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이 조별리그가 마무리됨으로써 반환점을 돌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를 결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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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남미의 초강세

역대 월드컵 우승은 유럽과 남미 대륙의 국가가 번갈아 차지한만큼, 이번 조별리그 역시 유럽과 남미 국가의 초강세가 이어졌다. 유럽은 출전한 14개국 중 10개국이 16강 고지에 올랐고 남미 역시 5개국 중 4개국이 16강에 진출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유럽 국가들이 유례없는 강세를 보였다. 유럽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과 브라질 월드컵에서 매번 6개국이 16강에 진출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무려 10개국이 16강에 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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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선전 및 아프리카의 부진

아시아 국가들은 일본의 16강 진출 등 조별리그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보여주면서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의 무승 굴욕을 말끔히 씻어내었다. 호주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1승씩을 기록했고,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0-5 완패를 당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아시아 축구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독일을 집으로 돌려보내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단 한 나라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동안 아프리카는 월드컵에서 간혹 이변을 만들어 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특히, 후술할 세네갈의 탈락은 매우 아쉽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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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이어진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

이전 대회 우승국은 다음 대회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징크스는 역시 계속되었다. 독일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한민국에 0-2 패배를 당하며 탈락은 물론이거니와 조 최하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안고 귀국하게 되었다. 대회 전에는 독일이 2002년부터 4개 대회 연속 월드컵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기에 이 징크스가 이번에는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독일은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패배한 것을 시작으로, 스웨덴과는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로 신승을 거두더니, 대한민국과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며 온갖 불명예를 얻은 채 월드컵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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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VAR

비디오 판독 시스템, VAR(Video Assistant Referees)은 수많은 논란거리를 만들어 내었다. 애초 VAR의 도입으로 오심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 나왔다. 바로 VAR 자체가 아니라 심판들의 ‘재량’이었다. VAR은 오로지 심판의 재량으로 가동되는데, 잘못된 판정이 내려졌을 때 VAR이 적절하게 가동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VAR이 강팀에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일부 비아냥까지 생겨났다. 모로코의 노르딘 암라바트는 스페인과의 마지막 경기가 끝난 후 공개적으로 VAR을 비난하기도 했다. 논란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VAR이 오히려 더 많은 논란을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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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스타 플레이어들의 운명

소속 클럽에서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월드컵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도 꽤 있었다. 폴란드의 레반도프스키(뮌헨)는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폴란드의 조 최하위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집트의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는 좋지 않은 몸 상태 속에서도 골을 기록했지만 역시 이집트의 무승 탈락을 막지 못하며 첫 번째 월드컵을 조기에 마감했다. 반면,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토트넘)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자국의 16강 진출에 일조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역시 최종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아르헨티나의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페어플레이 점수

H조의 세네갈은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월드컵에서 탈락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세네갈은 H조 최종전에서 순위 경쟁을 하던 일본과 나란히 0-1로 패배하여 승점, 골득실, 다득점, 승자승 모두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경고, 퇴장 수에 따라 점수를 차감하는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밀려 3위로 내려앉으며 16년 만에 출전한 월드컵에서 아쉽게 탈락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양 팀은 후반 마지막 15분 동안 어떠한 공격 시도도 하지 않고 경기를 마쳐 전 세계적인 비판을 받고 있으며, 페어플레이 점수로 인한 순위 결정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김민재 기자 mj99green@siri.or.kr

2018.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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