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Super bowl)’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슈퍼볼은 미국풋볼리그(NFL)의 챔피언 결정전으로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와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AFC) 우승팀이 맞붙는 자리다. 7전 4선승제 방식의 월드 시리즈나, NBA 파이널과는 달리 슈퍼볼은 단 한 경기로 우승팀이 결정된다.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의 결승전인 만큼 이날 한 경기에 모든 국민의 관심에 모인다. 슈퍼볼의 TV 시청률은 40%를 넘나들며 지난해 TV 시청자 수는 약 1억 340만 명으로 집계됐다. 슈퍼볼은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모았다.

 

@현대자동차 2019 슈퍼볼 광고 ‘The Elevator’

경기만큼 치열한 광고 전쟁
전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높은 챔피언스리그와 달리 슈퍼볼은 대부분의 시청자가 미국민인 만큼 자국 내에서 얼마나 영향력이 큰지 알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광고비 역시 천문학적인 금액을 자랑한다.

이번 슈퍼볼 주관 방송사인 CBS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TV 광고비는 30초 기준 525만 달러(한화 58억 8천여만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520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더불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땐 2배가량 뛰어올랐다. 이번 슈퍼볼 광고계의 큰손은 ‘버드와이저’로 광고시간 6분 30초를 3400만 달러에 구입했다.

ⓒStatista

기업들이 광고비로 초당 약 2억 원의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가 뭘까? 통계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지난 2016년 슈퍼볼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경기 자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45%로 가장 많았고 광고(23%)가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중 1/4가량이 광고 때문에 슈퍼볼을 보는 것이다.

그만큼 기업 간 광고 경쟁이 치열하다. 각 기업은 슈퍼볼 시기에 맞춰 창의적이고 특색있는 광고를 만들어낸다. 이런 광고들은 경기 중간을 지루하지 않게 채워준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매체에서는 매년 최고의 슈퍼볼 광고를 뽑아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이를 통해 광고가 나오는 그 짧은 순간뿐만 아니라 후에도 회자되며 지속적으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이번 슈퍼볼 광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Lorie Shaull from Washington, United States [CC BY-SA 2.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 via Wikimedia Commons
쉴 틈 없는 즐거움 – 하프타임 쇼
경기 중간에 펼쳐지는 하프타임 무대는 슈퍼볼의 백미라고 볼 수 있다. 올림픽 개막식 못지않은 화려한 무대 연출로 분위기를 한층 달아오르게 만든다. 그간 이 무대에는 마이클 잭슨, 마돈나, 비욘세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만이 오를 수 있었다. 이번 슈퍼볼에는 밴드 마룬5가 헤드라이너로 나서며 래퍼 빅 보이와 트래비스 스캇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참고로 하프타임 쇼에는 따로 출연료가 없다. 하지만 1억 명이 넘는 시청자 앞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가수에게 동경의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WWE

또한, 30분 남짓의 하프타임을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는 지난달 28일 로얄 럼블(Royal Rumble) 페이퍼뷰(Pay-per-view) 도중 하프타임 히트(Halftime Heat)의 부활을 알렸다. 하프타임 히트는 지난 1999년 제33회 슈퍼볼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는 간단히 말해 슈퍼볼 하프타임 시간에 프로레슬링 중계를 하겠다는 뜻이다.

하프타임 히트는 이듬해인 2000년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고 올해 19년 만에 부활했다. WWE는 이번 슈퍼볼의 하프타임 도중 NXT 선수 6명의 6인 태그팀 매치를 생방송으로 송출할 예정이다. 하프타임 쇼 무대를 보며 즐길 수도 있겠지만 모든 국민이 노래에 관심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모니터 앞에 있는 그 시간을 적극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나왔던 모든 것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슈퍼볼의 경기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각 쿼터 사이, 작전 타임 등 1초도 놓치지 않고 이를 이용한다. 시간이 금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53회째를 맞은 이번 슈퍼볼은 AFC 대표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NFC 대표 LA 램스가 승부를 가린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4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킥오프 예정이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이영재 기자(leeyj8492@si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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