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편에서 이어집니다

본론
KBO는 오래전부터 양대리그를 꿈꿔왔다. 이렇게 양대리그를 염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양대리그를 도입할 필요가 있는지 따져보려 한다. 양대리그의 필요성과 문제점, 그리고 실제 도입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지 논의하고자 한다.

양대리그의 필요성 ① – 포스트시즌 개편
우선 현재 포스트시즌이 단조로운 형태라는 문제점이 있다. 현 포스트시즌 제도는 1위부터 5위 팀까지 한국시리즈, 플레이오프, 준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까지 배정받아 역순으로 진행된다. 그만큼 밑에서 올라오는 팀일수록 우승 확률은 떨어지고 1위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현재 형식의 역대 포스트시즌 30번 중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것은 고작 5번(16.7%)이다. 가끔 나오는 업셋의 짜릿함도 있지만 대체로 포스트시즌이 뻔하게 흘러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최근 20년간 진행된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승률 1위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6번(30%)이다(스포츠투아이, 2021). 그만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승률 1위 팀에게 주어지는 어드밴티지가 별로 없다는 점이 있다. 우승팀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진다. 포스트시즌은 우승자가 결정되는 한 시즌의 피날레인 만큼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포스트시즌을 통해 얻어가는 수익 비중은 크다.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으로 리그 중단과 일정 축소가 나오면서 전 세계 스포츠 리그는 재정 문제에 직면했다. 당시 코로나 확산이 가장 활발했던 미국에서 4대 메이저 스포츠 리그는 포스트시즌 확대를 결정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는 기존 10팀이 진출했던 포스트시즌을 16팀 진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포스트시즌 TV 중계 수익이 10팀 기준 7억 8천만 달러(약 9,335억 원)에서 16팀 기준 10억 달러(약 1조 1,970억 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Prisbell, 2020). 메이저리그 외에도 지난해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가 16팀에서 24팀으로, 미국 프로농구(NBA)는 16팀에서, 20팀으로 포스트시즌 진출팀을 확장했다. 미국 프로풋볼(NFL)은 코로나 팬데믹과 관계없이 플레이오프 진출 팀을 12개에서 14개로 확대했다(천병혁, 2021).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기존 방식으로 10팀 체제의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올 시즌 이후 만료되는 선수노조(MLBPA)와의 노사 단체 협약(CBA)을 통해 14팀 체제의 포스트시즌 확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Perry, 2021). 이처럼 포스트시즌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현재 KBO리그의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최소 11경기에서 최대 19경기가 치러진다. 이는 일본(14~23경기)이나 미국(24~41경기)의 방식보다 규모가 작다. 심지어 이번 시즌은 일시적이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기존 5판 3선승제에서 3판 2선승제로 축소해 경기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림1: 양대리그를 통한 KBO리그 포스트시즌 개선안]
[표3: 기존 포스트시즌 제도와 개선안 경기 수 비교]

현재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시스템은 우승 예측이 쉽고 경기 수는 적어 흥미도가 떨어진다. 포스트시즌을 개편하고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양대리그를 통한 포스트시즌 개편은 2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위 그림은 양대리그 도입을 가정한 포스트시즌 개선안이다. 형식은 NPB의 포스트시즌 제도를 참고했다. 각 리그의 2~3위 팀이 먼저 준플레이오프(5판 3선승제)를 치르고 승리 팀이 1위 팀과 플레이오프(7판 4선승제)에서 만난다. 그리고 양쪽 리그에서의 플레이오프 승자끼리 한국시리즈(7판 4선승제)를 통해 우승을 결정한다. 기존 제도보다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렵고 경기 수도 늘어난 구조다. 물론 개선안 역시 10팀 중 과반수 이상인 6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점, 경기 수가 크게 늘어 흥미가 분산되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이는 가상의 대안일 뿐 어떤 방식이든 포스트시즌은 개편이 필요하다.

 

양대리그의 필요성 ② – 트레이드 활성화
최근 KBO리그는 팀에 중복되는 자원의 선수들을 길 터주기 형식으로 트레이드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다만, 팀의 주전 선수, 그리고 스타 선수들의 트레이드는 드물다. 양대리그를 도입했을 때의 또 하나의 이점은 트레이드 활성화다. 단일 리그에서 다른 팀들은 모두 직접적인 경쟁자다. 그만큼 트레이드로 보낸 선수가 하루아침에 적으로 돌변한다는 부담이 있다. 2015년 롯데에서 KT로 트레이드된 장성우는 그해 롯데 상대로 4할대 타율에 5개의 홈런으로 친정 팬들에게 비수를 꽂은 바 있다. 이럴 때 팬들은 아쉬움 혹은 분노가 2배로 나타나게 된다. 구단 입장에서도 썩 달갑지 않다. 그만큼 주요 선수 트레이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양대리그 체제에선 이런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다.

