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형빈 기자] KBO만 비난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3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상주 상무와 광주 FC와의 경기에서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36분 상주의 골키퍼인 황병근과 볼 경합을 하던 광주의 김효기가 황병근의 무릎에 안면부를 강타당해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킨 뒤 다급하게 의료진을 호출했고, 그사이 김효기의 팀 동료인 김창수와 김주공이 재빠르게 달려와 혀가 말려 들어가지 않도록 잡고 다리를 풀어주는 등 재빠르게 응급처치를 도왔다. 빠른 대처 덕분에 김효기는 경기장 안에서 의식을 찾았고,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얼마 전 KBO에서도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지난 17일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롯데 선발 투수 이승헌이 정진호의 빠른 타구에 머리를 맞았고, 그대로 마운드에서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경기를 중단시킨 심판은 곧바로 앰뷸런스를 호출했고, 이승헌도 빠른 응급처치 후 곧바로 앰뷸런스에 탑승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 속에서도 KBO와 K리그1의 대처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180도 달랐다. KBO의 대처가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반면, K리그1의 대처는 훌륭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KBO의 상황 대응에는 어떠한 문제점이 있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승헌의 부상 장면 속 앰뷸런스의 경기장 진입이 더디지 않았냐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김효기의 부상 장면과 비교했을 때 심판의 호출 이후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두 상황 모두 1분 미만이었다.

가장 큰 차이는 의료진의 사소한 행동에 있었다. 우선, 이승헌의 부상 장면 속 앰뷸런스 운전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심판은 물론 코치들까지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던 상황 속에서, 다친 선수를 마주하는 의료진이 위생의 기본이 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기본적인 규칙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들것이 접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접지 않은 채 의료진 및 롯데 트레이너들이 직접 이승헌을 들어서 들것으로 옮겼다. 해당 과정에서는 머리에 강습 타구를 맞은 이승헌의 경추 보호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본 이동현 SBS 해설위원은 지난 18일 “이승헌이 머리에 타구를 맞는 소리는 중계석뿐만 아니라 TV를 통해서도 전해질 만큼 강했다. 대응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선수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웠다”고 이야기했다.

다행히도 두 선수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 골절 진단을 받은 이승헌은 지난 19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근황을 전했고, 김효기도 상주 시내 병원에서 CT 촬영을 진행한 결과 큰 이상은 없고, 광주에서 정밀 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드에 위치하는 의료진은 빠른 상황 판단을 통해 부상을 당한 선수를 위험에서 지켜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완벽한 후송 과정을 통해 선수를 안전하게 병원까지 이송해야 한다. K리그1은 후송 과정이 좋았고, KBO는 삐걱거렸다. 불의의 사고가 생겨도 선수들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줄 의료진이 있어야, 선수들은 그들을 믿고 더 멋진 플레이를 맘껏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이형빈 기자(Cenraven@siri.or.kr)
[20.05.24,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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