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물론 이런 제도들이 장점만 갖고 있지는 않다. 더 낮은 순위를 차지한 구단에 일종의 보너스가 돌아오는 만큼, 더 나은 다음 시즌을 위해 이번 시즌을 포기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를 ‘탱킹’이라고 하는데, 일부러 가장 낮은 순위를 차지해 상위 드래프트 픽을 받으려는 행동이다. 이는 경기의 질적 저하라는 문제를 야기했고, 스포츠맨십이 부족한 행동이라고 평가받는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NBA는 ‘드래프트 로터리 제도’를 도입했다. 그래서 무조건 낮은 순위의 팀이 상위 드래프트 픽을 얻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전력이 약한 팀은 드래프트를 통한 전력 상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탱킹이 일어난다. 특히 NFL과 같이 한 시즌 경기 수가 적은 리그는 더욱 매 경기에 선수단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 드래프트 제도의 단점이다. 또한 지명을 받는 선수 입장에서 본인의 의사는 고려되지 않는다. 그래서 드래프트 제도가 상당히 부당하다고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리고 샐러리 캡 제도는 강제로 연봉의 상한선을 정하다 보니 선수와 구단 간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자연스럽게 한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랫동안 뛰는 일이 쉽지는 않다. 경쟁리그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선수가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호주의 프로축구 리그(A리그)는 샐러리 캡 제도를 고수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많은 호주 선수들이 다른 리그에 비해 적은 돈을 받으며 뛰고 있다. 그래서 많은 자국 선수들이 해외로 유출되었다.

이런 북미 스포츠의 특성상 단장의 주요 역할은 선수단의 질적 향상이다. 단장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GM(general manager)으로 불린다. 반면 감독은 Head Coach라고 불린다. 캠브리지 대사전에 따르면 Coach라는 단어의 뜻은 ‘어떤 사람의 스킬을 향상하기 위해, 가르치는 사람’이다. 용어상으로도,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술적, 전술적 부분을 지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Manager는 ‘어떤 조직을 관리하는 책임을 갖는 사람’이다. 즉 단장이 오히려 감독보다 팀의 리더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단장은 전반적으로 선수단 구성에 가장 깊게 참여하고, 선수단 관리에 있어서도 책임이 있다. 그리고 샐러리 캡이나 드래프트 픽 교환 등 선수를 영입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국 프로스포츠 특성상 단장의 판단이 중요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드래프트 픽이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축구처럼 이적료를 통해 선수를 데려올 수는 없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FA(자유계약) 상태일 때 혹은 트레이드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선수를 데려올 기회인 드래프트가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미래를 위해 주요 선수를 높은 드래프트 픽과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는 등 복잡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어떤 방향으로 팀을 구성할지가 모두 단장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선수단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직책이다 보니 과거 선수나 코치 출신이 단장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본적으로 특정 스포츠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인물이 단장 자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런 기조가 조금씩은 변하고 있다. 특히 MLB에서 가장 크다.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 빈의 성공으로 대세가 된 데이터 야구와 함께 비 스포츠인이 단장에 오르는 경우도 생겼다. 그들은 세이버메트릭스로 대표되는 데이터 야구에 능하고, 대부분 명문대 MBA 출신이다. 그래서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에 능하다. MLB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도 데이터 활용이 대세가 되면서 많은 인원이 단장 혹은 그 밑에 직책에서 힘쓰고 있다. 그래서 현대 미국 프로스포츠의 단장은 선수단을 구성하는 역할이 주된 업무이며, 이를 위해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전문가가 단장 자리에 임명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유럽에서의 스포츠 구단 단장의 역할은 사뭇 다르다. 