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스포츠 계에서 프로선수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는 학생들조차 선수 생활 시작이 세미프로인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렇다면 과연 프로는 어떻게 가는 걸까?

축구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선수가 한 고등학교(프로 산하)를 3년간 다니게 되면 해당 팀은 선수에 대한 우선지명 권리를 갖게 된다. 현재 우선지명에 대한 인원 제한은 풀려 있어 웬만한 경우 대부분은 우선지명 된다.

이렇게 우선지명 된 선수들 가운데 프로구단이 선택하는 선수는 곧바로 프로구단에 입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드문 케이스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에 진학해 대학 선수로 생활하거나, 준 프로 리그, 해외 리그로 빠져나간다. 선수 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대학 진학의 경우 3학년까지는 구단이 선수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합의 없이 다른 팀에 입단할 수 없는 것이다. 해외 진출 역시 국내 복귀 시 기존 구단 복귀 필수라는 규정이 있다.

이 중에서도 필자는 대학에 진학한 선수들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 운동부가 어떻게 운영되며 그들을 지원하는 곳은 어딘지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대학 운동부가 건강하게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기관이 한국대학스포츠 협의회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5월 11일 필자는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KUSF 사무처에서 기획총괄팀 김민희 팀장님을 만나 대학 스포츠와 KUSF, 그리고 팀장님의 직업적 삶과 가치관이라는 큰 두 테마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대학 스포츠의 현재와 KUSF의 역할’을 주제로 한 팀장님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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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KUSF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민희라고 합니다. 기획총괄팀 팀장을 맡고 있고, 협의회에서 일한 지는 10년 조금 넘었습니다. 저희 협의회가 2010년 6월에 창립했는데, 제가 2011년 3월부터 일을 했으니 협의회가 커온 과정을 저도 함께한 것 같습니다.

Q. KUSF 기획총괄팀이 하는 역할은?

A. 저희 기관이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학들이 모여 만들어진 협의체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운동부를 활성화하고 대학스포츠를 발전시킬지 항상 고민하는데, 저희 기획총괄팀 같은 경우에는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책 기획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사업적인 영역으로는 대학운동부를 평가 및 지원하고, 운동부 유지를 위해서는 학생 선수 선발이 잘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체육 특기자 선발 제도 개선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모토가 ‘공부와 운동을 같이하는 학생선수 양성’이거든요. 따라서 학생 선수들에 대한 학사관리와 기본적인 교육 파트 역시 담당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운동부 운영의 방향성을 정하고 시행 가능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KUSF 및 학생선수들이 겪는 대학스포츠 애로사항은?

A. 되게 많아요(웃음). KUSF가 있기 전후를 비교해보면 질문에 대한 답이 간접적으로 될 것 같아요.

저희 협의회가 생기게 된 가장 큰 계기가 특기자 선발에서의 입시 부정 문제, 흔들리던 대학 운동부의 근간이었어요. 우리나라는 초중고 대학이 다 연결되다 보니 교육의 사다리 맨 꼭대기에 있는 대학 운동부가 무너지면 초중고가 전부 무너지는 셈이거든요. 공부하는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운동하는 학생들도 결국 초중고 대학을 거치고 사회에 진출하게 되니까요.

사실 이전까지 학생 선수라는 개념은 단순히 ‘선수’를 의미했어요. 그래서 스카우트도하고 그랬던 건데, 사실 대학이라는 건 입시잖아요. 그러다 보니 학생 선수들을 제대로 선발하고 공부와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도록 육성하도록 도울 구심점이 되는 기관이 필요했어요. 저희는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학생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예전의 스카우트 제도를 없앴고, 지금 U리그에서는 ‘C0룰’이라고 해서 직전 두 학기 성적이 ‘C0’가 되지 못하면 리그에 출전을 못 하도록 하고 있거든요. 대회도 과거 토너먼트만 다니던 것을 리그제로 전환해서 학교 내에 있는 시간을 늘리는 등 선수들이 학교생활과 수업에 참여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고 있어요.

