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지난 9월 13일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과 독일 분데스리가가 개막했다. 두 리그의 중계권을 가진 스포티비를 통해, 국내에 있는 축구 팬들이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사 플랫폼인 ‘SPOTV NOW’는 많은 접속자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버가 마비되며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점진적으로 축구 중계 유료화에 힘쓰고 있는 것에 비해 초라한 성과다. 이번 시즌 EPL에서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 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를 유료화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스포티비는 작년부터 부분적으로 유료중계를 시도하며 국내 스포츠 중계에 변화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서버로 인해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 가격은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스포츠 중계의 중요성 역시 증가하고 있다. Lange(2020)에 따르면, EPL 중계권료는 10년 전보다 약 3배 정도 올라 36억 유로(약 4조9천억)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더는 무료로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다. 해외 리그의 경우, 이러한 천문학적인 중계권료를 시즌 종료 후, 순위에 따라 분배한다. Gough(2020)에 따르면, 모든 EPL 구단은 기본으로 8천만 파운드(약 1203억 원)를 중계권료로 받고 순위에 따라 2백만 파운드(약 30억 원)에서 3천6백만 파운드(약 540 억원)까지의 금액을 받는다. 이는 EPL 구단에게 가장 큰 수입원으로 자리 잡으며, 다른 리그에 비해 재정적인 우위를 갖게 만든다. 2020/21시즌 EPL 구단의 총 수입 중 중계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로 추정하고 있다(Lange, 2020). 중계권료가 비싸다는 것은 리그에 속한 구단이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EPL의 경우만 보아도, 높은 중계권료로 인해 하위권 구단도 많은 돈을 쓸 수 있다. EPL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중계권료 수입이 3위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EPL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던 ‘허더스필드’가 비슷한 중계권료 수입을 보이기 때문이다. 라리가에서 상위 3개 구단을 제외하고는, EPL의 기본 중계권료인 8천만 파운드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을 보이고 있다(Laliga, 2018). 그만큼 EPL은 자본을 앞세워 많은 돈을 매년 이적시장에 사용하고 있다. transfermarkt(2020)의 조사에 따르면, EPL 구단은 올해 선수 영입에 총 12억 유로(약 1조6400억 원)를 사용했다. 반면, 라리가는 3억8천만 유로(약 5190억 원)만을 사용했다. 그래서 많은 리그는 다양한 중계 플랫폼 확대와 중계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리그 중계권료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K리그의 현실은 어떤가? 황민국(2020)에 의하면, 올해 K리그와 국가대표팀 경기를 통합해서 중계권을 판매하려고 했다. 입찰 시작가는 4년에 1000억 원으로 연간 250억 원 규모였다. 하지만 그 가격에 입찰한 방송사는 없었다. 오히려 국가대표팀 경기와 통합을 해서 팔려고 시도했던 것이 악수였다. 황민국(2020)에 의하면, 국가대표팀 경기가 가진 ‘보편접 접근권’(전체 가구의 75% 시청 보장)때문에 해외자본이 중계권 입찰에 뛰어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 협상했던 JTBC측과 협상에 들어갔고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60억원 규모로 계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전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그리고 K리그의 흥행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결된 중계권료는 아쉽다. 게다가 연간 60억 원이라는 수치는 주변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적은 액수임은 틀림없다. 연간 2200억 원을 받는 일본 J리그나 2600억 원의 중국 슈퍼리그는 둘째치더라도, 태국 리그가 현재 계약 기간 8년에 연간 약 777억 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두고 영국 최대 미디어 그룹인 퍼폼의 계열사 DAZN과 협상 중인 것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윤은용, 2019). 또한 말레이시아 리그 역시 다국적 중계권 기업인 ‘MP&실바’가 15년간 12억6000만 링깃(한화 약 3300억 원)을 주고 중계권을 구매했다(김환, 2017). 