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산스장(산+헬스장)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전까지는 등산을 즐기거나 산책을 나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휴식공간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함에 따라 헬스 마니아들은 체육시설을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현재 헬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구가 구비되어 있는 산스장 관련 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직접 운동을 한 후 인증을 하는 사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소위 말하는 ‘근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러한 상황은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헬스에 관심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고 그들의 것이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헬스라는 것이 대중화되었을까?.

과거 보디빌딩은 여성에게 자신을 매력을 보이고 싶어 하는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물론 지금도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높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대중들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성별과 관련없이 향상된 삶의 질과 여가활동을 원하고 있다(이동욱, 2015). 이러한 경향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내적, 외적인 부분을 꾸밀 수 있는 피트니스 쪽으로 쏠리게 되었다. 과거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라고 인식되던 보디빌딩은 이제 그들의 것이 아니다. 대중들은 피트니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보디빌딩이라는 종목의 대중화가 가속화가 진행되어가고 있다.

시대적, 상황적 변화로 인해 보디빌딩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인식이 변화되어 이제는 하나의 종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한 보디빌딩 협회의 등장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많은 대회가 개설되고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보디빌딩 시장의 파이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그런데도 실제 대회장의 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사뭇 다르다. 무대가 없어 면접실과 같은 좁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대회도 있을 정도로 상황은 열악하고 심지어 관중이 없는 대회도 있을 지경이다. 최근 Nabba korea라는 대회를 관람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일부 마니아들, 선수의 지인, 서포터들로 대부분의 관중이 구성되어 있었고 그 이외의 사람은 볼 수 없었다.

한국의 헬스 열풍으로 인해 이제는 어디를 가더라도 헬스장을 볼 수 있다. 이제 헬스는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왜 보디빌딩에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일까?.

보디빌딩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왜 축구나 농구 같은 운동에 열광하는 것일까? 이유는 역동적이며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신현규, 2006). 하지만 보디빌딩은 종목 특성상 역동적인 느낌을 받기 힘들다. 그렇기에 관람객이 선수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다른 종목에 비해 부족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관람객을 늘리고 더 흥미로운 종목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까?.

기존의 보디빌딩 대회는 단순히 근육의 크기와 다이어트의 수준만을 평가했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면 지루함을 느끼기 충분했다. 평소에 헬스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도 보디빌딩 대회를 보는 경우는 손에 꼽힐 정도이다. 그래서 스포츠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역동성을 보디빌딩에 추가한다면 시각적으로 더 흥미로운 종목이 될 것이다. 단순히 스포츠 종목 중 하나가 아닌 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축구나 농구의 경우는 선수의 매력 및 기량을 표출할 방법이 다양하다. SNS나 유튜브를 보더라도 편집된 영상이 넘쳐난다. 하지만 보디빌딩은 선수의 끼와 특색을 표현할 방법이 다른 종목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종목이 신설되고 있다. 대표적인 신설 종목으로 ‘피지크’종목이 있는데 기존의 사이즈와 다이어트만을 평가하는 보디빌딩에 질려버린 사람들을 위해 탄생하게 되었다. 채점 기준을 일반인이 원하는 이상적인 역삼각형의 몸으로 두면서 무조건 멀기만 하게 느껴졌던 보디빌딩을 일단 대중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는 늘어났지만, 여전히 신설 종목에 대한 문제는 존재한다. 현재 국내 보디빌딩 시장은 이렇다 할 연구가 없다. 이유는 다양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는데 피트니스 산업이 너무 상업적인 부분으로만 성장했고 최근에 들어 관심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남상우, 2018). 그뿐만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지 선행 연구의 부족으로 인해 체계적인 정리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구의 부족만이 아니다. 국내 보디빌딩 시장은 대회 홍보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그로 인해 새롭게 신설된 종목의 유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다분하다. 심지어 언제 어디서 대회가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선수들이 많을 정도이다. 또한 신설된 종목의 경우 개인이나 사설 단체를 통해 개최되는데 규모와 상금이 공식경기에 비해 적기 때문에 많은 참여를 끌어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서 설명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한 보디빌딩 협회의 변화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협회 소속의 대회가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커리어를 위해 사실상 참여가 불가피하다. 여기서 문제는 해외로의 진출을 원하는 선수들이 다른 사설 단체의 소속이 되면 대한 보디빌딩 협회 주관의 대회에는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협회 소속의 선수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하려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사설 단체와 협회의 금이 커지고 이러한 문제는 다시 참여율 저조로 이어진다.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종목의 문제만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 보디빌딩은 지나치게 엘리트 중심이다. 즉 어릴 때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선수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무리 대중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라지만 협회에서 주관하는 정식 대회에서 입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회의 수가 너무 제한적이라 늦게 헬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기회조차 박탈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 대한 보디빌딩 협회 주관의 대회가 점차 늘어나야 한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

