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 해 프로스포츠를 포함해서 한국 스포츠에는 윤리적으로 잘못된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올 시즌 K리그 Classic 준우승 팀인 전북 현대는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서 큰 곤욕을 겪었다. 전북 현대의 스카우트가 2013시즌, 3경기 시작 전에 미리 심판을 매수하였고, 이것이 3년이 지난 올해 밝혀졌다. 전북 현대는 시즌 도중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 원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결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무패 우승을 노리던 전북 현대는 징계의 여파 때문에 FC 서울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또한,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다 세기도 힘들 정도의 사건들이 발생하였다. 매년마다 발생하는 음주운전 사건을 포함해서, 올 시즌 다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았던, 승부조작이라는 사건이 NC 이태양, 한화 유창식, 넥센 문우람 등을 통해 다시 발생하였다. 그 외에도 몇몇 젊은 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행위, 여대생을 보고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 행위와 같은 사건이 있었고, 그 동안 프로야구의 사건 가고가 선수 개개인의 문제로 발생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팀 차원에서 선수 개개인의 문제를 은폐하려고 했던 시도까지 밝혀져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의 영도 영웅 중의 한 명인 사재혁 선수는 자신의 후배를 폭행하여, 역도협회에서 영구 제명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를 비롯해서 여러 폭행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최순실 게이트’에도 정유라, 장시호와 연루된 문제가 발생하였다. 여러 스포츠계에 있어서 비리가 밝혀지는 등 한국 스포츠는 윤리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처럼 많은 선수 혹은 스포츠 관련 단체나 팀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많은 학자나 스포츠 팬은 스포츠 윤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박성주(2014)의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윤리란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람들, 즉 선수나 코치 감독 등의 참여자들이 행동하는 데에 요구되는 행동원리, 도덕적 표준, 도덕적 특성에 관한 탐구라고 하였다. 이와 덧붙여서 스포츠 윤리에 대한 관심 고조로 도핑, 스포츠맨십, 성차별, 승부조작, 페어플레이 등 스포츠 윤리와 관련한 연구가 한국체육철학 학술지에 수 차례 기재 되는 등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체육계가 스포츠 윤리 확립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스포츠에서는 스포츠 윤리에 대해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윤리가 이렇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 있어 승리라는 것은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가치 있게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심판 매수나, 승부 조작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승리라는 스포츠의 가장 큰 가치를 훼손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 선수들은 공인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프로스포츠 선수나,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폭행이나, 음주운전, 음란 행위와 같은 행동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그 선수들을 동경하고 목표로 삼고 있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잘못된 생각과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

그리고 학생 선수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이 심어지게 되면, 이런 사건들이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즉 앞서 윤리적으로 어긋난 사건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바로 스포츠라는 집단 안에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조화롭게 생활하기 위한 특정 관습과 질서를 어겼다는 점이다. 특히 승부 조작이나 금지약물과 관련한 문제는 실력대로 승부를 결정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서 높은 확률로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에 점차 확산이 될 것이고, 결국, 이러한 윤리적으로 어긋난 행동들이 지배적인 전략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어느 집단의 구성원이 무조건 협조 전략을 택하고 있을 때, 그 집단에 한 명이라도 이기적인 배신자가 생기면 배신 전략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되는 경우와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선수들이나, 감독 코치, 팀에서 발생하는 비윤리적인 문제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비윤리적인 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선수들에게 징계를 내리고,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윤리적인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문제시되지 않는 영역이 한 군데 있다. 바로 ‘팬’의 영역이다.

