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안산 와~스타디움=김귀혁 기자] ‘설사커’의 믿음이 드디어 이뤄졌다.
13일 오후 1시 30분 안산 와~ 스타티움에서 진행된 하나원큐 K리그2 2021 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경남FC의 맞대결에서 경남이 윌리안의 두 골에 힘입어 2-1 승리로 시즌 첫 승점 3점을 신고했다.
홈팀 안산은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승빈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송주호-연제민-김민호의 센터백 라인에 좌우 풀백에는 김진래와 이준희가 자리했다. 중원은 김현태와 이상민이 책임졌고, 임재혁 민준영의 좌우 날개에 최전방은 김륜도가 출격했다.
원정팀 경남은 에르난데스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백성동과 황일수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미드필더는 역삼각 형태로 김민섭을 축으로 고경민과 장혁진이 윗선에 자리했으며 포백에는 좌측부터 유지훈, 김영찬, 이광선, 채광훈이 호흡을 맞췄고 골키퍼 장갑은 황성민이 꼈다.
경기 초반은 안산의 3백과 중원에서의 수적 우위에 따라 경남이 고전하는 국면이었다. 전반 11분 이상민이 좌측의 임재혁에게 볼을 건네줬고, 임재혁이 중앙으로 드리블하며 수비를 몬 뒤 측면에서 공격 가담하던 김진래에게 패스 연결 후 올린 크로스를 민준영이 슈팅까지 연결했으나 수비 맞고 굴절되며 골라인을 벗어났다.
전반 20분 오늘 경기 처음으로 골망이 흔들렸다. 장혁진이 중앙에서 우측의 채광훈과 볼을 주고받는 사이 고경민이 측면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며 장혁진의 패스를 받았고, 이를 땅볼로 연결하며 비어있는 황일수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경남 선수들이 환호하려는 찰나에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 있었다. 이후 VOR과 교신을 주고받던 주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경기는 재개됐다.
이후 다시 안산이 경기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짧게 주고받는 과정 속 흐른 볼이 김륜도의 왼발 슈팅까지 이어졌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흘렀다. 전반 33분에는 이상민이 우측 하프 스페이스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를 김현태가 머리에 살짝 갖다 대며 골문 구석으로 흐르는 듯했으나 황성민 골키퍼가 끝까지 쫓아가며 득점을 저지했다.
안산의 3백과 중원이 경남의 볼 줄기를 완전히 차단하며 기회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한 번의 빈틈이 경남에 결정적인 찬스를 제공했다. 전반 44분 백성동이 안쪽으로 드리블하며 상대 수비를 휘젓는 가운데 순간 압박에 실패하며 패스할 여유를 준 것이 화근이었고, 에르난데스의 뒷 공간 침투를 본 백성동이 제대로 전달하며 에르난데스가 슈팅했지만, 이승빈 골키퍼 맞고 흐른 볼 역시 황일수에게 연결되기 전 김진솔이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전반 1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가운데 이렇다 할 장면 없이 끝난 뒤 맞이한 양 팀의 후반전에서 경남이 먼저 변화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던 김민섭 대신 윌리안을 넣으며 공격에 무게감을 늘렸다.
그러나 후반전 초반도 기회는 안산이 먼저 맞이했다. 후반 2분 좌측에서 코너킥 찬스를 잡은 안산이 짧게 주고받은 후 크로스 올린 볼을 경남이 걷어낸 뒤 흐른 볼을 재차 크로스하며 김민호가 헤더로 골문을 노렸으나 황성민 골키퍼의 세이브에 막혔고 리바운드된 볼을 민준영이 다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황성민 골키퍼가 재차 세이브해냈다.
윌리안의 교체 투입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경남은 후반 12분 에르난데스를 빼고 이정협을 넣으며 최전방에 변화를 시도했다. 이정협의 투입 이후 전방에서 활동량이 증가한 경남은 이후 점유율을 늘려나가며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채광훈의 얼리 크로스를 이승빈 골키퍼가 나와서 처리하는 것이 불안했고, 흐른 볼을 윌리안이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불안정한 자세의 영향으로 볼은 높게 뜨고 말았다.
