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였던 박병호가 결국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긴 시간 한국 야구의 중심에서 활약해온 그는 친정팀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서며 선수로서의 마지막 순간을 완성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의 은퇴식을 마련했다. ‘영웅’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무대였다. 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물론, 양 팀 선수단까지 한마음으로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의식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2005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트레이드를 계기로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성장했다. 이후 메이저리그 도전과 복귀, 그리고 여러 팀을 거치며 쌓아온 발자취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뚜렷하게 남아 있다.
특히 여섯 차례 홈런왕에 오르고, 두 번의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는 등 ‘거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400홈런을 훌쩍 넘긴 기록은 그의 꾸준함과 파괴력을 동시에 증명한다.
은퇴식은 시종일관 감동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과거 동료들과 지도자들이 영상 메시지로 축하를 전했고, 구단 역시 감사패와 기념품을 전달하며 그의 공헌을 기렸다. 관중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박수가 이어졌고, 곳곳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이크를 잡은 박병호는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어린 시절 꿈꾸던 프로선수의 길, 그리고 수많은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 듯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짧지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삼성과, 전성기를 함께한 키움 팬들에게 따로 고마움을 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은퇴식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출전’이었다. 특별 엔트리를 통해 4번 타자 1루수로 이름을 올린 그는 오랜만에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다. 1루 수비 위치에 선 뒤 잠시 멈춰 관중석을 바라보며 모자를 벗어 인사했고, 팬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자체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길목에서는 과거 동료였던 서건창이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뜨겁게 포옹하며 긴 시간을 함께했던 기억을 나눴고, 그 장면은 이날의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박병호는 이제 지도자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 현역 시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 양성에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그는 “앞으로는 좋은 선수를 키우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화려했던 홈런 아치 뒤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함께했던 팬들의 박수 속에서, ‘국민 거포’의 시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6.04.30, 사진제공 = 키움 히어로즈 공식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