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진정한 슈퍼매치가 돌아왔다.

오는 21일 수원 수원월드컵경기장 빅버드에서 펼쳐지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6라운드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시즌 첫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K리그 최고의 더비 매치이자 흥행 카드지만 근 몇 년간 그 힘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수원과 서울 모두 리그에서의 성적 부진과 함께 몇몇 경기에서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핀잔을 들었다. 참고로 양 팀은 2017년 상위 스플릿에서 맞붙은 이후 2018년에는 서울이, 그 이듬해에는 수원이 하위 스플릿에 전전했고, 작년에는 양 팀 모두 하위 스플릿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명가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성적 탓에 양 팀의 경기 역시 맥 빠진 것. 팬들은 이를 두고 ‘슬퍼 매치’라 지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맞대결은 다르다. 슈퍼매치라는 이름에 걸맞게 양 팀 개막 후 호성적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수원은 리그에서 3승 2무 무패로 3위, 서울은 3승 2패로 4위에 위치하며 전북과 울산이 양분하던 선두권 싸움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축구에서 많은 스토리 라인 중 결국 가장 흥미 있는 요소는 성적이다. 얽히고설킨 더비 매치도 앞서 말했던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흥행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맨체스터 시티가 막대한 투자로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 매치가 불꽃 튀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스포츠 미디어 시리가 경기에 앞서 양 팀을 포지션 별로 비교 분석해봤다.

 

#GK: 노동건 vs 양한빈-장단점마저 닮은 ‘동갑내기’ 골키퍼

리그 5경기 출전하여 각각 1실점과 4실점. 팀이 적은 실점을 기록 중일 때 가장 관심을 받는 포지션이 바로 골키퍼다. 그리고 이 포지션에서 리그 전 경기 선발 출장 중인 노동건과 양한빈은 슈퍼매치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확률이 높다.

두 선수 닮은 면이 있다. 바로 리그 최고 수준의 세이브 능력이다. 노동건이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슈퍼세이브를 보여준다면, 양한빈은 긴 팔과 다리로 실점 직전의 공을 걷어낸다. 곡예에 가까운 세이브 능력 덕택에 많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조하기도 한다. 노동건은 2019시즌, 양한빈은 2018시즌 각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조현우와 함께 리그 최고 골키퍼 자리를 경쟁하기도 했다.

특유의 기복과 안정감 부족, 빌드업 능력이 단점인 것도 닮았다. 경기 중에서도 경이로운 세이브 능력을 선보이다가 순간 집중력을 잃으며 실점하는 경우가 제법 있으며, 이 기복이 시즌 내내 이어지며 경쟁 골키퍼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선방 능력 대비 부족한 빌드업 역시 단점으로 지적받는다.

#DF: 박건하 감독 “서울은 수비가 약하다”

기록만 본다면 양 팀 수비진 모두 제 몫을 하고 있다. 수원의 경우 5경기 동안 강원에 먹힌 1실점을 제외하고 모두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짓고 있으며, 서울 역시 4실점으로 경기당 1실점 이내의 기록을 보여준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내실의 차이가 조금 있다. 수원은 이번 시즌 5백으로 중앙에 박대원-민상기-장호익, 그리고 왼쪽 이기제와 오른쪽 김태환으로 수비를 구성해왔다. 윙백 출신인 박대원과 장호익이 중앙에 위치하며 언뜻 불안해 보일 수 있으나 리그 1실점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이 효율적인 수비에 일조 중이다.

왼쪽 스토퍼인 박대원은 지난 시즌 불안했던 모습 대비 안정감 있는 수비와 빌드업을 보여주며 수비진에 융화 중이고, 장호익은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 공격수로부터 압박과 볼 탈취, 공격 지연의 역할을 한다. 오른쪽 윙백인 김태환의 활발한 공격 가담이 가능한 이유도 장호익의 존재 때문이다. 왼쪽 이기제는 지난 포항과의 경기에서 골을 포함해 올 시즌 날카로운 왼발로 울산으로 이적한 홍철의 공백을 톡톡히 채워주고 있으며, 3백의 중앙 수비수가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준다.