특히 J리그는 DAZN과의 초대형 계약으로 중계권료 수익이 증대했다. 김정용(2018)에 따르면, J1의 경우 DAZN 계약 이후 연간 3억 5천만 엔(약 35억 원)으로 늘어났다. J2는 1억 5천만 엔(약 15억 원)으로, J3는 3천만 엔(약 3억 원)으로 늘었다. 우승 상금도 모두 배로 늘었다. J1 우승 상금은 3억 엔(약 3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런 흐름에 맞춰, J리그는 이니에스타, 토레스와 같은 슈퍼스타를 영입할 수 있었다(신무광, 2018). 하지만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K리그 구단의 손익 계산서를 확인해봐도, 각 구단의 중계권료로 인한 수익은 찾아볼 수 없다. 즉 K리그가 각 구단에 중계권료 수익을 나눠줄 정도로 중계권료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K리그의 낮은 중계권료로 인해 각 구단이 재정적으로 모기업이나 시의 지원에 의존하는 것이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모기업이나 시의 지원이 줄어들 경우, 팀의 전력이 악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윤은용(2020)에 따르면 K리그의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연간 400억에 달하던 운영비를 계속 줄여나갔다고 한다. 그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이적 자금 역시 줄었고 이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웃 국가 일본의 J리그는 어떻게 중계권료 ‘대박’을 칠 수 있었을까? J리그와 중계권을 독점 계약한 DAZN 사장은 중계권을 산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10년이라는 긴 기간을 계약하는 데 있어서 현재의 가치보다 미래 발전 가능성을 중시했다. DAZN이 J리그와 계약했던 2017년보다 10년 전부터 이미 J리그는 유료중계를 진행하고 있었다. 게다가 20만에 가까운 유료 패키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류청, 2018). 즉 J리그 팬들은 이미 유료로 J리그를 시청하는 것에 적응이 되어있었다. 또한 J리그(2016)에 따르면 2016시즌 J리그의 평균관중은 17,813명이었다. 또한 일본의 인터넷 사용률은 92%일 정도로 인터넷 저변이 확대되어 있다(Kemp, 2020).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DAZN은 J리그와 중계권 입찰에 참여했다. 그리고 J리그는 2016년부터 전 세계에 모바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데스크톱으로 사용하는 인구를 뛰어넘는다는 statcounter(2016)의 발표에 맞춰 J리그는 기존의 TV 방송사가 아닌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와 중계권을 계약했다.

양측 간의 판단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은 빠르게 먹혔다. 먼저 DAZN은 이전에 J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던 ‘스카이박스TV’의 시스템적으로 불편한 부분을 보완했다. 그렇게 계약 첫 해인 2017년 서비스 가입자를 100만 명 이상 모았고 2018년 개막전에는 이듬해에 비해 시청자수가 7배 늘었다(류청, 2018). 또한, DAZN은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통해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OTT 서비스 시장은 편리함을 무기로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은 약 31.4%의 추이를 보인다(김신화, 2020). 이처럼 J리그는 DAZN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OTT 서비스를 한 발 빠르게 이용했다. 그리고 여전히 OTT 서비스에 아직 미숙한 중장년층을 고려해, 공중파 TV 중계에도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류청(2018)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J리그 평균 관중 연령층이 더 상승하지 않고 있다. 이는 청소년 및 청년층 공략에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DAZN은 J리그뿐만 아니라, 세계 5대 축구 리그와 NFL, MLB 그리고 종합격투기 중계권까지 따냈다(이용수, 2020). DAZN이 J리그 중계권을 계약하기 전에는 다양한 스포츠 리그를 보기 위해서 따로따로 결제해야 했다. 그러나 DAZN이 여러 스포츠 리그 중계권을 계약한 덕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다. DAZN 홈페이지에 따르면, 일본에서 DAZN 1달 이용료는 1750엔(약 1만9천원)이다. DAZN측은 일본 내 가입자 4~500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매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하기에 충분하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naver.com)
[21.7.9,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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