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간)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이 열렸다. 16강을 향한 리버풀과 세비야의 집념의 대결이었다.

리버풀은 전반전 이른 시간부터 로베르토 피르미누가 선제골을 넣고 연달아 마네와 피르미누가 2골을 추가로 성공시키면서 3-0으로 기분 좋게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무난하게 승리를 따낼 것만 같았던 경기 양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후반전의 세비야 선수들의 모습은 전반전과는 달랐다. 비삼 벤 예더르는 후반 15분 만에 헤더와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집어넣었다. 추가시간은 7분이나 주어졌고 94분에 귀도 피사로가 동점 골을 성공시켰다. 리버풀의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상시키는 극적인 무승부였다.

이날 세비야 선수들을 각성시켰던 것은 감독의 고백이었다. 에두아르도 베리초(48·아르헨티나) 감독은 하프타임을 이용해 라커룸에서 자신이 전립선암과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세비야의 미드필더인 에베르 바네가는 “팬들을 위해서나 감독님을 위해서나 우리는 (후반을) 완전히 다른 태도로 임해야 했다. 그가 우리를 그렇게 플레이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 일정을 잡지는 않았으나, 머잖아 베리초 감독이 수술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비야 측 역시 감독의 소식을 부인하지 않았다. 향후 공식 회견을 통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무승부로 세비야는 홈 23경기 무패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2016년 11월 27일 발렌시아전 2-1 승리 이후 현재까지 23경기 동안 15승 8무 무패 행진을 달린 것이다.

박영웅 기자
yeongung98@siri.or.kr
[2017년 11월 22일, 사진 = 세비야FC 공식 홈페이지]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