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K리그 팬들에게 한교원이라는 이름 석 자는 꽤 익숙하다. 적극적인 투자로 K리그를 주름잡는 리딩 클럽 전북 현대에서 2014년부터 활약했기 때문이다. 스타 선수들로 구성되어 매 시즌 선두 경쟁을 펼치는 클럽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니 모르는 것이 이상하다.

그러나 한교원의 축구 인생에서 화려함은 거리가 멀다.

고등학교 시절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조선대학교 축구부에 입학하려 했으나, 정원이 찬 관계로 당시 창단팀이자 2년제 대학교인 조선이공대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3~4학년이 주축인 4년제 대학보다 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창단팀이라는 특수성이 더 해져 활약을 펼치기에는 더욱더 어려웠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한교원은 예외였다. 2010년 U리그 호남 지역 권역 리그에서 20경기 18골을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2011 K리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게 된다.

프로 입단 자체가 선수에게는 분명 큰 영광이지만, 이른바 고교 혹은 대학 무대에서 날고 기는 입장에서 후순위로 지명된 것에 약간의 실망과 함께 프로에 입성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교원은 팟캐스트 히든 풋볼과의 인터뷰에서 “2년 편입을 생각하는 중에 지명된 것 자체가 굉장히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 무대도 겨우 발을 들인 한교원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그는 프로 입단 후에도 계속해서 전진했다.

데뷔 시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가운데 27경기에 나서며 3골 2개의 도움으로 프로 적응을 마친 한교원은 그다음 시즌 본인의 주 포지션인 윙어 자리에서 6골 2개의 도움을 올렸다. 프로 2년 차 선수가 팀 내 득점 3위와 공격포인트 4위를 기록한 것이다. 2013 시즌에도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차며 전체 38경기 중 두 경기만 결장한 가운데 6골 2개의 도움으로 지난 활약이 운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인천에서 확실한 검증을 마친 뒤 한교원이 향한 곳은 스타 군단 전북 현대였다. 이재성, 레오나르도, 이동국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한 가운데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32경기 출전하여 11골 3개의 도움으로 전북의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이동국에 이어 팀 내 2위에 해당하는 득점 기록이었으며,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4번째 상단에 위치할 만큼 탑클래스 윙어로 성장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 되어 데뷔전을 치렀고, 리그 베스트11에도 선정됐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한교원에게 어두운 터널이 도래했다.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2015시즌 12라운드에서 친정팀 인천을 상대한 한교원은 전반 5분 만에 수비수 박대한을 주먹으로 가격하며 퇴장을 당했다. 박대한의 오버래핑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접촉이 있었고, 이에 난데없이 두 번의 주먹질을 가한 것이다.

평소 성실하고 착한 성품으로 알려진 것과 상반된 행동으로 한교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구단과 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으며 8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사이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시즌 내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그다음 시즌 역시 19경기 출전에 그치며 부진의 터널이 길어졌다. 그러나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선제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우승에 공헌했다.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K3 팀인 화성FC에서 활약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국가유공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관련법에 따라 6개월만 근무)

복귀한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던 한교원은 올 시즌 다시 기량을 만개 중이다.

지난 시즌 최종 라운드에서 극적인 우승을 거둔 전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문선민과 권경원의 군입대, 로페즈의 상하이 상강 이적으로 전력 누수가 불가피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전방에 조규성과 벨트비크, 중원에 김보경과 쿠니모토를 영입 했고, 윙어 자원도 무릴로를 통해 공백을 최소화 하고자 했다.

그러나 리그 내에서도 손꼽혔던 윙어인 문선민과 로페즈의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김보경이나 쿠니모토, 조규성 등을 윙으로 돌리는 방안도 모색했지만 중앙 지향적인 플레이어인 이들이 커버하기에는 무리였다.

사이드에서의 파괴력이 줄어들자 경기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전북에는 한교원이 있었다.

21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10골 4개의 도움을 적립한 가운데 이미 2014년에 기록했던 커리어 최다 공격 포인트와 타이다. 특히 우승 경쟁에 분수령인 울산과의 21라운드에서 기민한 움직임으로 쐐기골을 뽑아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현재까지 10득점은 전북 내 최다 골이며 리그에서도 펠리페와 함께 공동 4위에 랭크해있다. 공격포인트 역시 강상우와 함께 14개로 전체 4위에 해당한다.

한교원의 플레이는 소위 볼을 잘 차는 유형은 아니다. 그가 부진한 플레이를 펼칠 때 공통적인 지적이 너무 투박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빠른 발과 성실함, 투지로 이를 극복해왔다.

한교원의 축구 인생도 비슷하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의 커리어였지만, 스타 군단 전북에서 성실함과 투지를 통해 스스로 빛을 내고 있다. 그의 활약에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김귀혁 기자(rlarlgur1997@siri.or.kr)

[20.09.16, 사진=전북 현대 공식 SN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