민상기가 지난 4라운드 강원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지며 흔들릴 법도 했으나, 올 시즌 팀에 합류한 최정원이 지난 두 경기에서 그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이는 그만큼 박건하 감독의 수비가 시스템적으로 안정화 되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4실점 중 2실점이 개막전인 전북 전에서 나왔고, 나머지 2골은 모두 PK로 내줬다. 얼핏 보면 좋은 기록이지만, 자세히 보면 불안함이 숨겨져 있다. 올 시즌 주로 김원균과 황현수의 센터백과 함께 좌우 측면 수비에 고광민과 윤종규를 배치하는 서울은 특히 상대 압박이 강할 때 수비진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수비에서의 클리어링이 전체 12개 팀 중 10위라는 수치가 이를 입증한다. 이러한 약점을 성남과 인천이 공략하며 잦은 실책을 유발했다. 인천전의 경우 최종적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송시우의 퇴장 전까지는 언제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수원의 박건하 감독 역시 18일 가진 온라인 사전 미디어데이에서 서울의 약점에 대한 질문에 수비에서의 속도를 집으며 이를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MF: 한석종 vs 기성용 리그 최강 컨트롤 타워 맞대결

이번 경기 최대 분수령이 될 포지션이다. 양 팀 상승세의 원천이자 리그 최고 수준의 중원 맞대결인지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올 시즌 수원은 주로 김민우, 고승범, 한석종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세 선수 모두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압박은 물론, 공격 가담과 수비까지 경기장 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한석종은 수원 공격의 핵심인 양쪽 윙백 자원들의 공격 가담을 더욱 극대화하는 안정적인 롱패스로 수원의 공격을 조립한다. 수비에서도 많은 활동량과 피지컬로 홀딩으로서 안정감도 선보인다. 여기에 김민우의 유려한 침투와 고승범의 킥력과 활동량은 한석종의 활약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이렇듯 무시무시한 호흡을 과시 중인 수원 중원이지만, 이름값만 놓고 보면 서울 앞에서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항상 꾸준한 모습으로서 리그 최고 미드필더로 군림 중인 오스마르와 함께 지난 시즌 20개의 공격 포인트에 빛나는 팔로세비치, 여기에 기성용까지 보유 중이다. 특히 오스마르와 기성용의 호흡이 인상적이다. 시즌 시작 전 포지션이 겹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서로 경기중에도 역할을 바꾸며 그 우려를 잠식해냈다. 경기 흐름을 한순간에 바꾸는 롱패스와 함께 높은 축구 지능을 기반으로 한 수비까지 닮은 두 선수가 뭉치자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과시 중이다.

특히 경기를 설계하는 역할에 있어서 한석종과 기성용의 맞대결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 두 선수를 지원하는 다른 미드필더들 간의 싸움도 이 경기 최대 관전 포인트다.

FW: 박진섭 감독 “수원은 공격에 다양함이 없다”

리그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로부터 받는 지원 대비 양 팀 공격진의 득점력은 아쉽다.

수원은 투 톱 시스템으로 매 경기 다양한 조합으로 이를 해결하려 하지만 100% 만족할만한 모습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광주와의 개막전 김건희(2골)와 유주안을 시작으로 강현묵, 제리치(1골), 정상진(1골), 니콜라오까지 나섰으나 공격진에서 6경기 4골만을 기록 중이다.

김건희가 다양한 방법으로 수비를 괴롭히지만 이따금 판단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고, 제리치는 강원전에서 헤더 득점을 기록했으나 아직 팀에 적응 중이다. 유주안은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왔으나 아쉬움 속에 교체 아웃됐으며, 니콜라오는 현재까지 물음표에 가까운 활약이다. 정상진과 강현묵이 좋은 움직임으로 팀에 활기는 불어넣어 주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박진섭 감독도 사전 미디어데이에서 수원의 공격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서울은 박주영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 나상호와 조영욱을 주로 배치한다. 이제는 박주영이 조력자 역할에 집중하는 가운데 조영욱은 지난 시즌 부진으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교체 자원으로 나오는 박정빈은 아직 리그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다.

그런데 반대쪽 나상호의 활약이 이를 메우고 있다. 실제 나상호는 활발한 드리블과 슈팅으로 팀 득점(6골)의 절반을 책임지며 공격을 이끈다. 2라운드 수원FC전에서 나온 기성용의 롱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한 장면은 올 시즌 서울을 이끄는 선수들을 함축해서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3.20 사진 = 스포츠미디어 SI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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