경남이 교체 투입된 이정협과 윌리안의 활발함으로 기세가 살아나자 안산은 후반 19분 김현태를 빼고 이와세를 투입하며 중원에서의 압박과 활동량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런 안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남은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고, 오늘 경기 첫 골이 윌리안의 발끝에서 터졌다. 중앙에서 볼을 잡은 윌리안이 화려한 드리블로 돌파해내며 전진한 것을 민준영이 태클로 저지해내며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태클 후 안산 진영으로 흐르는 볼을 수비수인 김민호가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윌리안이 끝까지 쫓아가며 볼을 빼앗았고,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침착하게 구석으로 밀어 넣으며 경남에 리드를 안겼다. VAR 판독까지 했지만 결과는 정심 인정이었다. 안산은 실점 직후 미리 준비해두었던 두아르테 카드를 이준희와 바꿔줬다.
안산은 두아르테 투입으로 전방에서의 볼키핑 시간을 늘리자 서서히 흐름을 되찾으며 반격을 시작했다. 후반 30분 이상민이 먼 거리에서 찍어 올린 프리킥을 김륜도가 헤더로 전방에 보낸 뒤 김민호가 다시 헤딩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드는 듯했으나 황성민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선방했다.
다시 흐름이 넘어가는 듯하자 경남은 전방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장혁진 대신 수비적인 카드인 배승진을 투입하며 승리 굳히기에 돌입했다. 배승진 투입 직후 안산은 이상민이 먼 거리에서 반대쪽 포스트를 노리는 예리한 프리킥으로 황성민 골키퍼의 선방을 이끌기도 했다.
안산도 이에 맞서 지친 임재혁 대신 발 빠른 최건주를 넣으며 공격에 더욱 고삐를 당겼다. 후반 40분 두아르테가 각이 거의 없는 왼쪽에서의 슈팅을 황성민 골키퍼가 막아냈고, 박스 안에 머문 볼을 김민호가 김륜도에게 밀어준 뒤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 역시 황성민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냈다.
그러나 황성민 골키퍼의 세이브 행진은 후반 41분 김민호에 의해 가로막혔다. 김륜도의 아쉬운 찬스 이후 얻어낸 코너킥에서 먼 포스트에 있던 송주호가 헤딩으로 전방에 볼을 투입 시킨 뒤 김민호가 이를 밀어 넣으며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그렇게 무승부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직전 윌리안에 의해 다시 뒤집혔다. 아크 정면에서 윌리안의 중거리 슛이 수비 맞고 우측 풀백 채광훈에게 흘렀고, 채광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의 견제로부터 올린 크로스가 윌리안의 강한 헤더로 이어지며 이승빈 골키퍼를 뚫어냈다. 밀리는 흐름 속 다시 앞서가는 골에 윌리안은 흥분한 나머지 유니폼 상의를 벗으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4분이 주어졌고, 다시 드라마가 쓰이는 듯했다. 민준영이 측면에서 왼발로 올려준 볼을 경남 센터백인 이광선과 최건주가 엉키는 과정에서 최건주가 넘어졌고, 주심은 경기가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VAR 시그널과 함께 온 필드 리뷰를 봤다. 오랜 시간 지켜보며 이미 추가시간이 모두 지난 상황에서 주심은 페널티 마크를 가리키며 PK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륜도의 페널티킥을 황성민 골키퍼가 막아내고, 흐른 볼 역시 각을 좁히며 선방해내며 경남의 리드를 지켰고, 결국 2-1 경남의 승리로 끝났다. 경남은 이 경기로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기록했고, 반대로 안산은 시즌 첫 패배를 당하게됐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03.13 사진 = 스포츠미디어 SI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