필자는 지난 9월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관람하였는데, 도중 경기장 안전 요원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여기서 일하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어떤 것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경기장 안전 요원은 “팬들이 안 되는 것을 계속하겠다고 하시니까 여기(외야석과 내야석을 구분 지은 경계) 넘어가는 것도 불가능한데, 넘어가겠다고 하시는 분들 너무 많아서 그런 것들이 좀 개선 되었으면 좋겠고, 야구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써 팬 분들이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 지게 되면 많이 과격해져서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좀 어려움이 있다. 팬들의 관람 문화가 개선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그날 야구장을 찾은 다른 관중과도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이 관중 역시 야구 관람에 있어서 가장 불만인 요소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외야석에 앉아서 관람을 할 때면, 늦게 도착하는 팬들이 외야석 맨 앞쪽 펜스에 딱 붙어서 관람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경우에는 뒤에 앉은 사람들의 시야를 가리고 그 사람들 때문에,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문제점이 생긴다. 그리고 특정 팬의 경우 경기장 내에서 술을 마시고 분위기가 고조되어서 욕을 주고 받고 싸우는 사람 역시 볼 수 있었다. 나는 가족이랑 경기장을 찾은 경우인데, 같이 온 우리 아이가 잘못된 것을 배울까 하는 걱정이 들었고, 괜히 옆에 있는 우리까지 기분이 상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처럼 야구장이 되었든, 축구장이 되었든 스포츠 경기가 펼쳐지는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몇몇 팬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는 대부분의 스포츠 팬이 느꼈을 것이다. 술에 만취해서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경기장 내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여러 가지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서 모든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기장 안에 있는 팬이 하는 잘못된 행동은 선수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보다 크게 화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순 퇴장 조치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은 잘못되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우선 다른 팬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퇴장으로만 사건이 일단락 된다면, 그러한 잘못된 행동을 한 팬들이 다시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잘못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피해를 받은 팬들이 경기장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되고, 이 좋지 못한 기억은 그 팬들이 야구장을 다시 방문하는데 있어서 저해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가 계속되게 된다면,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야구의 관중은 다시 10년 전처럼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처럼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운동 선수들의 비윤리적인 행동과 똑같이 잘못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조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한국 스포츠의 현실이다.

한국 스포츠가 조금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포함한 이해 관계자들이 윤리적 의식이나, 그에 부합하는 행동도 중요하지만, 팬들의 윤리 의식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 스포츠는 전자와 후자 모두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필자는 팬들의 윤리의식이 더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선수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여러 방법을 통해서 줄여나가고 있고, 선수들보다 팬들의 수가 더 많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사건이 더 높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서 스포츠 팬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을 통해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열정이라는 단어로 미화되고 있는 팬들의 비 신사적인 행동

야구장, 축구장을 비롯한 수많은 스포츠 경기장 안에서 한국 스포츠 팬들의 윤리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은 팬들의 스포츠를 향한 ‘열정’으로 미화되고 있다. 가장 큰 사례로는 잘못된 열정에서부터 비롯된, 팬들의 오물 투척 및 선수들을 향한 욕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야구장이나 축구장에서 관중들이 오물을 투척하는 것을 빈번하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 4월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관중의 오물 투척 사건이 일어났다. NC가 5-1로 앞서고 있던 7회 초 2사 1,2 루에서 NC 투수의 3구째를 기다리고 있던 정근우의 근처에 갑자기 맥주 페트병이 떨어졌다. 이로 인해서 투수와 타자 모두 당황하였고, 경기는 2분가량 중단 되었다가 재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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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뿐만이 아니다. 지난 10월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의 FA컵 4강전의 경우, 울산은 1-0으로 이기고 있었지만, 후반 막판 동점 골과 역전 골을 연거푸 내주었고, 경기 종료 직전 3번째 실점까지 하였다. 3번째 실점 직후, 울산 서포터즈들은 물병과 같은 것들을 경기장 안으로 던지기 시작했고, 분을 이기지 못한 한 관중은 응원용 깃발을 던지며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관중들의 비 신사적인 행동은 국내 프로스포츠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명 리그에서까지 발생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의 시작이었던 볼티모어와 토론토의 경기에서 김현수 선수의 수비 과정에서 오물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김현수 선수가 공을 잡기 직전 김현수 선수의 오른쪽에 무언가가 날아갔고, 김현수 선수는 살짝 당황했지만, 무사히 수비를 하였다. 김현수 선수 오른쪽으로 날아간 무언가는 맥주 캔이었고, 이에 김현수와 팀 동료인 애덤 존스가 관중석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듯 항의를 표시했다. 분명히 수비를 방해하기 위한 오물 투척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팬들이 경기장 내에 오물을 투척하는 행위는 종목과 리그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장 내 오물 투척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경기를 방해하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오물이 경기장 내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선수들을 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선수들에게 아주 위험하다는 것이다. 김명석(2016)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울산 팬들의 오물 투척의 문제점은 수원 선수들을 겨냥한 듯한 투척이었다는 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수원의 한 선수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물병을 트래핑을 해서 걷어 냈을 정도로 물병은 선수들을 향해 던져졌다고 한다.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향해서 물건을 던지는 행위는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왜냐하면, 물병이나 맥주 캔, 페트병과 같은 물건들은 그냥 들었을 때는 가벼워 보이지만 이것이 관중석과 같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게 되면, 선수들의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물건이 얼마나 큰 충격을 주는지, KBS 예능 프로그램인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실험을 한 결과는 아주 충격적이었다.

