가, 스틱을 들고 공을 던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샤락에 같이 들어가게 되었어요. 물론 지금은 같이 들어간 동기는 바로 그만두고 저만 남았지만, 라크로스를 시작한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Q. 샤락(서울대학교)에서 주장을 하셨었다고 들었어요. 주장을 하시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 그리고 힘들었던 순간 한 가지씩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2022년 하반기에 샤락 주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임기의 끝 무렵인 2023 인도어리그에서 2승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실 제가 라크로스를 시작하고 샤락으로 나간 모든 라크로스 대회에서 전패를 해서, 주장을 하는 동안의 제 목표는 ‘1승을 거두는 것’이 되었습니다. 2023 인도어리그는 겨울방학 중이라 연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시간되는 부원들과 함께 오전/저녁으로 매일 만나고 연습하면서 라크로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2승을 하게 되어 이때가 주장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딱히 없고, 주장을 하는 동안 늘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라크로스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때이기도 하고, 저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주장이라는 역할을 맡은 것 같다는 생각에 훈련을 진행하거나 각종 행사를 기획할 때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Q. ‘신인상 컬렉터’라는 소문을 들었어요! 개인상을 많이 받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개인상은 받을 때마다 느낌이 색다를 거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인상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인상은 첫 개인상인 2023년 썸머리그(Summer League, 가장 큰 규모의 라크로스 리그) 때 받은 신인상입니다. 이날 경기를 하면서 실수도 많이 했고, 많은 골을 기록한 것도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앞으로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라는 의미로 주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라크로스를 하시면서 많은 대회를 출전하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24 오키나와 오픈 마지막 경기였던 ‘Kansai Youth’와의 경기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전 경기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게 마지막이라면 조금 후회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후에 치러진 ‘Kansai Youth’와의 경기에서 팀원들과 함께 연습해왔던 것들, 하고 싶던 것들 모두 하고 온 것 같아 경기 후에 상당히 후련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물론 경기 결과도 마음에 들고요. 이 경기는 넉 달이 지난 지금도 영상을 가끔 돌려볼 정도로 기억에 남는 경기입니다.

Q. 굉장히 빠른 스피드와 강한 수비 능력으로 매 경기마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이러한 스킬들을 갖게 된 본인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어릴 때 단거리 육상 선수를 해서 빠른 스피드에는 처음부터 자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라크로스는 빠른 스피드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속도를 때에 따라 조절하고, 방향 전환 또한 잘할 수 있어야 해서 평소에 관련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고, 적용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디펜스 포지션에서 수비는 오키나와 오픈을 준비하면서 처음 배우게 되었는데, 마찬가지로 관련된 해외 경기 클립을 정말 많이 찾아보고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것을 바탕으로 같은 팀원들과 주에 3-5회는 만나 수비 연습을 한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같이 연습한 팀원들, 코치님들께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Q. 라크로스에 대한 큰 열정을 가진 선수로 알고 있어요. 국내 리그를 너머 국제 대회인 오키나와 오픈까지 도전했어요. 도전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22년에 주변 선수들이 2023 오키나와 오픈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언젠가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어요. 이후 2023년 여름에 KNSL 경기에서 상대로 만나게 된 서울 진도스 팀 (최)주현언니가 서클에서 함께 서있었는데 그때 ‘혹시 내년(2024) 오키나와 오픈에 같이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셔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오키나와 오픈이 열리면, 또 참가하고 싶습니다.

Q. 이번 시즌 꼭 세우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상반기에는 졸업과 일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전만큼 라크로스를 많이 할 수 없었어서, 이번 하반기 시즌의 목표는 ‘아무리 바빠도 라크로스를 놓지 않기’입니다. 거창한 목표는 아니지만 주변 선수들도 그렇고 저도 느끼는 부분이 라크로스는 정말 ‘스틱을 많이 잡아야 실력이 느는’ 스포츠라는 것인데요, 그래서 바쁘더라도 할 수 있는 한 라크로스를 놓지 않고 많이 해서 지난 시즌보다는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Q. 롤모델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라크로스 관련 인물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라크로스를 생각했을 때 제 롤모델은 김수영 선수입니다. 개인적으로 친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그걸 떠나서 라크로스에 대한 열정과 재능, 노력 세 가지를 모두 갖추었다고 생각해요. 매번 훈련이나 경기에서 볼 때 마다 놀라울 정도로 성장해 있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같이 하다 보면 ‘아 나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함께하고 싶은 선수,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느껴집니다.

Q. 졸업 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이제 대학교 4학년이다 보니 주변에서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듣는데, 그때마다 저는 모르겠다고 답한 것 같습니다. 근데 정말 저도 제가 졸업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사교육 관련 일과 아동가족학, 수리과학, 계산과학 총 3전공을 병행하고 있기도 하고, 최근에는 스포츠 관련된 산업에 종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이것저것 공부해보고 있습니다. 아마 졸업 후에 제가 무엇이 되어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공부를 계속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드네요.

Q. 라크로스 동료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80살까지 라크로스 같이 해요’입니다. 라크로스를 하면서 언니들, 친구들과 농담으로 ‘80까지 같이 라크하자’는 말을 종종 하곤 했었는데요, 저는 그때마다 농담이 아닌 진심이었어요(웃음). 라크로스를 하면서 다들 이런저런 부상이 많은데, 80살까지 라크로스를 하려면 잘 뛰어다닐 수 있어야 하니까 그때까지 다들 다치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4.07.26. 사진 = 유은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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