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LOL) 리그에서 SKT T1의 위상은 다른 팀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SKT T1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LOL 역사상 최고의 플레이어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보유한 팀으로서 2013년 팀 창단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리그(LCK) 최다 우승(6회)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최다 우승(3회)을 시작하여 LCK 전승 우승, 최다 연속 우승(3연속)과 최다 연승(19연승) 등 LOL 대회 역사의 모든 기록을 독차지하는 팀이다.

이런 SKT T1은 이번 2018시즌 몰락의 길을 겪었다. 2018년의 첫 번째 대회인 스프링 시즌에는 1라운드 9위까지 추락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와일드카드전에 진출했지만,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바로 다음 대회인 서머 시즌 역시 이런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실패했으며, 결국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했다.

SKT T1의 몰락 징조는 2017 서머 시즌에서부터 드러났다. 바로 전 시즌인 스프링 시즌을 우승한 모습은 없어지고 정규시즌 내내 고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하여 결승전까지 진출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LOL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였다.

그리고 2017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그동안 보여주던 압도적인 모습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물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경기를 뒤집으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지만,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에게 3:0으로 완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SKT T1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외부 영입과 새로운 신인 발굴을 통한 리빌딩과 기존의 전력을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SKT T1은 기존의 전력을 유지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이는 SKT T1에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

2017 LOL KeSPA CUP에서 2017 LCK 서머시즌 준우승의 자격으로 8강에 진출한 SKT T1은 비록 2부리그 챌린저스 팀이지만 LCK 팀을 이기고 올라온 Griffin에게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2, 3세트에서 상대의 전략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팬들은 SKT T1의 경기력을 우려하였다. 그리고 4강에서 롱주 게이밍에게 모든 부분에서 압도당하며 3:0 셧아웃 패하며 탈락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았고, 2018시즌 내내 부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2014시즌 이후 처음으로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했다.

SKT T1의 몰락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메타 적응 실패를 지적할 수 있다. SKT T1이 우승을 차지한 스프링 시즌의 경우 팀원 모두가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탑 라인에서 ‘후니’ 허승훈이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었고 정글러인 ‘피넛’ 한왕호는 라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페이커’ 이상혁의 성장을 돕고 이상혁은 바텀라인에 개입하며 ‘뱅’ 배준식의 성장을 도왔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성장을 마친 상황에서 ‘후니’ 허승훈과 ‘울프’ 배재완이 5:5 한타를 열어 승리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서머 시즌으로 오면서 탑 라인에서 방패보다는 창의 역할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주로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했던 SKT T1의 탑라인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정글러의 역할이 라인 개입과 같은 변수 창출보다는 변수를 차단하는데 무게를 두면서 ‘피넛’ 한왕호의 장점이었던 변수 창출 능력이 차단되기 시작했다.

이는 SKT T1이 가져갔던 성장을 바탕으로 5:5 한타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이 실패하게 했고, 서머 시즌 내내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기적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롱주 게이밍은 철저하게 SKT T1의 전략을 봉쇄하였고, 결국 SKT T1은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KeSPA 컵에서도 이어졌으며 2018시즌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했다.

사실 SKT T1의 코치진은 메타의 변화를 인지하였다. 그리고 이것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가끔 보여주고는 했다. 하지만 이는 한순간이었고, 과거로 돌아가버렸고,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SKT T1의 몰락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메타 적응의 문제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함과 연결할 수 있다. 이것에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코닥(KODAK)이다.

코닥의 몰락으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는 필름 카메라에 집착했다는 것이다. 코닥은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선도 기업이었다. 1975년 코닥의 연구원이었던 스티브 사손은 지금의 디지털카메라와 유사한 기계를 만들었다. 사진 한 장을 기록하는 데 23초밖에 걸리지 않는 매우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문제는 코닥의 상부 반응이 냉담했다. 당시 코닥이 필름 카메라를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필름을 이용하지 않는 디지털카메라 기술은 회사의 존재를 부정하는 기술이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1981년 패착을 두고 말았다. 당시 소니가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했는데 코닥은 디지털카메라의 영향력에 대해 낮게 평가하였다. 당시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필름 관련 사업의 이윤이 60%이지만 디지털 관련 사업은 1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 필름 카메라 분야의 1위 기업이었던 코닥은 더 많은 이윤을 제공하는 필름 카메라를 선택하고 말았고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 된 1994년에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디지털 카메라 분야의 선도기업이 된 캐논과 니콘을 상대하기에는 부족하였고 결국 코닥은 몰락하고 말았다.

SKT T1과 코닥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였고,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SKT T1이 메타 적응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지금과 같은 몰락은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닥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과거 필름 카메라 시장에서 가졌던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SKT T1과 코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주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한다.

현계원 기자

hyungw0422@siri.or.kr

[2018-09-27, Photo = Riot Games, Google Image Research(Non-licensed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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