위기탈출 넘버원 205

무게 1kg의 물풍선을 3m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지면과 부딪히는 힘을 측정한 결과, 그 충격은 무려 130Kg이었다. 이는 원래 무게의 130배 많은 수치였다. 또 550g의 우유 팩이 지면과 부딪혔을 경우 나타나는 충격력은 65kg이었다. 이 역시 원래 무게의 약 120배 많은 수치였다. 약 50g인 정말 가벼운 달걀의 경우에도 3m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약 10kg의 충격력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원래 무게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물건이 추락하면서, 가속도를 받고,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중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원래 무게의 100배 이상의 충격을 내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맞았을 경우 생명에 지장을 정도의 충격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실험은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물건의 경우를 생각해서 한 실험이지만, 야구장이나 축구 경기장 같은 관중석이 있는 경기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관중석이 경기장 보다 높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관중들이 높은 위치에서 선수들을 향해 맥주 캔이나 물병과 같은 것들을 던지고, 그것들이 선수들의 머리나 다른 신체 부위에 맞았을 경우, 선수들은 선수 생명을 위협 받을 수 있는 부상은 기본이고, 이로 인해서 사망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오물 투척 사건은 아주 오래 전부터 계속 되어왔기 때문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악성 댓글로 인한 사건 사고가 잦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은 악플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경우가 아주 많고,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서 자살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스포츠 스타와 일반인도 이 악성 댓글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국거박’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국거박은 ‘국민 거품 박병호’를 줄인 말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이용자의 닉네임이다. 기존의 박병호의 별명인 ‘국민 거포 박병호’를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이 국거박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사람은 현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의 박병호 선수에게만 욕을 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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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쓰는 박병호 선수에 대한 욕은 “야구는 못해도 기자 앞에서 언플은 잘하네 이게 뭐라고 엠스플에서는 생중계까지 하냐? 핵노잼 전파낭비인데 그리고 목동 스윙 메이저에서는 택도 없다.”, “박병호 후반기 하기전에 삼진 100개.. 표정 봐 ㅋㅋㅋㅋㅋㅋ 올 여름 무더위는 박풍기 헛스윙이 있어서 끄떡없다.” 등 박병호 선수의 실력을 비난하는 글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거박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박병호의 모든 기사에 빠르게 댓글을 달았고, 그 댓글의 내용은 실력과 인성을 비난하는 글의 일색이었다. 이에 지난 1월 박병호와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 구단에서는 국거박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악플 때문에 박병호 선수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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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를 향한 네티즌의 악성 댓글은 올림픽에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사례가 펜싱의 최인정과, 여자 배구의 박정아였다. 이 두 명의 선수들은 각각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8강과 여자배구 8강전에서 가장 실수를 많이 한 선수들이었다. 최인정의 경우, 한국이 크게 앞서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실점을 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였고, 박정아의 경우,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리시브 실수를 많이 하면서 점수를 많이 내줘, 역시 한국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이 두 선수를 향해서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국가 대표가 맞느냐, 대체 어떻게 국가대표가 되었냐, 한국으로 돌아오지 마라, 너 때문에 졌다, 팀원들에게 미안한 줄 알아라, 토토에 전 재산을 걸었냐는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악성 댓글이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 창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최인정과 박정아 두 선수의 개인 SNS 페이지에서 까지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정아 선수는 아시아경제(2016)와의 인터뷰에서 “금방 털어내려고 했는데, 지금도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아요. 원래 경기가 끝나면 영상을 보면서 문제점을 확인하는데 올림픽은 아직까지 볼 엄두가 나지 않네요. 못해서 비판하는 건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지만 내가 망쳤다는 자책감이 들어서요.”라고 말하며, 올림픽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직까지 있다고 말 하였다.

