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PT는 보디빌딩이 아니다.

2019년 1월 실화탐사대를 통해 피트니스 업계에 큰 파문이 일어났다. 보디빌더들이 주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오, 남용에 관한 주제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후 방송 출연자 박승현, 김동현 선수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이제 일반 대중들도 선수들의 약물 사용에 대해 낱낱이 밝혀지게 되었다. 일명 약투(약물+미투)운동이라고 불리는 이 파장은 보디빌딩 시장을 흔들어 놓게 되었고 이에 기존 권력을 쥐고 있던 1세대, 1, 5세대 보디빌더들은 많은 비난을 받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디서든 헬스장을 볼 수 있다. 그 정도로 관련된 산업들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냈지만 이제 입문하는 대중들을 알려줄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공급 또한 늘어나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교육 수준은 한참 밑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소위 말하는 삼류 트레이너들이 대거 생겨난 것이다. 그들이 피트니스 산업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실력만이 아니다. 문제는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레이너들이 늘어나면서 피해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제 막 헬스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느 헬스장을 가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을 지켜보면 어떤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운동을 어디서 배워야 할까? 그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회원간 코치를 금지하는 헬스장도 늘어나고 이에 따라 반강제적으로 PT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트레이너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경험이 없는 트레이너들이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를 하기 위한 요건이 없다 보니 기본적인 지식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즉 회원들은 알려주면서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눈높이에 맞춘 수준급의 수업이 필요하다. 단순히 자기만 운동을 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회원들보다는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PT를 받는다면 이전보다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밖에 안되는 것이 문제다. 일부 성공사례를 제외한다면 큰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결국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많고 단순히 경험해본 운동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헬스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실수는 트레이너가 몸이 좋다고 자신도 좋아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트레이너들은 누구나 몸을 키워 대회에 입상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약물의 유혹 또한 받게 되는 것이다.

보디빌딩은 근육을 단련해 인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스포츠다. 일반적으로 근육이 많고 몸이 좋은 사람을 보면 건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근육과 건강이 비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일반 대중을 위해서는 몸을 좋게 해줄 수 있는 트레이너가 아니라 건강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보디빌더들은 근육을 단련하기 위한 운동만을 해왔다. 그러기에 강도 높은 훈련은 필수적이고 자신의 방식을 회원들에게 주입할 소지가 다분하다. 누구에게는 도움이 되는 사람일지라도 누구에게는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트레이너 및 선수는 다른 직업들과 다르게 특별한 요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해 나가고 있기에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지 트레이너로 일할 근무지를 찾을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부분들로 인해 트레이너 또는 선수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계속 더 큰 근육을 원한다.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새롭게 대회 및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폰서들은 보충제 또는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이기 때문에 심사의 기준은 점차 근육의 크기와 선명도가 되어 간다. 늘어나는 대회들은 대중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늘어난 대회만큼 입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시 그들은 경력을 쌓고 트레이너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를 위협하는 불법 약물

보디빌딩에서의 불법 약물에 관해 유튜브를 찾다가 여러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헬스장 트레이너로 취직을 원하는 보디빌더의 이야기였다. 헬스장 대표는 트레이너에게 현재 약물 사용 여부를 물어봤고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불법 약물의 사용 목적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 더 넓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것이다. 가장 이름있는 ‘미스터 올림피아드’와 같은 권위 있는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불법 약물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참가 자격을 얻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이미 외국에서는 동네 헬스장 탈의실에서 스테로이드 주사기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을 정도로 당연시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그의 꿈을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전에도 말했듯 거래 자체가 불법이다. 하지만 사용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을 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큰 이유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다. 일반적으로 고환축소, 발기부전, 면역기능의 저하라고 알려졌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작용은 너무나도 많다. 의사들도 치료 목적의 스테로이드 사용을 두려워하고 여전히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렇게 위험한 약물을 보디빌더들은 무슨 자신감으로 그렇게 많은 용량의 약물을 매일 위생수칙도 지키지 않은 채 주입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자신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회원들을 가르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의문도 든다. 보디빌딩이 아무리 약물과 같이 성장한 스포츠라고 하지만 이제는 대중을 위협하는 극한의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이제는 유튜브에 ‘약투’라는 단어만 치더라도 수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헬스장 등록을 한 지 얼마 안 된 회원에게 운동에 도움이 되는 보충제라며 불법 약물을 먹인 것이다. 그 회원은 이제 앞으로 어떤 부작용이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불법 약물은 회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피트니스 시장에 입문한 초보 트레이너들에게 대회 준비를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약물은 권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트레이너는 자신보다 낮은 트레이너에게 다시 회원에게 약물을 권하는 것이다. 보디빌더의 대다수가 약물을 사용한 이력이 있고 현재도 사용하고 있다. 이제 입상은 약물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어쩔 수 없이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트레이너는 선배들을 위해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하는 일꾼이 되어버린다. 보디빌딩 업계의 고질병과 같은 문제지만 끊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 사이에서 몸이 좋은 것은 권력이 되고 서열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업계 자체가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한 번 눈 밖으로 나면 상황을 이전으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경력이 쌓이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순종하게 되고 이러한 악순환의 피해가 대중들에게 옮겨지는 것이다.

몇 가지의 예시를 통해 약물을 통한 보디빌딩 시장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물론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도 많다. 일반화를 시킬 수는 없지만 ‘아니다’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문가들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데이터가 모이고 그것이 그들의 힘이 된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과 가장 가까이 있는 트레이너들은 현재 어떤 상황인가? 보디빌더로서의 전성기인 30대 중반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선수로서의 활동이 사실상 힘들어진다. 기본적인 자격증도 없이 운동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결과 은퇴 후 진로 또한 고민이 많아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는 자신의 헬스장을 오픈하거나 헬스 관련 사업으로 뛰어들게 된다. 다른 직업들은 경력이 쌓이면서 가치가 올라가지만, 트레이너는 점차 하락세를 보인다.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지식을 쌓는 행위보다는 입상이라는 목적을 두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중들은 이미 변화의 시대에 들어섰다. 주변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 헬스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트레이너가 바뀔 차례이다. 대중들이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더 향상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트레이너가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헬스 산업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높은 수준을 가진 트레이너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원작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 황해찬

황주희 기자 (juhee_h10@siri.or.kr)

[사진 = 대한보디빌딩협회 홈페이지]

<참고문헌>

김진성, 남상우(2014). 여성보디빌더의 기능적 갈등 분석. 한국스포츠사회학회지, 27(1), 27-49.

남상우(2018). 피트니스 클럽의 사회학. 한국스포츠사회학회지, 31(3), 67-90.

박명훈(2020.03.24). 일반인의 ‘약투’…멋진 몸매 꿈꾸며 스테로이드제 투여 성행. 시빅뉴스. Retrieved September 17, 2020, from 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087

신현규(2006). 축구경기, 왜 우리는 열광하는가.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회지, 14(1), 139-147.

이동욱(2015). 보디빌딩 참여자의 여가태도 요인과 스포츠 소비욕구, 스포츠 소비문화의 관계. 한국체육과학회지, 24(4), 713-728.

이정래, 권기남(2018). 여성 보디빌딩 선수들의 구별짓기에 관한 연구. 한국스포츠사회학회지, 31(1), 107-129.

홍승완(2020.09.09). “근 손실 막자” 문 닫은 헬스장 대신 산스장 향하는 사람들. 아주경제. Retreived September 14, 2020, from

https://www.ajunews.com/view/20200909102843682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