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간만에 뜨거웠던 UFC였다.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펼쳐졌던 UFC 257 대회를 끝으로 한 주에 3개 대회가 펼쳐졌던 UFC 주간이 끝났다. 2021년 첫 대회와 함께 7년 만에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 포이리에와 맥그리거 경기 등 화제성만큼이나 뒷이야기도 많이 남겼다.

#I am the best boxer in the UFC

‘UFC Fight Night on ABC’는 2021년 첫 UFC 대회이자 202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렸던 UFC 248 대회 이후 오랜만에 관중의 함성을 느낀 대회였다.

이 대회 메인이벤트는 페더급 랭킹 1위 맥스 할로웨이와 당시 랭킹 6위 칼빈 케이터의 경기였다. 할로웨이의 승리가 점쳐졌지만, 제레미 스티븐스와 댄 이게를 타격으로 압도해낸 케이터는 분명 까다로운 상대였다.

그러나 그 예상을 비웃다 못해 대놓고 웃기라도 하듯 압도적인 기량 차를 보여줬다. 1라운드부터 긴 리치와 복싱 스킬을 활용하며 케이터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고, 2라운드에는 특유의 볼륨 펀치로 케이터를 압도해나가기 시작했다. 펀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킥까지 선보이며 2라운드 막판 그로기 상태까지 만들기도 한 할로웨이였다.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승기를 잡은 할로웨이는, 5라운드에 자신의 건재함을 알린 장면을 선보였다. 경기 도중 케이터의 펀치를 보지도 않고 위빙으로 모두 피해냈고, 이때 시선은 해설 중인 다니엘 코미어에게 머물렀다. 할로웨이는 “I am the best boxer in the UFC”(내가 UFC에서 가장 뛰어난 복서다)라고 외치며 해설진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이러한 할로웨이의 퍼포먼스는 기록으로도 증명된다. 이날 할로웨이는 케이터에게 447대의 유효타로 UFC 한 경기 역대 최다 유효타 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4라운드에만 141대의 유효타를 쏟아내며 1라운드 최다 유효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참고로 종전 기록은 본인이 브라이언 오르테가전에서 세웠던 290대였고, 이때 세운 UFC 역대 최다 유효타 개수도 계속해서 쌓아 올리고 있다.

압도적인 그의 기록은 심판들의 마음도 움직이며 50-43 두 명과 50-42 한 명으로 만장일치의 채점 결과를 보여줬다. 참고로 50-42 채점도 역대 UFC에서 두 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할로웨이의 활약에 파이터들은 일제히 엄지를 치켜올렸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니엘 코미어는 그의 위빙을 복싱계 전설인 무하마드 알리에 비유했고, 현 페더급 챔피언인 볼카노프스키도 좋은 시합이었다며 평가하면서도, 본인 앞에서는 이런 숫자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경계했다.

무패 복서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복싱 대결을 펼친바 있는 코너 맥그리거는 UFC에서 본인이 가장 뛰어난 복서라는 할로웨이의 외침에 LOL(Lots Of Laughs-크게 웃을 때 쓰는 영미권 은어)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감 넘치던 맥그리거에게 일주일 뒤 경기가 찾아온다.

 

#UFC 첫 TKO 패배

일주일 뒤 올해 첫 넘버링 대회인 UFC 257 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첫 넘버링 대회답게 메인 이벤트를 UFC 슈퍼스타 코너 맥그리거와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의 7년 만에 리매치로 꾸몄다. 여기에 코메인 이벤트 역시 당시 라이트급 랭킹 6위 댄 후커와 재야의 강자로 불리는 벨라토르의 왕좌 마이클 챈들러로 채워졌다.

하빕의 은퇴 선언으로 안 그래도 시끄러운 라이트급에 상위 랭커 4명이 한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에 관심은 집중됐다.

그리고 펼쳐진 코메인 이벤트. 이전 포이리에와 혈전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후커였기 때문에, 단신의 레슬러인 챈들러가 후커의 거리를 뚫을 수 있을지가 변수였다. 그러나 1라운드만에 챈들러가 그 거리를 폭발적인 힘과 훅으로 뚫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그렇게 UFC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한 챈들러는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도 “코너 맥그리거 놀랍지? 새로운 라이트급의 왕이 있다(Surprise Surprise There’s a new king in the lightweight division-코너 맥그리거가 네이트 디아즈를 꺾고 “Surprise Surprise The king is back”을 비유한 것). 포이리에 너와도 곧 만날 것이다. 하빕 30승 무패를 달성하기 위해선 다시 돌아와”라며 화려한 마이크웍도 선보였다.

뒤이어 벌어진 포이리에와 맥그리거의 메인 이벤트는 여러 스토리가 얽혀 있었다. 7년 전 페더급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는 당시 맥그리거가 1라운드 TKO 승리를 거두었다. 이후 라이트급으로 월장해 맥그리거는 페더급과 함께 라이트급 타이틀까지 얻어내며 사상 첫 두 체급 동시 챔피언을, 포이리에 역시 라이트급 월장 후 상승세로 잠정 챔피언까지 거머쥐었다.

탑클래스로 성장한 두 선수는 결혼하며 자식을 가졌고, 기량이 만개함과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성숙해있었다. 이번 맞대결의 시작 역시 포이리에의 자선 단체인 Good Fight Foundation에 기부 목적이었다. 7년 전 서로 으르렁대며 싸웠던 과거와는 분명 달랐다.

이러한 요소들로 많은 관심이 쏟아졌지만, 35명의 파이터들 중 25명이 맥그리거를 택했을 정도로 언더독 평가를 받은 포이리에였다.

그러나 포이리에는 7년 전보다 침착했다. 감정에 휩쓸렸던 지난 맞대결과는 달리, 초반 화력이 강한 맥그리거를 상대로 테이크 다운에 이은 클린치 전략으로 맞섰다. 클린치를 통해 초반 힘을 빼놓는 데 성공한 포이리에는 뒤이어 앞 다리가 쏠려있는 맥그리거에게 카프킥을 차 주며 스텝을 억제했다.

이러한 전략들은 2라운드 큰 효과를 거두며 맥그리거의 다리를 점점 망가뜨렸고, 빈틈을 놓치지 않은 포이리에가 펀치 러쉬로 경기를 끝냈다. 완벽한 전략의 승리임과 동시에 맥그리거의 첫 TKO를 만들어내며 복수에 성공한 포이리에였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도 맥그리거와 본인은 이제 1승 1패로 동률이라며 3차전 전망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맥그리거는 UFC 첫 TKO 패배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총 160만 건의 PPV(페이-퍼-뷰) 판매로 흥행성 만큼은 다시 한번 입증해냈다. 이는 지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의 맞대결에서 판매한 240만 건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자, 역대 UFC PPV 판매 순위 다섯 손가락 모두 본인의 이름을 넣는 데 성공했다.

여러 화젯거리를 남겼던 파이트 아일랜드에서의 UFC를 뒤로하고, 이제는 미국에서 많은 흥행 카드들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2월 14일 카마루 우스만과 길버트 번즈의 웰터급 타이틀전을 시작으로 UFC 259에서는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인 얀 블라코비치와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의 슈퍼 파이트가 대기 중이다.

UFC 260은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가 정찬성을 잡은 브라이언 오르테가를 상대로 페더급 방어전에 나선다. 그리고 이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는 프란시스 은가누가 스티페 미오치치를 상대로 지난 1차전 패배를 뒤로하고 설욕을 노린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1.28 사진=UFC 공식 SNS, 맥그리거 공식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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