이렇게 스포츠 스타를 향해서 악성 댓글을 작성하는 행위는 선수들에게 엄청난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이다. 물론 승리를 바라고 경기를 지켜보았던 팬의 입장에서 패배의 원인이 된 선수에게 아쉬운 마음에 화가 났을 수도 있고, 그런 화풀이를 하고 싶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특정 선수를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은, 선수들의 심리 상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국동 외 2명(2010)의 테니스 우수, 비우수 선수의 심리요인 분석에 따르면, 우수 선수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고, 경쟁 전과 경쟁 중에도 불안해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즉 우수한 선수는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운동 선수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이나, 주어진 역할을 잘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긴장된 상황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심리 상태를 잘 유지할 것이다. 또한, 김관규, 안현숙(2008)의 연구에 따르면 우수 스피드, 쇼트트랙 스케이팅 선수들의 스트레스 요인을 탐색한 결과, 이들의 스트레스 요인은 크게 경기 결과에 대한 불안감, 경기 기대에 대한 부담감인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하였다.

심리적인 요인은 선수의 경우만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지속적인 악성 댓글로 인해서, 선수들은 자신감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사람들의 눈치를 자꾸만 보게 되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될 것이고, 이렇게 불안한 심리 상태는 실력이 좋았던 선수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어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실력발휘를 못 하게 될 것이고, 미래가 유망했던 선수들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잘못된 응원 방식 역시 팬들의 비윤리적인 태도의 하나이다.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특정 팬들이 본인이 응원하는 팀이 아닌 상대편 선수들을 비난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경기장에서 상대편 선수들을 비난하는 말을 들어보았을 때는 ‘저렇게 까지 상대 선수를 깎아 내려가면서 응원을 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안정환은 수원 삼성과 FC 서울과의 2군 경기에서 FC 서울 여성 팬에게 자신의 욕과 함께 아내, 가족을 모욕하는 말을 들은 후 관중석으로 올라가 FC 서울 여성 팬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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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팀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응원과 달리 상대 팀 선수나, 감독을 폄하하면서 하는 응원은 거의 대부분의 스포츠에 퍼져 있다. 야구의 경우,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거나, 거친 플레이를 하게 되면, 관중석에서는 야유와 욕설이 흘러나온다. 프로축구 역시 골대 뒤쪽에 자리를 잡은 서포터즈들이 상대팀 선수가 공격을 하러 오거나, 상대팀 골키퍼가 있으면, 온갖 비난을 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같은 대회에서도 자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하기 위해서, 더 시끄럽게 한다거나, 집중력이 필요한 사격, 양궁과 같은 종목에서는 다른 나라의 선수들이 쏠 때 더 시끄럽게 하는 등 이러한 관중들의 비윤리적인 태도가 종목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팬을 절대적으로 여기는 한국의 스포츠 문화

이처럼 한국 스포츠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이유는 팬을 절대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한국 스포츠 문화에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팬들이 오물을 투척하거나, 악성 댓글을 달고, 경기장 내에서 욕설까지 하는 등 팬이 잘못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리고 팬 과 기자 등 많은 사람들은 야구의 벤치 클리어링과 같이 그라운드 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을 경우, 무조건 비난을 하고, 팬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한다. 그리고 ‘국거박’과 같이 선수가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그리고 프로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팬 때문이라고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

