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유한결 기자] 잠시 후, 우리나라 대표팀이 이라크와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를 갖는 가운데, 이라크 팬들의 ‘SNS 테러’가 이목을 끌고 있다.
오늘(9월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의 2022 FIFA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가 펼쳐진다. 상대는 이라크로 피파랭킹은 70위에 불과하지만, A조 다크호스로 뽑힌다.
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이라크 축구 팬들이 SNS를 통해 도발을 펼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라크 현지 매체는 이라크 수비수가 손흥민을 짓밟으며 웃고 있는 사진을 업로드 했고, KFA(대한축구협회) 공식 SNS에는 이라크 팬들이 우리나라를 도발하는 댓글로 가득하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축구 팬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아직 경기는 시작하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승리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이라크 팬들의 도발은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일까?
무엇보다 이라크 현지에서 이번이 두 번째 월드컵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 대표팀을 맡기도 했던 세계적인 명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했다. 풍부한 지도 경험을 갖춘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라크를 본선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크다.
게다가 경쟁 상대인 시리아, 레바논보다 우위인 전력을 갖췄고, 전통 강호 UAE와도 실력이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심지어 A조 최강 이란을 2차 예선에서 꺾으면서 탈락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이런 최근 흐름이 이라크 팬들로 하여금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품어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2015 아시안컵에서 패했지만 2007 아시안컵과 2013 U20 월드컵 4강에서 우리나라를 꺾었던 경험이 아직 생생하다. 특히 2013 U20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의 주축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2019아시안컵에서 활약하며 이라크 최고의 재능으로 뽑히는 모하나드 알리가 전방에 설 것으로 보이며, 황인범의 동료였던 알리 아드난과 이라크 메시 후맘 타리크도 주의해야 한다.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할 정도로 자국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팬들 역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최종예선 첫 경기인 우리나라와의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도발하고 있다. 단순한 도발이라기보다 반드시 첫 경기에서 승점을 얻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라크는 몇 주 전부터 터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을 철저히 준비했다. 시아, 순니, IS, 쿠르드족 등 다양한 종파의 싸움으로 지친 이라크 국민들에게 1986년 이후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우리나라 역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를 제외한 5팀이 모두 거리가 먼 중동에 위치한 만큼, 홈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얻어야 한다. 우리의 안방에서 상대를 꺾고 웃으며 중동 원정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유한결 기자(hangyul9696@siri.or.kr)
[21.9.2, 사진 = AFC 공식 홈페이지, SNS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