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민재 기자]
유벤투스 방한이 각종 논란과 비난으로 바뀐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주최사인 더 페스타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26일(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소속된 유벤투스는 프리시즌 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팀 K리그와 경기를 치뤘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24일(수), 중국 난징에서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일정을 소화한 유벤투스는 26일 당일 정오께 입국하기로 예정되었다. 하지만 비행기 연착으로 한국 입국이 2시간가량 지연되었다. 당일 입국해 경기를 치르고 새벽에 출국한다는 빡빡한 일정은 입국부터 늦어지며 줄줄이 꼬였다. 입국이 늦어지며 오후에 예정된 팬 사인회도 파행을 빚었다.
하이라이트는 경기장에서 벌어졌다. 경기 시작이 오후 8시였지만 유벤투스 선수단은 8시를 넘겨서야 경기장에 도착했다. 유벤투스는 이날 용산구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짐을 풀었고, 6시 30분경 호텔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제26조 4항)에 의하면 경기 출전 팀은 경기 시작 100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 비록 교통 체증이 있었다 하더라도, 유벤투스는 경기장에 도착해야 하는 시각에 숙소에서 출발한 것이다. 결국 경기 시작도 1시간가량 늦춰졌고, 유벤투스 선수단은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섰다.
유벤투스의 기행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호날두는 최소 45분 출전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호날두는 몸도 풀지 않은 채 벤치에서 꼼짝 않으며 6만 명의 관중을 비롯한 수많은 팬을 분노케 했다. 유벤투스 측은 호날두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미리 결정했다고 경기 후에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주최사인 더 페스타는 사과문과 함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유벤투스 측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
다음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더 페스타의 사과문 전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축구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26일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유벤투스의 경기장 도착 시간이 지체됨에 따라 경기 개최시간이 50분간 지연되었습니다.
또한 유벤투스 사리 감독 인터뷰와 관계자에 따르면 비록 호날두가 근육에 이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약과 달리 경기에 출장하지 않음으로써 축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끼쳐드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축구팬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점에 대하여 다시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K리그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권오갑
지난 3개월 저희 주최사와 관계사는 10년만에 한국에서 치뤄지는 대형 친선전을 멋지게 준비하기 위해 힘든 줄 모르고 일해왔고, 높은 초청비와 경기장 대여료를 책임져 왔습니다. 이번 친선경기는 저희에게 상상하지 못했던 큰 절망이었습니다.
팀 K리그 vs 유벤투스FC 친선경기에서 유벤투스가 계약을 통해 약속했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크게 실망하셨을 관중 여러분들 께 아래와 같이 사실관계를 정리해드립니다.
우선 주최사인 저희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간에 체결된 계약서에는 호날두 선수가 최소 45분이상 출전하는 것이 정확히 명시되어 있음을 확실히 말씀드립니다. 출전할 수 없는 예외 조항은 단지 본 경기를 위한 워밍업시 부상을 당하거나, 본 경기 중 부상을 당하여 45분을 못 채울 경우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주관방송사 KBS를 통해 확인된 바 있으며, 즉시 여러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차 사실 확인을 할 예정입니다.
계약서에는 “JFC agree that the Juventus First Team player Cristiano Ronaldo shall play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match. “Substantial portion of the match” means that Cristiano Ronaldo will play a minimum of 45 (forty-five) minutes of the Match.“라는 문장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자들을 통해 원문을 공 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저희 더페스타는 유벤투스로부터 출전선수 엔트리명단을 전달받은 시점까지도 호날두 선수 에 대해 부상이나 특정 사유로 출전을 하지 못한다는 그 어떤 사전 통보 받지 못한 상태였으며, 후반전에 호날두 선수의 출전이 불투명해진 이후 수차례 구단 관계자들에게 호날두 출전을 요청 하여도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습니다.
경기 1시간 전에 유벤투스 측에서 수기로 작성하여 전달한 엔트리 명단에 호날두 선수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입국한 유벤투스의 축구선수는 29명이었으며, 7월 26일 오후 6시 48분에 전달받은 선수 엔트리는 호날두 포함 24명이었습니다. 구단은 경기 직전까지도 호날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통보하지 않다가, 후반전 엔트리에 호날두 선수가 없는 것을 알고 선수의 출전을 요청하는 저희에게 “(45분이상 출전 의무 조항에 관련하여) 감독도 알고 선수도 안다. 하지만, 선수가 피곤하다고 하여 출전할 수 없다”라는 답변만을 전달하고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증거로서 유벤투스로부터 26일 18시 48분에 전달받은 수기로 작성된 엔트리 명단을 공유합니다. 분명히 명단에는 호날두 선수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으며, 감독의 말대로 호날두 선수가 부상을 당해 출전이 어려웠다면 절대 엔트리 명단에 넣지 않았을 것입니다.
24일 인터밀란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ICC대회 일정을 마치고 26일 한국으로 입국했을 경우 호날두를 포함한 유벤투스 선수단의 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벤투스 구단측은 26일 경기 일정에 동의를 하였으며, 힘들어할 선수들을 위해 기존의 7월 26일~28일 2박 3일 일 정을 1일 일정으로 줄여 2일의 휴가를 줄 수 있도록 조정 요청을 하였습니다. 선수들이 하루 이틀이라도 기대하지 않은 휴가를 얻는 경우 더욱 열심히 경기에 임하게 될 것이라며 주최사인 저희를 설득하였습니다. 유벤투스 측의 요청이 합당하다고 판단한 저희 주최사는 초기에 논의되었던 기존의 2박 3일간의 다양한 팬 이벤트를 포기하게 되었고, 유벤투스측에서 26일 방한 시 “가능하다”라고 확정한 일정 모두를 시간, 장소, 방식 등 대부분 구단이 희망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더페스타는 유벤투스측에 여러 차례 무리한 일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 방한 일정을 줄이기 위해 당일 경기 전에 팬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물리적으로 무리가 될 수 있음을 전달하였으며, 둘째, 중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경우 지연이 잦다는 점을 수차례 경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벤투스 측에서는 자신있게 가능하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입국 일정을 앞당기기 위한 저희 더페스타의 수 없는 요청은 구단의 자신감에 받아들여질 수 없었고, 결국 입국 당일인 26일 오전, 예정되었던 난징에서의 이륙 일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니나 다를까 두시간이나 지연되었고, 입국 후 날씨로 인한 교통상황 등의 악재로 인하여, 대회는 물론 사전 팬이벤트까지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 더페스타는 유벤투스 측에 이번 경기 참가에 대한 문제점들을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더페스타는 유벤투스와 호날두 선수를 만나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월드컵경기장에 모여 주신 팬들에게 위의 관련된 모든 사실을 지속적으로 명백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실망을 시켜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더페스타 대표 올림
minjae@siri.or.kr
2019.7.27.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