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스포츠는 종목을 불문하고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스포츠계가 최근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프로농구(NBA)가 선수 유니폼에 상업 광고를 도입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대부분의 종목이 산업화로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지만, 선수들의 유니폼만큼은 ‘광고판’이 되지 않게 지켜왔다. 관중들이 선수들의 몸에 붙은 광고를 접하는 것에 적극적이지 않은데다, 구단 역시 광고 수입보다 팀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훨씬 더 이익이라 판단해왔다. 이들의 생각에는 스포츠 고유의 자존심과 품위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명분도 내재돼있었다.

그런데 NBA 사무국은 지난 4월에 열린 구단주 총회에서 2017-2018 시즌부터 선수 유니폼 상업광고 부착을 허용하고 앞으로 3년간 이를 시범 운영한 뒤 최종 도입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정규 리그 경기에 나서는 팀 선수의 유니폼 상단에는 가로와 세로 2.5인치크기의 광고를 부착되며 모든 광고 판매는 각 구단에 책임이 있고, 판매수익은 구단과 사무국이 반반씩 나눠 갖게 된다.

총회 뒤 NBA 사무국은 유니폼 광고로 연간 1억∼1억5000만 달러의 수입을 얻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더불어 NBA 커미셔너 아담실버는 유니폼 광고 도입으로 NBA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기업이나 광고주의 적극적인 구단 운영 참여를 독려할 수 있음과 동시에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해 NBA 경기력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언론들은 달랐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NBA 구단주들을 “돈에만 눈이 먼 맹목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제 농구를 보며 스티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슛동작이 아니라 유니폼에 박힌 광고에 더 집중해야 하느냐”거나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머리띠에서 광고 문구를 봐야 하나”는 등 비난 일색이었다.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들은 유니폼 광고가 결코 스포츠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유니폼 광고는 관중들의 경기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구단 고유의 이미지를 없앤다는 것이다. 때문에 NBA를 제외한 메이저리그(MLB)와 미식축구(NFL), 아이스하키(NHL) 등은 선수 유니폼과 용품 부착물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NBA의 입장에 전적으로 반대하며 “NBA 유니폼 광고는 팬들의 구단에 대한 충성도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NBA 브랜드의 로열티마저 파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들의 결정에 “구단주들이 스스로를 파괴하는 가장 대담한 결정”이라고 혹평했다.
[사진 = Derrick Rose ⓒ wikipedia]
강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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