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2년 연속 결승 진출의 기회를 스스로 망가뜨렸다.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은 5일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와의 20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리야드 마레즈의 두 골에 무너지며 2-0, 합계 스코어 4-1로 2년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차전 마르퀴뇨스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에 두 골을 내리 실점하며 불리한 위치에 놓인 것을 더해 지난 시즌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경험이 맞물리며 동기부여는 충분했던 PSG였다. 특히 네이마르는 경기 전 구단 공식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 시절 2016-2017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 ‘캄프누의 기적’의 선봉장이었음을 떠올리면 분명 기대감을 갖게했다.

그러나 동기부여가 너무 강했던 걸까. PSG는 경기가 진행될수록 자신들의 경기를 그르쳤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높은 라인과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한 PSG는 양 측면 네이마르와 디마리아의 개인 드리블을 활용한 공격으로 맨시티의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11분 에데르송의 정확한 골킥을 기점으로 한 리야드 마레즈의 선제골이 나오자 PSG는 급해졌다. 네이마르는 지나친 개인 드리블로 공격 템포를 떨어뜨림은 물론 잦은 턴오버를 유발했고, 디마리아는 특유의 탈압박 장면 외에 최종 선택에서의 정확성이 부족했다.

여기에 음바페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대신 나온 이카르디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며 PSG 2선과 3선에 수비 부담을 가중했다. 이카르디가 직접 득점을 노리는 포처 유형임을 고려해도 아쉬운 활동량과 움직임이었다. 실제 이카르디는 경기 전체에서 16번만의 터치를 가져갔고, 장기인 슈팅 하나 없이 교체됐다.

상대 맨시티는 이를 이용하며 합계 스코어 3-1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라인을 내리지 않고 유기적인 압박으로 PSG 선수들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었다.

후반에도 더욱더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던 PSG였지만 급한 마음에 전방에서의 정확도는 점점 떨어졌다. 여기에 후반 18분 마레즈의 추가 골로 승부의 추가 기울자 PSG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로 자멸하기 시작했다. 실점한 지 6분 만에 디마리아는 페르난지뉴에게 고의적인 발길질로 퇴장당하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베라티와 네이마르는 흥분하며 비욘 퀴퍼스 주심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선수들의 흥분과 함께 벤치의 판단도 아쉬웠다. 전반 내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이카르디를 후반 17분이 돼서야 교체해줬다. 최소 두 골이 필요했던 PSG 입장에서는 분명 과감한 판단을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내려야 했다. 1차전에도 선제골 이후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영과 선수교체로 역전을 허용한 것과 더해져 포체티노 감독에 아쉬움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번 4강전이었다.

파리의 흥분과 급함은 스탯에서도 드러난다. 55%의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고 무려 14개의 슈팅을 쏟아냈지만 전방에서의 그릇된 판단으로 유효슈팅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카드도 디마리아의 레드카드와 함께 4장의 경고를 받았는데, 이 중 퇴장과 3장의 옐로우 카드가 실점 이후에 나오며 추격 해야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이렇듯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지나친 열정을 택한 PSG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은 또다시 다음 시즌으로 미루게 됐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021.05.05. 사진 = 파리생제르맹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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