먼저 유럽 스포츠 리그의 구조부터 미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미국의 경우 프로스포츠 리그가 따로 존재하고 생활 스포츠와 연결이 되어있지 않다. 하지만 유럽의 프로스포츠 리그는 승강제를 통해 생활 스포츠가 프로스포츠와 연결되어 있다. 아마추어 클럽이 좋은 성적만 계속해서 거두면 프로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 미국처럼 프로리그로 삼는 곳은 독립 법인으로 이루고 있다. 하지만 프로리그에 참여하기 위해 가입비를 내는 과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구단이 리그에 속하지만, 그 내부에서 꽤 독립적인 존재이다.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과 다르게 마케팅이나 스폰서십에 있어서도 구단 개별적이다. 미국에서 리그를 운영하는 커미셔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유럽 스포츠 리그에서 리그가 진행하는 스폰서십이나 마케팅은 상당히 한정적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엄격한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점이 특히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EPL)에 많은 자본이 집중되는 것을 유도했다. Statista (2019)에 따르면, 2018/19시즌 유럽축구구단 수입 상위 12개 팀 중 EPL 클럽이 6자리를 차지했다. 오히려 적은 규제 속에서 돈을 사용하고 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에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지나친 투자로 인한 구단의 파산을 방지하기 위해 FFP(financial fair play) 제도를 도입하는 등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FFP는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는 구단을 줄이고자 고안한 제도이지만 실효성에 관한 논란이 존재한다. 또한, 위반에 따른 제재가 각국의 리그가 아닌 UEFA가 주관하는 대회에 한정적인 부분이 아쉽다.

언뜻 보면, 미국의 프로스포츠가 견제한 것처럼 재정적으로 튼튼한 구단이 슈퍼스타들을 수집해서 독재하는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대부분 리그에서 매번 우승권에 가까운 팀이 우승을 차지하고 상대적으로 이변이 적게 일어난다. 그런데도 유럽 스포츠 리그가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리그의 기원을 살펴봐야 한다. 모든 구단의 시초는 생활 스포츠 클럽에서 온 것이다. 대부분 100년 가까이 된 구단이 많은데, 스포츠가 유럽 도시 곳곳에 퍼지면서 태어난 클럽이 현대적인 구단의 형태로 발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구단이 지역 주민들과 밀착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팬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이러한 부분은 오히려 미국의 대학 스포츠와 유사하다. 몇십 년에서 길게는 백 년 가까이 연고지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성적과 관계없이 팬들을 모을 수 있었다. 특히 독일의 분데스리가는 그런 점을 철저히 지켜오며 성장했다. 독일의 분데스리가에는 다른 나라 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규정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50+1규정’이다. (bundesliga, 2017)에 따르면 50+1 규정상 기업 투자자가 구단의 49% 이상을 소유한다면 독일 분데스리가에 참여할 수 없다. 또한, 가장 핵심은 반드시 팬들로 구성된 클럽 조합원이 구단에 의결권을 가져야 한다. 이 규정의 의미는 팬들이 직접적으로 구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팬들은 구단에 더욱 충성도를 느끼며, 본인이 구단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더 많은 팬을 위해 티켓 가격을 큰 폭으로 상승시키지 않기도 했다. Statista(2016)에 따르면 NFL은 평균 92.9달러(약 10만 9천 원)로 미국 프로스포츠 중에 가장 비싼 티켓 가격을 자랑한다. 반면 분데스리가는 평균 22.75유로(약 3만 5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신재민, 2012). 이런 다양한 노력이 있어, 분데스리가의 재정적 안정적이며 성적에 큰 상관없이 꾸준히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을 수 있었다. 반어적이게도, 미국과 달리 스포츠와 상업성의 분리를 통해서 분데스리가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는 해외리그로의 이적이 활발해지면서 재능 있는 선수들의 해외 유출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의견에 대해 구단과 리그는 선수가 아닌 팬 위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팬들에게 유능한 선수들의 유출로 인한 전체적인 실력 저하보다 팬들을 위해 운영되는 리그가 되지 않는 것을 더 경계하고 있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naver.com)
[21.7.6,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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