안준철(2016)의 기사에 따르면, 최근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투수 운용의 어려움을 겪자 시즌 144경기는 많다고 한 것을 두고,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한 관계자는 결국, 팬이 있어야 프로야구도 존재하는 것 아닌가. 단순히 팀 마운드 운용이 어렵다고, 경기 수가 많다는 불평불만은 현장의 성적 이기주의이자, 팬들을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김기중(2016)은 골프선수 박성현이, 미국 진출 때문에 KLPGA 시즌 최종전 출전을 포기하였는데, 11월 15일 후원사(넵스)의 회장과의 약속된 라운딩에 모습을 드러내자 “골프 선수들에게 후원사의 존재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후원사가 있을 수 있는 것도 팬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팬이 없는 선수를 후원할 기업체는 없다. 팬들이 아닌 ‘회장님’을 선택한 국내 최고 선수의 국내 무대 마무리가 아쉽기만 하다.” 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현장 감독이 144경기가 많다고 투수 운용이 어렵다고 한 이유도, 박성현이 KLPGA 시즌 최종전 출전은 포기하고, 후원사 회장과의 라운딩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다 각자의 입장과 이유는 있다. 프로야구 현장 관계자들이 144경기를 많다고 한 것은 팬들에게 더 나은 경기를 보여주고,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를 보답하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한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박성현이 KLPGA 최종전 출전을 포기하고 ‘회장님’과의 약속을 지킨 것은 자신이 무명 선수일 때부터 후원해주고, 자신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게 도와준 후원사 회장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한 것이다. 절대로 팬들을 버렸다고 해석하면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선수들이나 현장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다 이유나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하지만 팬과 언론은 무조건 팬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못된 행동이라고 하고, 팬들을 무시한 행동이라고 비난한다. 이렇게 모든 선수들의 행동을 팬을 위해서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이 팬을 강조하는 것은 팬들의 잘못된 윤리의식을 키우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팬들의 잘못된 윤리의식이 커진다면,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더 증가할 것이다. 한국 스포츠가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팬들과 선수, 즉 팬과 현장의 공존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현재 한국 스포츠는 팬들이 더 중요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경향이 스포츠 팬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선수보다 더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착각과, 모든 선수들은 우리 팬들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착각을 일으켜, 선수들의 모든 행동에 대해서 팬의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런 사고 방식은 선수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고 방식이기 때문에, 선수들을 구속하는 경우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스포츠 팬들의 비윤리적 행동이 나타나는 두 번째 이유는 팬들의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대응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팬이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된 행동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한 NC 팬이나, 수원 삼성 선수들에게 물병과 응원 깃발을 집어 던졌던, 울산 현대 팬, 그리고 김현수에게 맥주 캔을 던진, 토론토의 팬 모두 징계를 받지 않았다. NC 팬은 즉각 퇴장 조치를 당한 후에,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NC 다이노스 구단 측에서 이러한 사건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울산 팬 사건의 경우 경기가 종료될 무렵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구단 관계자가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물병과 깃발을 손수 치우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김현수에게 물병을 던진 토론토 팬은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것을 밝혀졌고,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는 것만 밝혀 졌다.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이 경기장에 캔 맥주를 팔지 않겠다고 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토론토 팬의 대한 내용은, 그 경기 이후에 벌어진, 월드 시리즈에 완전히 묻혀버렸다.

