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다시 한 줄의 전설을 새겼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7차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연장 11회 접전 끝에 5-4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에 MLB 2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기록됐다.

경기의 시작은 홈 팀 토론토의 기세가 매서웠다.
3회말, 토론토의 간판타자 보 비솃이 다저스 선발 오타니 쇼헤이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35m짜리 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토론토가 3-0으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특유의 끈질긴 승부 근성을 보여줬다.
4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고, 6회 토미 에드먼의 희생타로 2-3까지 따라붙었다.
토론토는 6회말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타로 다시 4-2로 달아났지만, 8회 다저스의 맥스 먼시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운명의 9회, 다저스는 기적 같은 한 방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9번 타자 미겔 로하스가 토론토 마무리 제프 호프먼의 97마일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날렸다. 스코어는 4-4, 경기장은 순식간에 혼돈의 도가니가 됐다.
토론토는 곧바로 9회말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지만, 다저스의 ‘비밀 병기’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마운드에 올라 타자를 병살로 처리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6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다저스를 살려낸 야마모토는 불과 하루 만에 다시 등판해 기적 같은 역투를 펼쳤다.
그는 9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해 2와 3분의 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1회말에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알레한드로 커크를 유격수 땅볼 병살로 유도해 경기를 끝냈다.
무키 베츠가 직접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송구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완성하자, 야마모토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포효했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2, 6, 7차전에 등판해 홀로 3승(평균자책점 0.86)을 기록, 단연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한 시즌 동안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시리즈를 지배한 일본인 투수의 활약은 MLB 역사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연장 11회초, 두 팀의 팽팽한 균형은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의 방망이에서 무너졌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토론토 구원 셰인 비버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친 스미스의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결승 솔로포. 그 한 방이 다저스의 2년 연속 우승을 결정지었다.
경기 종료 직후, 스미스는 야마모토에게 달려와 등을 부둥켜안으며 포효했고, 벤치에서 뛰쳐나온 동료들이 마운드 위에서 샴페인을 뿌리며 ‘왕좌의 수성’을 자축했다.
다저스의 또 하나의 뉴스는 한국 야구팬에게 특별했다.
KBO 출신 내야수 김혜성이 연장 11회말 2루 대수비로 투입돼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이로써 그는 김병현(2001년 애리조나, 2004년 보스턴)에 이어 21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비록 출장 시간은 짧았지만, ‘챔피언 팀의 일원’으로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9회에, 그리고 11회에 보여준 집중력은 다저스의 정신 그 자체였다”며 “이 팀은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어제 던진 피로가 있었지만, 팀이 날 믿어줬다. 마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싶었다”며 웃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건 다저스의 야구이자,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에 이어 2025년까지, 다저스는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MLB의 새 왕조를 예고했다.
강력한 선발진,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중심 타선, 그리고 야마모토의 등장은 ‘완성형 팀’의 청사진을 그렸다.
25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2연패 구단, LA 다저스는 이제 ‘디펜딩 챔피언’의 이름을 넘어 ‘지배자(Dynasty)’로 불리기 시작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5.11.03, 사진제공 = LA 다저스 공식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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