그런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이 있어요. 왜냐하면 과거에는 그냥 운동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었고 대학에 와서도 운동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운동만 해서는 대학에 갈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고 대학에 와서도 학생으로서의 역할과 선수로서의 역할이 다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깐 학생 선수들이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어려움을 표출해요. 사실 힘들죠. 하나만 하는 것도 힘든데 성실하게 공부까지 한다는 게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학생 선수들과 대학에서의 어려움과 불만은 있죠. ‘C0룰’ 같은 경우도 초기에는 학부모들, 감독님들 항의 전화가 엄청 오기도 했어요.

결국 KUSF가 느끼는 애로 사항이 학생 선수들이 느끼는 애로 사항과 똑같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대학 협의체인데, 제도들을 대학들이 모두 동의한 것이 아닌가요?

대학들은 다 동의를 하죠. 그런데 협의라는 것이 협의를 통해 규정이 시행된다고 해도 막상 맞닥뜨려졌을 때 어려움에 처하거나 변화를 줘야 하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C0룰 같은 경우 2017년도부터 시작됐는데, 지금은 출전 불가 비율이 1% 미만으로 떨어졌어요. 다행히 잘 정착이 됐고 시행이 된 것 같아요.

Q. 미국과 우리나라 대학 스포츠의 차이점은?

A. 저희 기관이 미국의 NCAA(미국 대학 체육 협회)를 롤 모델로 만들어진 기관인데, 미국과 한국은 스포츠 환경이나 상업적인 면에서 다른 점이 상당히 많아요. 해외 같은 경우는 일단 운동을 한다고 학생 선수들이 수업을 안 들어간다든가 그런 거는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이 잘 돼 있고,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전공과 직업을 갖거든요. 미국도 그렇고요.

NCAA에 저희도 직접 가서 얘기를 나눠본 적도 있는데, 본사에 들어가자마자 엄청 크게 쓰여 있는 말이 ‘결국 1%의 선수만이 운동으로서 성공을 하게 되고, 우리에게는 99%의 나머지 학생 선수들이 존재한다.’거든요. 우리나라도 학생 선수가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사례도 많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통계만 봐도 4학년이 되면 절반 정도가 탈락을 해요. 결국 나머지 절반은 중간에 운동을 포기하는 상황이 되는 거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학생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자기 진로를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저희 역할이에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학습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측면에서는 똑같아요.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사실 애초에 대학 운동부 위상 자체가 미국과 우리나라는 다르거든요. 미국은 대학 스포츠 자체가 큰 시장이에요. 미디어가 붙고, 예산 규모 역시 다르다 보니 우리나라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시작을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U리그에는 티켓이 없어요. 그냥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는 그 티켓 하나하나가 굉장히 비싸고 시즌 권 티켓을 팔기도 해요. 동문들이 같이 즐기기도 하고 축제 그 자체거든요. 특히 풋볼이나 농구의 경우 굉장히 큰 시장이 되다 보니까 어떤 선수를 데려오는지도 중요하고요.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대학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롤 모델로 NCAA를 차용해서 기관이 설립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가는 방향은 주변 환경이 다르다 보니 아무래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Q. 대학 안에서 운동부 인지도를 확대하고 리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저에게 역으로 질문을 하셔서, 일반 학생들과 학생 선수들 간 동떨어진 현실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A. 말씀해주신 ‘일반 학생들과 학생 선수들 간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고 다가가기가 힘들다.’라는 게 저는 포인트인 것 같아요. 대학 내에서 선수들이 스타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친구잖아요. 따라서 나중에 유명해질 선수와 친구가 된다는 개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 경기면 보러 갈 거잖아요.