스포츠 선수에게 악성 댓글 단 팬들에 대한 대처도 마찬가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박병호에게만 악성 댓글을 다는 것으로 유명한 네이버 이용자 ‘국거박’에 대해서 넥센 히어로즈 구단 측은 “박병호만 동의하면, 바로 고소 절차를 진행하겠다.” 라고 언급하였고, 박병호 역시 고민하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국거박’에 대한 고소 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국거박의 악성 댓글 역시 더 활발해 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리우 올림픽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악성 댓글의 피해를 받던 펜싱 최인정과, 배구 박정아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안정환과 FC 서울 여성팬의 신경전의 경우, 안정환에게만 1천만원의 벌금이 주어지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처럼 팬들이 문제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경기장에서 퇴장을 당하는 것으로만 끝난다. 그리고 팬이 잘못한 책임은 해당 구단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악성 댓글과 같은 경우에는 선수들이 공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자의 숙명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악성 댓글에 대한 조치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다. 그나마 손연재를 질투하여, 수십 차례 악성 댓글을 단 여대생에 대한 조치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렇게 아무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일 수 있다. 팬들에 행동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포츠 팬들의 비윤리적 행동을 유발하는 마지막 이유는 ‘인식’이다. 이렇게 정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야 말로 운동 선수들의 숙명이고,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강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것은 맞는 말이다. 야구의 이승엽, 박찬호 축구의 이동국, 박지성과 같은 한 종목의 전설과 같은 선수들의 공통점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신들을 향한 비난을 이겨냈다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악의 부진을 하며 국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던 이승엽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홈런을 치면서 자기 역할을 하였고, 메이저리그 선구자 박찬호 역시 동양 사람들의 대한 인종차별을 홀로 견뎌내면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또한, 이동국과 박지성 역시 각각 국가대표 때의 부진과, 유럽에서의 인종차별을 극복하고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었다. 이와 같이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큰 선수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박지성이나 박찬호 정도의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분야에 있는 것과 관계 없이,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성공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서 어느 한 분야의 최고가 된 사람들은 뛰어난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직장 상사, 선생님, 군대 선임, 부모님 혹은 주변 사람 몇 명에게 조차 싫은 소리 듣는 것도 힘들어하고, 그것을 견디지 못해서 직장을 그만 두거나, 학교를 옮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살을 하기도 한다.

운동 선수도 똑같은 사람이다. 단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뿐이다. 하지만 운동 선수들이 받아야 하는 비난, 특히 국가와 해당 종목 선수들을 대표해서 올림픽에 출전했던, 최인정과 박정아의 경우는 거의 모든 국민의 비난을 받아야만 했다. 모든 국민의 관심이 올림픽에 쏠렸고, 펜싱과 배구 모두 메달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던 종목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은 최인정과 박정아 선수였을 것이다. 그리고 패배의 아쉬움이 가장 클 사람도, 자신 때문에 졌다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을 사람도 그 두 선수였을 것이다. 게다가 최인정과 박정아는 각각 26세, 23세로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살면서 산전 수전을 다 겪고, 인생의 많은 경험을 했던 고 최진실은 40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악성 댓글과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였다. 그런데 20대의 여자 선수들에게 전 국민의 비난은 정말로 넘기 힘들었을 것이고,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적당한 비난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비난은 선수들로 하여금 다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운동 선수는 공인이기 때문에, 팬들이 하는 비난 정도는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인식은 운동 선수들에게 독이 될 뿐이고, 선수의 성장에 방해만 될 뿐이다.

스포츠 팬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해결방안

앞선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스포츠 팬의 윤리 의식이 생각보다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스포츠 팬의 비윤리적인 행동의 원인은 한국 스포츠 자체의 문제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스포츠가 승부조작, 금지약물, 불법 도박과 같은 스포츠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처럼 스포츠 팬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중의 옳지 못한 행위도 엄중 처벌하자

그 첫 번째로, 팬들의 여러 가지 사건 사고도, 선수와 같이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에 발간된 한국 프로야구 규약을 살펴보면, 상벌위원회의 규정에 대해서 나와 있다. 제 8조[심의사항]의 2번째에는 감독, 코치, 선수, 심판위원, 기록위원의 표창과 제재라고 나와 있다. 즉 감독, 코치, 선수, 심판 및 기록원에 대해서만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로축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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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상벌위원회 규정

