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종종 어떤 리그를 보면 한 팀이 매번 굳건하게 리그 타이틀을 거머쥔다. 축구 팬들은 흔히 이런 리그를 향해 ‘00팀 독주체제 리그’라고 부르기도 한다.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북현대모터스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뮌헨은 범위를 2000년대부터로 좁히더라도 22번의 시즌 가운데 이번 20-21시즌 포함 무려 16차례 우승을 거머쥐었다. 파리 생제르맹도 2010년대부터 치러진 11번의 시즌(이번 시즌 미포함) 가운데 7차례 우승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이러한 팀들 간 비교를 할 수 있는 지표는 없을까? ‘리그 연패 횟수’가 흥미로운 기준이 될 수 있다.

지난 5월 9일 트랜스퍼마켓이 올린 자료에 따르면 현시점 가장 긴 리그 연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클럽은 불가리아 파르바리가에 소속된 PFC 루도고레츠 라즈그라드다. 무려 리그 10연패. 이번 시즌도 어김없이 우승을 차지한 루도고레츠는 불가리아 리그의 전통 강호가 아님에도 최근 들어 매 시즌 경쟁자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2위는 앞서 언급한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이다. 이번 시즌에도 레반도프스키의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조기 우승을 거머쥔 뮌헨은 이제 더 이상 리그 내 라이벌이 없는 듯하다. 도르트문트와 라이프치히가 뮌헨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되지만 실질적인 경쟁을 보이지는 못하다.

이어 오스트리아의 FC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아제르바이젠의 카르바흐FK가 리그 7연패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유독 눈길이 가는 팀도 보인다. 바로 K리그의 전북현대모터스다. 지난 2020 K리그1 우승으로 리그 4연패를 달성한 전북현대는 전 세계 기록에서도 6위(리그 4연패)를 기록하는 진귀한 모습을 보인다. 2021 시즌 역시 울산현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만약 전북현대가 리그 5연패를 기록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인지도를 높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시즌의 부진으로 연패 기록에서 낙제됐거나, 낙제될 가능성이 큰 명문 클럽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이다.

유벤투스는 지난 9시즌 모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한 놀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이는 유럽 변방 리그나 비유럽 리그가 아닌, 유럽 4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발생한 기록이기에 그 의미가 훨씬 컸다.

그러나 이게 웬일일까. 이번 시즌 유벤투스는 극도의 부진으로 인터밀란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고 말았다. 단순히 치열한 우승 경쟁에서 밀린 것도 아니며 리그 한 경기가 남은 현시점, 1위와는 승점이 무려 13점 차다. 리그 순위 또한 현재 5위다. 이는 자력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유벤튜스 입장에서 수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유벤투스가 이번 시즌에도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더라면 리그 10연패라는 진귀한 기록을 달성함과 동시에, 루도고레츠와 함께 전 세계 리그 연패 기록에서도 1위에 설 수 있었다.

파리 생제르맹의 경우 이번 시즌 리그 한 경기가 남은 현시점, 릴에 승점 1점 밀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릴과 파리 모두 최종 라운드 상대가 리그 중하위 팀들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릴의 리그 우승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파리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거둘 경우 파리는 리그 4연패를 기록하며 앞선 전 세계 리그 연패 순위에서 전북현대 등과 나란히 6위를 기록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점은 만약 파리가 지난 16-17시즌 AS모나코에 밀리지 않고 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경우다. 축구에 만약이란 없다만 16-17시즌 파리가 우승을 차지했더라면 20-21시즌 릴에 역전 우승을 차지할 경우 파리는 리그 9연패 기록을 쓸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리그 연패 기록이 얼마나 쓰여 지기 힘들며, 유지하기 힘든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앞선 순위에서도 볼 수 있었듯, 리그 연패 기록은 변방 리그일수록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는 한 팀이 지속적으로 우승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리그 9연패 기록을 쓴 뮌헨이 어디까지 연패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021.05.22. 사진=바이에른뮌헨 공식 SNS, 트랜스퍼마켓 공식 SNS, 전북현대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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