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이수영 기자] 20-21 UEFA 챔피언스리그가 첼시의 우승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무엇보다 19-20시즌 이후 또다시 프리미어리그 팀 간 결승전이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프리미어리그 팀 간 결승전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근 10년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세계 최상의 리그이자 모든 선수가 꿈꾸는 무대이지만 늘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 전통 강호들에 뒤처져 프리미어리그 팀들은 빈번히 빅 이어를 들어 올리는 데 실패했다.

최근 9년(12-13시즌부터)만 보더라도 프리미어리그 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기록은 이번 시즌과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한 19-20시즌, 리버풀이 준우승을 차지한 18-19시즌을 제외하고는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19-20시즌을 시작으로 치러진 세 시즌 동안 총 네 개의 PL 구단이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동안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PL 팀들이 보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최근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행보가 무섭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발표한 유로 2020 최종명단에 따르면 전체 26명의 선수 가운데 키어런 트리피어(AT마드리드)와 제이든 산초, 주드 벨링엄(이하 도르트문트)을 제외한 총 23명의 선수가 현재 프리미어리그 소속이다.

팀 수도 다양하다. 이들이 속한 구단은 맨유(딘 헨더슨, 해리 매과이어, 루크 쇼, 마커시 래시포드), 맨시티(카일 워커, 존 스톤스, 필 포든, 라힘 스털링), 첼시(벤 칠웰, 리스 제임스, 메이슨 마운트), 토트넘(해리 케인), 리버풀(알렉산더-아놀드(부상 낙마), 조던 헨더슨), 아스날(부카요 사카), 리즈(칼빈 필립스), 웨스트햄(데클란 라이스), 울버햄튼(코너 코디), 아스톤 빌라(타이론 밍스, 잭 그릴리시), 에버튼(조던 픽포드, 도미닉 칼버트-르윈), WBA(샘 존스톤)로 총 12개다. 다양한 구단에 속한 PL 선수들이 포진해있는 그야말로 ‘팀 PL’을 구성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의 친선 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알렉산더-아놀드가 부상 낙마했지만 최종 명단에 우측 풀백만 무려 세 명이 더 있다. 키어런 트리피어, 카일 워커, 리스 제임스가 이에 해당한다. 아놀드의 대체 선수로는 현재 사우스햄튼의 제임스 워드-프라우즈, 맨유의 제시 린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풀백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공급이 부족한 현대축구에서 풀백 여유분이 넘치는 잉글랜드의 모습은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이 얼마나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잉글랜드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국제대회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월드컵에서도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우승 이후 우승은커녕 준결승에 진출한 횟수도 2회에 그친다.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이하 유로) 역시 단 한 차례도 우승이 없다. 준결승에 2회 진출한 기록이 전부다.

잉글랜드는 지금 국제 대회 무대 우승에 매우 목마른 상태다. 프리미어리그가 유럽 무대를 제패하고 있는 현시점, 어쩌면 잉글랜드에게 이보다 좋은 유로 우승 기회는 없을 수도 있다. 잉글랜드가 프리미어리그 스타들을 필두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유로 2020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이수영 기자(dnsall123@siri.or.kr)

[2021.06.04. 사진=유로2020 공식 SNS,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공식 SN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