2016년 발행된 K리그 상벌 규정 제9조 징계의 대상을 확인해보면, ‘각 클럽, 감독 등 코치진, 선수, 연맹 임직원, 각 클럽 운영 책임자 등 임원 및 임직원, 심판이 법령, 정관 및 규정(이하 ‘법령 등’이라고만 함)을 위반하거나, 연맹이나 대한 축구협회(이하 ‘협회’라고만 함), 감독관청의 정당한 명령을 위반하여 한국 프로추구의 위신을 손상케 한 경우, 연맹은 이를 징계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있다. 한국 최고의 스포츠 리그라고 할 수 있는 KBO리그와 K리그 클래식 모두 징계의 대상을 감독, 코치, 선수, 심판, 협회 및 구단 직원 정도로만 정하고 있다. 팬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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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야구장에서 팬들이 선수들에게 맥주 캔이나, 페트병과 같은 오물을 투척하고, 축구장에서는 응원 깃발이 선수들을 향해서 날아오고, 경기장 안에서 선수에게 직접 욕을 하고, 가족에 대한 욕을 하여도, 경기장에서 퇴장 조치만 당할 뿐, 별다른 징계가 없었던 이유다. 이제부터라도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서, 각 리그 규정에 팬들의 대한 징계내용을 다루고 팬들에게도 징계를 실시해야 한다.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팬들에게도 징계가 필요하다.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하는 관중에게는 잔여 시즌 프로야구 경기 입장을 금지시키거나, 민ㆍ형사상의 처벌을 내려야 하고, 특정 선수에게 악성 댓글을 작성하는 행위 역시, 사이버 수사대와의 협력을 통해서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약물에 대한 징계를 해도, 계속해서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선수가 나오고,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 수위가 강화되어도, 프로야구 선수들 중 몇 명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 되기도 하는 것처럼 팬들에게 징계를 한다고 해서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 한국 스포츠에서는 팬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팬들이 보다 편안하게 비윤리적인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팬들의 행동에 대해서 규정을 하고, 실제로 징계를 내린다면, 지금보다는 팬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질 것이고, 그로 인해서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용을 베푸는 것과, 징계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징계하지 못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상황이다. 또 한국 스포츠가 윤리적으로 높은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선수나 코치 감독에 대한 징계뿐만 아니라 팬들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경기장 에티켓 영상을 만들자

우리는 극장에 영화를 보려 가면, 영화를 보기 전에 꼭 보는 영상이 몇 가지 있다. 대개 광고와 극장 에티켓, 그리고 화재 발생시 대피에 관한 영상이다. 그 중 극장 에티켓에 대한 영상에 대해서 살펴보면, 사진 촬영 금지, 휴대폰 진동모드,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앞 좌석 발로 차지 않기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극장 에티켓에 관한 영상을 기업과 협력하여,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CGV의 예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금호타이어, 쁘티첼과 같은 기업과 손을 잡고 극장 예절 캠페인에 대한 내용을 보다 재미있게 만들어서 영화 시작 전에 상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캐논, 아이파크, 개봉 예정 영화사 와 같은 기업들이 극장 에티켓 영상을 통해서 광고를 하고 있다.

쁘띠첼 CF – 극장 에티켓

극장과 기업의 협력을 통해서 기업은 극장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광고를 할 수 있고, 극장은 일반적인 영상보다는 몰입도가 높은 영상을 통해서 보다 재미있고 알기 쉽게 극장 예절 에티켓을 관객들에게 알릴 수 있다. 프로스포츠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장에도 영화관의 경우처럼 관람문화 에티켓에 대한 영상을 도입해야 한다. 대개 스포츠의 경우 극장과는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관람을 하고, 보다 고조된 분위기에서 음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극장의 경우보다 더 많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테니스나 골프와 같은 특정 종목을 제외하면, 스포츠 관람에 있어서 특별한 관람 예절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관람에 대한 에티켓을 규정하고 그것을 영상으로 만들어, 경기 시작 직전에 사람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그때에 전광판을 통해서 상영을 한다면, 관중들이 자연스럽게 경기장 관람 예절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CGV의 경우처럼, 기업과 협력을 한다면, 프로 팀에 있어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이 제시 될 것이다. 기업은 광고효과가 큰 프로스포츠 경기에 광고를 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프로스포츠 팀의 경우, 전광판 속 관람예절 동영상에 대한 광고로 기업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관람 예절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1석 2조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협회 차원에서 캠페인을 진행하자

스포츠 팬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마지막 방법은 바로 종목별 협회나 대한 체육회 같은 스포츠 조직이 움직이는 것이다. 사실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대처는 종목별 협회가 했어야 하는 일이다. 프로야구나 프로 축구의 경우, KBO나 K리그 측에서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서 징계를 할 수 있게 상벌 규정에 팬들에 대한 조항을 만들었어야 했다. 또한, ‘국거박’에 대한 조치는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뿐만 아니라 KBO 측에서도 해야 했다. KBO가 표방하는 ‘클린 베이스볼’을 위해서는 선수나 팀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깨끗한 관람문화를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인정과 박정아의 경우는 펜싱 협회와, 배구협회가 사이버 수사대와 협력해서 악성 댓글을 쓴 사람들을 처벌했어야 했다.

