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은 지난 20일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2라운드 경기에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후반 32분 고승범의 헤딩골을 코너킥으로 어시스트한 후, 4분 뒤 프리킥으로 한석종의 수원 데뷔골을 도우며 날카로운 왼발을 과시했다.

이날 도움 두 개는 염기훈 개인은 물론 K리그에도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리그 최초로 세트피스로만 40개의 도움을 돌파했기 때문. 코너킥 부문에서 FC서울 출신의 몰리나와 18개 도움으로 동률이던 기록은 1개 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으며, 프리킥에서의 도움도 기존 신태용 감독의 15개를 크게 상회하는 22개로 격차를 벌렸다.

세트피스 도움을 포함한 통산 도움 순위 역시도 이동국의 77개에 크게 앞서 나가는 110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에 있다. 그가 앞으로 올릴 도움의 하나하나가 K리그의 역사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기록에 있어서 재정비의 필요성이 있다.

염기훈이 현재 보유 중인 기록은 역대 K리그 통산 최다 도움 부문이다. 여기서 일반 대중들이 K리그라는 단어를 바라볼 때 어떤 생각을 가질까.

현재 K리그는 리그1과 리그2로 구성되어있다. 흔히 말하는 객관적 전력이 우수한 1부리그와 이보다 조금 떨어지는 2부리그로 이야기하면 편하다. 여기에 있는 팀들은 모두 연맹이 주관하는 리그에 속해있는 팀들이다. 그렇다면 이 리그들이 같은 리그에 속해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객관적으로 1부리그와 2부리그는 수준의 차이는 존재한다. 절대적이지는 않으나, 1부리그의 탑클래스 선수가 2부리그에서도 활약을 이어나갈 가능성은 크다. 염기훈도 그런 경우다.

2011시즌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뒤, 군 복무를 위해 경찰 축구단으로 떠난 염기훈은 R리그에서 활약하게 된다. 이후 2013시즌 리그 최초로 승강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경찰 축구단은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에(현 K리그2) 참가한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염기훈도 R리그가 아닌, 프로 무대인 K리그 챌린지에서 활약하게 되었고, 7골 11개의 도움을 올리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문제는 K리그 챌린지에서 뛰었던 염기훈의 기록 편승 여부다.

우선 연맹의 표기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명시 자체를 리그 통산 기록으로 두고 있고, 이는 연맹이 주관하거나 주관했던 3개의 대회(리그1, 리그2, 리그컵)를 기준으로 한다.

문제는 팬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여부다. 얼핏 일반인이 이 기록을 봤을 때 느끼는 것은 소위 1부리그라 불리는 K리그1의 기록을 기준으로 바라본다. 다른 해외 리그의 사례에서도 통산 기록은 1부 리그의 기록을 두고 말한다.

3개의 대회가 같은 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일지라도 리그별 특징과 수준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며, 이를 묶어서 기록을 바라보는 이들은 K리그 팬들을 포함해서 소수에 불과하다.

2001-02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인 다리오 휘브너는 선수 생활 중 최상위 리그인 세리에A보다 그 아래 하부리그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현재 K리그의 기록 집계 방식대로라면 휘브너의 통산 기록은 하부리그에서의 기록까지 포함 시켜야 할 것이다. 제이미 바디 역시 하부 리그에서 보냈던 긴 시간을 생각하면 통산 득점 수는 더욱 늘어난다(물론 잉글랜드는 최상위인 프리미어리그와 그 아래 리그 간 주관이 다르다).

이 글을 쓰는 요지는 염기훈 혹은 하부리그를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염기훈의 경찰 축구단 시절 기록이 없다 한들 그는 여전히 K리그의 전설이자 산 증인이다. 2부리그 역시 객관적 전력이 조금 낮다고는 하지만, 리그2만의 매력과 흥미가 더해지며 한국 축구의 뿌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중요한 점은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다. 특히 리그 초반 시스템이 불안정했음을 생각해보면 기준을 정하는 것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리가 필요하다. 이대로라면 팬들의 혼란만 가중될 뿐만 아니라 후대에서도 기록과 기준에 모호함이 생길 수 있고, 이는 결국 리그의 품격 저하로 이어진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0.09.24, 사진 = 수원 삼성 블루윙즈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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