지금까지 학생 선수는 그냥 운동부였어요. 운동부끼리만 생활하고 시합하고 수업에 안 들어오고 대학 생활을 안 해도 졸업에 지장이 없었죠. 저만해도 다녔던 학교에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있었는데. 심지어 수업에서 출석부를 보면 같이 이름이 붙어 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한 번도 실제 본 적은 없어요(웃음). 이렇게 되면 점점 동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학생선수들이 학교생활을 더 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어쨌든 지금은 경기라는 것 자체가 학교 안으로 왔잖아요. 학교 안에서 내 친구가 시합을 한다고 하면 보러 갈 수도 있는 거고요. 그리고 위해서는 그 선수들과 친구가 돼야 하는 거고, 결국 가장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건 수업으로 귀결되거든요, 그래서 학교 측의 노력을 물어보신다고 하면 학생선수들이 학교 안에서 섬 문화를 탈피하고 적극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가장 기본적이라고 생각해요. 현수막 붙이고 홍보하고 중계하고 이런 건 부차적인 문제고요. 사람들은 결국 자기한테 관심이 있고 내 친구면 찾아보는 거니까. 우리학교면 찾아보는 거거든요.

#두드림 프로그램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에 학생선수들의 학사관리를 하는 두드림 프로그램이 있어요. 쉽게 말하면 멘토 멘티 프로그램이에요. 일반 학생과 학생 선수가 어울릴 수 있도록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상황에 맞게 운영을 하고 있는데, 동국대에서 시범운영을 2년 정도 했었어요. 동국대에서는 ‘더블 튜터링’이라고 수업을 하나 개설했었는데 학생 선수는 일반 학생에게 운동을 가르쳐주고, 일반 학생은 공통 교양이나 영어, 사진 등 관심사를 가르쳐주며 서로 교류를 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랬더니 학생 선수가 경기를 하니까 일반 학생 친구들이 보러 가기도 하고, 그 안에서 서로 친구를 만들었던 굉장히 좋은 사례였거든요. 만약 내가 야구 동아리인데 야구 선수에게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요. 마찬가지로 학생 선수들도 운동부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가 다른 전공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의 문화를 접하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되게 가능성이 있고 좋다고 생각해요.

Q. 대조적인 종목별 참가팀 수 차이 그리고 미비한 경기장 수, 리그 운영에서의 어려움은?

A. 당연히 팀이 많으면 리그가 더 활성화되고 좋은데, 사실 팀이라는 건 학교에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거든요. 특정 종목 유치와 같은 역할에서는 저희는 벗어나 있어요. 다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운동부가 무너지지 않고 잘 유지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하는 차원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프로가 있는 종목이나 단체종목 같은 경우 리그 운영이 쉬운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희가 단순 경기단체는 아니기 때문에, 경기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리그를 열면서 정책적으로 리그를 지원하는 거거든요.

예컨대 예전에는 학교에서 벗어나 한두 달 토너먼트 경기를 했어요. 그러면 학기 중에는 당연히 수업에 못 들어오고, 학교생활이 안 됐죠. 그런 걸 바꾸기 위해 ‘홈&어웨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선수들이 학기 중에는 리그에 뛰면서 학교생활도 하게 됐어요. 또한 대회를 리그만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규정하고. ‘C0룰’도 리그에 들어오는 종목들은 지켜야 하고. 단체종목들의 경우 그런 정책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리그 운영이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다음에 이런 정책이나 방향성에 동참하고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다른 종목들이 리그에 들어오게 된 거예요. 소프트 테니스라는 종목이 생뚱맞아 보일 수도 있는데, 리그 참여 의지가 되게 강했거든요. 그래서 들어오게 됐고, 아이스하키 같은 경우에도 동계 종목이잖아요.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그 무렵 리그에 편입하게 되었어요.

물론 야구, 아이스하키 등 경기장이 미비해서 운영이 어려운 종목들도 있어요. 사실 학교 안에 시합이 가능한 야구장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또 학기 중에는 야구장 확보 역시 치열하잖아요. 프로야구도 당연히 시즌 중이고. 고교나 주말 야구도 하니까요. 아이스하키는 당연히 링크장이 있어야 하니까 경기장 확보가 어려운 부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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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대학 스포츠 리그가 어떻게 운영되고, 대학 운동부를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KUSF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후속 기사에서는 ‘KUSF에서의 팀장님의 삶과 직업적 가치관’을 주제로 한 인터뷰 내용을 전달하도록 하겠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021.05.15. 사진 = 직접 촬영, KUSF 홈페이지, NC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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