보디빌딩은 약물과 함께 성장한 종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경기향상에 도움이 되는 불법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고 대한 보디빌딩 협회 소속의 선수들은 주기적으로 도핑검사를 받는다. 도핑검사를 통해 금지약물 사용자를 모두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스테로이드를 사용했을지라도 일정 기간의 휴지기를 가진다면 도핑 검사에 걸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즉 제도적인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시로 최근 한국에서 열린 NPC KOREA를 들 수 있다. 이 대회는 불법 약물을 사용하지 않은 네추럴들을 위한 대회이다. 하지만 과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도 도핑검사에 적발되지 않아 우승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여기서 의견이 나뉘게 되는데 전자는 도핑 검사에 적발되지 않는다면 인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후자는 네추럴 대회에 불법 약물 사용자가 나온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 대회를 통해 불법 약물을 사용한 선수는 많은 비난을 받게 되고 보디빌딩 팬들은 돌아서게 되었다. 물론 선수의 양심도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나는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거짓말 탐지기 및 약물사용 적발 시 일정 기간 대회 참가를 금지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약물 사용이 가능한 대회와 약물 사용을 금지하는 대회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동등한 경쟁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시도된 대회에서 약물 사용자를 구분할 수 없었다. 점차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선수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얼마 없는 팬들도 잃게 되는 것이다. 제도적인 허점이 있다고 물론 대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인식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쟁에서 이기고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불법 약물이 암암리에 허용되는 것은 막아 기존의 팬들까지 잃어버리는 상황이 생기지 않아야 대중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약물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돌아선 팬들이 있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물론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보디빌딩 산업이 최근 발달하게 된 계기가 피트니스의 대중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스타 선수들의 해외 입상 등을 통해 보디빌딩을 접하게 된 사람들이 늘어난 것 또한 사실이다. 대부분의 권위 있는 해외 대회는 불법 약물 사용 없이는 입상이 불가능하다. 불법 약물을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크고 빠르게 근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약물 사용이 허용된 대회들이 인기가 많다. 문제는 이 선수들이 국내 대회 참가로 인해 다른 선수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고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국내 대회에서의 제도 확립이 우선 되어야 한다.

더 이상 남성의 것이 아니다.

몇 년 전까지 여성 보디빌딩은 단순히 체급에 의해서 나누어진 방식으로만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비키니 모델, 스포츠 모델과 같은 새로운 방식들이 도입되면서 일반 대중들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화되었다. 기존의 보디빌딩은 남성들과 같이 속옷만을 입고 진행되었다면 비키니 모델의 경우 하이힐을 신는 듯 예전보다 여성미를 더 뽐낼 수 있는 수단이 생기게 되었다. 이제는 근육의 사이즈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는 지난 것이다. 다양한 변화와 함께 양성 모두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고 현장의 분위기 또한 선수와 관객이 함께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다. 남성 보디빌딩에 비해 다소 늦은 시기에 시작되었지만 꾸준한 연구로 인해 그 관심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기량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꾸준히 여성 선수들이 많아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 보디빌딩에는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비키니 종목의 경우 적당한 다이어트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낼 수 있다. 그 기간 또한 짧으며 과거부터 지속하여 오던 전통적인 여성 보디빌딩에 비해 적은 노력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너무 다수의 인원이 특정 종목으로 쏠리는 현상이 생기면서 그 기준 또한 모호해지고 기본이 되는 여성 보디빌딩이 사라질 위기까지 온 것이다.

지금은 여가활동을 통해 건강을 찾고 탄력적인 몸매와 여성미를 뽐내기 위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전처럼 대회를 나가기 위해서는 굳이 큰 근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시대적인 상황과 새로 신설된 종목이 잘 맞닿으면서 유행이 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대한 보디빌딩 협회는 기존의 것을 고수하고 있는 입장이다. 지속해서 줄어드는 여성 보디빌딩의 인기를 감소하기 위해서는 협회도 시대에 맞는 발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준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 보디빌딩 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들은 기준이 너무 높아 일반 대중이 쉽게 참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설대회는 필요한 자격증 및 요건이 없어 헬스에 입문한 기간이 짧은 헬린이(헬스+어린이)들이 참여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대중들의 참여를 끌어내고 기존 보디빌딩 선수들이 다른 종목으로의 이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의상이나 장신구를 통해 자신을 더 꾸밀 수 있도록 규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규정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발생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상업적인 부분이다. 최근 국내 보디빌딩 시장의 성장과 동시에 국제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공식 국제대회를 나가려면 대한 보디빌딩 협회 소속의 선수로 활동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여성 보디빌딩 시장의 문제는 높은 요건들로 인해 점점 사설 단체로 선수들이 몰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대표 자격은 기존의 선수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이다. 타 종목을 막론하고 ‘국가대표’라는 것은 어느 곳을 가던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국가대표 그 자체가 경제성 및 상업적인 부분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특권을 자신들이 누려야 하는 당연한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점차 보디빌딩과 피트니스의 괴리감은 커지고 있다. 물론 노력을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니다. 수술이나 인위적인 방법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은 피트니스와는 다르게 여성 인체의 한계점과 심미성을 보여주는 것은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과 다르다는 인식의 변화는 필요하다. 피트니스 시장은 일반 대중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 내지 못한다면 괴리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원작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황해찬

황주희 기자 (juhee_h10@siri.or.kr)

[사진 = 대한보디빌딩협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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