 

[표4: 2021 MLB / 2017-2021 NPB 트레이드 분류]

2021년 10월 10일 기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긴 선수는 총 337명이다. 이중 동일 지구 팀 간 트레이드는 35명(10.4%), 동일 리그 타 지구는 130명(38.6%), 타 리그는 172명(51%)이었다(spotrac, 2021). 가장 많이 상대하게 되는 같은 지구 팀끼리의 트레이드가 확실히 적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메이저리그의 한 구단이 트레이드할 수 있는 구단의 수로 보면 같은 지구 팀이 가장 적고 타 리그 팀이 가장 많으니 당연한 수치가 아니냐는 것이다. A 구단이 트레이드 가능한 29개 구단 중 ‘동일 리그 동일 지구’는 4팀(13.8%), ‘동일 리그 타 지구’는 10팀(34.5%), ‘타 리그’는 15팀(51.7%)으로 위 수치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그 트레이드의 질적인 부분을 따져 보면 다르다. 한 트레이드에 4명 이상이 포함된 ‘빅 딜(Big Deal)’은 타 리그와 더욱 활발하다는 것이 나타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들어간 시즌 중에 성사된 트레이드의 비율도 타 지구, 타 리그가 높게 나타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크고 작은 트레이드가 수없이 일어나는 만큼 단순히 트레이드 인원으론 큰 의미가 없었다. 다만, 질적으로 중요한 트레이드는 타 지구, 타 리그와 적극적이었다.

 

일본은 일반적으로 매년 10건 미만의 거래가 이뤄지는 등 트레이드에 인색하다. 오히려 KBO리그보다 트레이드 건수가 더 적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5시즌을 기준으로 잡고 살펴봤다. 지난 5년간 성사된 NPB는 타 리그 팀과의 트레이드(75.9%)가 압도적으로 많았다(NPB, 2021). 4명 이상 포함된 빅 딜, 시즌 중 트레이드 비율 역시 같은 결과였다. MLB와 NPB 모두 서로 경기가 적은 팀과 더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KBO리그 역시 양대리그가 도입된다면 직접 상대하는 일이 적은 타 리그 팀과 부담을 덜고 카드를 맞춰볼 수 있을 것이다. 트레이드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하고, 팀에겐 우승을 노리는 전략, 혹은 리빌딩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트레이드 자체가 이야깃거리이기 때문에 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도 좋다. 팬들은 트레이드를 통해 구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양대리그의 필요성 ③ – etc. 이동 거리 불균형 완화, 새로운 재미 요소
구단 간 이동 거리 차이로 인한 문제도 양대리그로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구단의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 비해 지방 구단은 원정 이동 거리가 많다는 지적이 매년 나온다. 이동 거리가 차이 나는 만큼 선수들의 휴식 시간이 달라지고 이는 경기력에 영향이 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수년간 롯데, KIA와 같은 구단은 이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기존 단일리그는 10개 구단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차이가 나올 수밖에 없다. 리그를 두 개로 쪼갠다면 이동 거리 분배 측면에서 비교적 수월해진다. 이 경우 수도권과 비수도권 두 리그로 분리하는 방안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단을 2~3개씩 섞는 방안이 있다. 또한, 양대리그의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재미 요소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교류전, 올스타전, 포스트시즌 등에서 나타난다. 리그가 두 개로 분리되더라도 다른 리그와의 교류전이 일정 부분 배정된다. MLB는 162경기 중 20경기(12.3%), NPB는 143경기 중 18경기(12.6%)가 교류전이다. 일본은 매년 시즌 도중 교류전 기간이 따로 마련되어 하나의 이벤트로 활용한다. 교류전 기간 동안 다른 리그 6팀과 3경기씩 경기를 치르고 순위를 매긴다. 교류전 시리즈에는 별도의 스폰서가 존재해 1위 팀과 MVP 선수에겐 상금이 주어진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상금 외에도 구단에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가 형성된다는 장점도 있다. 2013~2016년 교류전에서 12팀 중 7팀이 정규시즌 평균보다 많은 관중을 모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활용할 수 있었다(伊藤 歩, 2017). 과거 KBO리그도 비슷하게 서머리그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당시 서머리그는 상금 외엔 특색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며 1년 만에 폐지됐다. 교류전은 다른 리그 팀과 경기를 치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올스타전과 포스트시즌에서도 리그 간 대결 구도를 형성해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그동안 치러진 올스타전은 어떤 기준으로 팀이 나뉘었는지도 모른 채로 진행됐다. 그래서 각 팀에 대한 소속감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양대리그 도입이 이뤄지면 리그 대항 이벤트로서 올스타전이 운영될 수 있다. 2003~2016년 메이즈리그는 올스타전 승리 리그에 월드시리즈 홈구장 어드밴티지를 줬다. 이처럼 어떤 보상이 걸려있다면 올스타전을 보는 묘미가 더욱 증가할 것이다.