하지만 두 개의 협회 모두 그러지 못했고, 최인정과 박정아 모두 협회의 소속된 선수였음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선수들은 홀로 이겨내야만 했다. 지금이라도 협회나 대한 체육회는 관중들의 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여야만 한다.

uefa%ec%9d%98-no-to-racism-%ec%ba%a0%ed%8e%98%ec%9d%b8UEFA의 No to Racism 캠페인

UEFA의 No to Racism 와 같은 캠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No to racism 캠페인은 UEFA(유럽 축구 연맹)에서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한 캠페인으로, 주로 UEFA 주관 대회인, UEFA 챔피언스 리그와, 유로파 리그를 통해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22명의 선수와 3명의 심판이 한 줄로 서서 국가를 부르거나 기념 촬영 및 선공 결정을 하는데, 그 시기에 선수들의 앞에 No to Racism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선수들 앞에 배치하여, TV 중계화면에도 잡힐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UEFA는 유럽의 축구팬들에게 인종차별은 옳지 않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고, 만약 인종 차별과 관련된 발언이나, 행동을 하다 적발 되었을 경우, 철저한 징계를 하고 있다.

물론 이 징계에 대한 대상에는 팬들의 행동도 포함하고 있다. UEFA의 No to Racism 캠페인을 통해서 유럽 축구 팬들의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고, 호날두, 메시와 같은 슈퍼스타도 적극 동참하고 있고, 각 국 축구 협회와 클럽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국의 스포츠 조직들도 이와 같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윤리 의식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 한다면, 지금보다 관중의 윤리 의식을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매 경기 전 관중의 윤리의식에 대한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하거나, 현수막을 걸어서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관중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고, 분기별로 작은 이벤트를 개최한다면, 관중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캠페인에 내용에 대해서 숙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각 종목별 협회나, 대한 체육회는 그 동안 팬들의 대한 징계나 제재를 할 경우 팬들이 떠나가 인기가 떨어질 것을 염려하여,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바로 이 부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국내 스포츠 팬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게끔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협회나 대한 체육회와 같은 스포츠 조직이 스포츠 팬의 올바른 관람 문화와, 올바른 인식에 위해서 움직일 차례다.

선수만 팬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팬도 선수를 위해야 한다

현재 스포츠 윤리는 선수, 코치 등 스포츠가 행해지는 현장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정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선수에 대한 윤리도 중요하지만, 팬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우리는 팬들이 어떤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는지, 팬들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유발시킨 원인이 어디 있는지, 그리고 팬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로 행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하지만 핵심은 따로 있다. 바로 선수와 팬을 동일한 시선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나 감독, 코치, 심판의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 비난을 하고,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팬이 있기 때문에 스포츠나 프로스포츠가 존재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작 팬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관대해지고, 팬이라는 특성을 이용해서 아무런 징계나, 사과 없이 넘어가자고 주장하는 있는 상황이 한국 스포츠의 현실이다. 이제는 이러한 현상이 사라져야 한다. 진정으로 스포츠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팬과 현장의 조화가 제일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팬들을 위해서 최선의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팬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팬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선수 및 코칭 스태프에게 이에 상응하는 응원을 해주어야 한다. 이는 윤리적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 있는 선수, 코치, 감독 등과 같은 사람들은 공인으로서 자신들의 행동이 야구팬과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행동에 조심해야 하고, 절대로 금지약물, 승부조작과 같은 비윤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팬들도 올바른 관람문화를 형성하여, 자유로우면서도 질서가 잡힌 응원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않고, 무분별한 비난을 삼가야 한다. 현장과 팬의 윤리의식과 행동이 동시에 개선될 때, 그 순간 바로 스포츠 윤리의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김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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