 

3편에서 계속…

이영재 기자(youngjae@siri.or.kr)

[21.10.29]

Reference

장현구(2011년 3월 28일). KBO, 2020년까지 12개 구단 양대리그 확립. 연합뉴스, Retrieved 10월 9일, 2021년, from https://www.yna.co.kr/view/AKR20110328206900007

KBO(2021년 10월 9일). 팀순위. KBO, Retrieved 10월 9일, 2021년, from https://www.koreabaseball.com/TeamRank/TeamRank.aspx

KBO(2021년 10월 9일). KBO리그 연도별 관중현황. KBO, Retrieved 10월 9일, 2021년, from https://www.koreabaseball.com/History/Crowd/GraphYear.aspx

Britannica, T. Editors of Encyclopaedia (2013, April 1). National League. Encyclopedia Britannica, Retrieved October 9, 2021, from https://www.britannica.com/topic/National-League

Britannica, T. Editors of Encyclopaedia (2013, April 1). American League. Encyclopedia Britannica, Retrieved October 9, 2021, from https://www.britannica.com/topic/American-League

Augustyn, A. (2020, November 18). Major League Baseball. Encyclopedia Britannica, Retrieved October 9, 2021, from https://www.britannica.com/topic/Major-League-Baseball

Nowlin, Bill. (2019). Did MLB Exist Before the Year 2000?. Fall 2019 Baseball Research Journal, 49(2). 63-66

스포츠투아이. (2021). KBO 2021 한국프로야구 연감. 서울: KBO

천병혁(2021년 10월 6일). [천병혁의 야구세상] ‘가을야구’ 확대가 흥행 추세인데…역행하는 KBO리그. 연합뉴스, Retrieved 10월 9일, 2021년, from https://www.yna.co.kr/view/AKR20211004056100007

Prisbell, Eric. (2020, September 28). MLB eyes revenue boost from larger postseason. Sports Business Journal, Retrieved October 9, 2021, from https://www.sportsbusinessjournal.com/Journal/Issues/2020/09/28/Leagues-and-Governing-Bodies/MLB-postseason.aspx

Perry, Dayn. (2021, October 5). MLB’s postseason format is likely headed for big changes next year; here’s what it might look like. CBS Sports, Retrieved October 9, 2021, from https://www.cbssports.com/mlb/news/mlbs-postseason-format-is-likely-headed-for-big-changes-next-year-heres-what-it-might-look-like/

spotrac(2021, October 10). MLB Transactions. spotrac, Retrieved October 10, 2021, from https://www.spotrac.com/mlb/transactions/trade/

NPB(2021, October 10). トレ-ド 公示. NPB, Retrieved October 10, 2021, from https://npb.jp/announcement/2021/pn_traded.html

伊藤, 歩(2017, July 6). プロ野球交流戦は球団経営の「お荷物」なのか. TOYOKEIZAI, Retrieved October 10, 2021, from https://toyokeizai.net/articles/-/179226

한국갤럽조사연구소(2021년 3월 31일).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 – 선호 구단, 예상 우승팀, 좋아하는 선수, 관심도. 한국갤럽조사연구소, Retrieved 10월 10일, 2021년, from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191

Pickman, Ben. (2021, Jan 25). Report: MLBPA Rejects MLB Proposal for Universal DH, Expanded Playoffs. Sports Illustrated, Retrieved October 10, 2021, from https://www.si.com/mlb/2021/01/25/mlbpa-proposal-rejects-mlb-dh-expanded-playoffs

Sponichi(2020, December 17). プロ野球選手会が決起 セDH制導入“賛同” 炭谷会長、現場の意見を「提言していきたい」. Sponichi, Retrieved October 10, 2021, from https://www.sponichi.co.jp/baseball/news/2020/12/17/kiji/20201216s00001173599000c.html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