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박명우 기자]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매탄소년단, 수원삼성블루윙즈 유스 매탄 중, 고등학교의 유소년 육성 철학과 비법을 파헤쳐 홍창영 유소년 육성 부장과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Q. 수원삼성 유스팀만의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지.

-기본적으로 저희 구단하고 다른 구단의 차이라고 한다면 유소년 스카우트부터 프로에 데뷔할 때까지 로드맵이 있어요. 그래서 각 연령별로 어떻게 육성을 할 것이며 그 연령대에 필요한 것, 꼭 채워 나가야 할 것이 어떤 것인지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고, 거기에 맞춰서 단계별로 육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선수들한테 주입만 하기보다는 평가를 통해서 계속적으로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깨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시스템이 이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다 보니 성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연해서 설명드리자면 저희 유스팀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처럼 선수가 잘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선수가 맞춤 시스템에서 교육을 받았을 때 프로에 가면 어느 정도 레벨이 될 것인가를 미리 예측합니다. 그런 계획을 바탕으로 선수에게 연령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 저희 수원 삼성 유스팀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한 단계 발전된 유소년 육성을 위해 참고한 다른 구단의 시스템이 있는지.

-좋은 것은 빨리 배워서 적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저희 구단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외국의 좋은 사례들을 도입하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근데 그러한 것들이 외국에서 성공했다고 100%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문화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시스템을 적절하게 보완해서 한국 시스템과 문화에 맞게 어떻게 잘 적용하는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에요. 그래서 끊임없이 저희 지도자들도 그렇고 구단에서도 외국의 좋은 사례가 있으면 그것을 공부하려고 노력을 해요.

유럽에서 사례를 많이 도입을 하는데 특히나 유소년 쪽을 놓고 보면 제일 선진화되어있는 리그가 아약스를 비롯한 네덜란드 쪽이고, 그다음으로 스페인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독일하고 영국도 유소년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어요. 그렇게 각국의 특성에 맞춰진 시스템이 우리한테 도움이 될지 살펴보고 판단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저희가 도입한 시스템이 있어요. 제가 5년 전에 사우스햄튼에 갔었어요. 사우스햄튼에서 선수들을 어떤 커리큘럼을 가지고 교육을 시키고, 어떻게 평가와 피드백을 하고, 어떻게 개선해 나가는지에 대한 것이 잘 정리가 되어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평가 시스템을 가지고 와서 저희에 맞게 제가 좀 각색을 해서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저희 팀은 코치, 감독, 스카우터, 유소년 디렉터가 분기에 한 번씩 선수들을 평가해요. 그 후에 평가 결과를 가지고 모여서 미팅을 통해 논의를 하고 결과를 다시 훈련 프로그램에 접목하는 노력들을 지금 해 가고 있는 과정에 있습니다.

물론 축구라는 게 감독과 코치가 있지만 경기장 안에서 플레이를 실행하는 건 11명의 선수잖아요. 그 선수들에게 지도자가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서 지도한 것들이 스스로 선수 머릿속에 내재화가 되어있어야 운동장 안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실행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저희가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국내 축구 유스팀이 학원 축구로 운영됨으로 인해 겪는 문제점과 원하는 개선 방향이 있는지.

-최근 가장 부딪치는 부분들이 뭐냐면, 교육당국과 체육계의 언밸런스(unbalance) 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정규 수업만 듣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아니죠. 다 사교육 받잖아요.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근데 유독 운동선수한테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게 뭐냐면, 공부하는 운동선수에요. 선수가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했을 때 또 다른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수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실질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도 학교 수업 외에 사교육도 받고, 자율 학습도 하고 잠도 두세 시간 자 가면서 열심히 공부하잖아요.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에요. 100% 운동에 전념한다고 해도 프로에 가는 문이 좁기 때문에 쉽지 않죠. 그렇게 공부할 거 다 하고 준수한 성적을 유지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건 어떻게 보면 취미가 되는 거죠.

사실 예전에는 운동선수들이 오전 수업하고 오후에 운동을 했어요. 근데 지금은 선수들이 수업을 다 받아요. 저희 팀에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말씀드리자면, 공부하는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노동이 많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피로회복이 필요하겠지만 운동선수는 몸을 쓰다 보니까 생리적으로 오는 피로감을 해소시켜줘야 되는데 그 시간이 너무 부족한 거죠. 그게 어떤 부작용으로 오게 되냐면, 예를 들어 학교에서 정규 수업받고 나면 보통 5시 정도에 끝나요. 보통 저희가 2시간 정도 훈련을 하는데 운동장 이동하고 훈련 마치고 난 후에 식사를 하죠. 지금 중학교 선수들은 합숙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에 가면 보통 8시 반 9시 정도 돼요. 그 후에는 자야 합니다. 피곤하니까요. 운동을 매일 두 시간씩 하기 때문에 그걸 회복하려면 자야 된다는 말이죠. 그러면 공부를 할 시간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 선수들이 몸을 썼기 때문에 휴식이 더 필요한데, 시간이 부족하니까 그 휴식 시간을 언제 찾냐면 수업 시간에 자요. 교육당국에서 얘기하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라는 취지는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딪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현장하고 논의가 되어서 좋은 개선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런 공부 하고 운동하는 상황이 3년 정도 된 거 같아요. 이렇게 휴식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오는 부작용은 부상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을 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축구 시스템이 과학화되어야 하고 개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이제 xx고등학교 xx중학교 팀들이 클럽화 전환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교육당국의 정책하고 안 맞아떨어졌을 때 교육부 쪽에서는 학교 쪽에 계속 압력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쪽에서는 교직원들이 인사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잖아요. 그런 부분을 피해 가기 위해서 선수들이 학교는 해당 학교를 다니더라도 팀 이름을 xxFC 이런 식으로 전환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지금은 전체 유소년 팀을 놓고 봤을 때 아마 FC (Football Club) 팀이 학교 팀보다 더 많아졌을 거예요. 이런 추세는 점점 확산될 거라고 봐요. 정리하자면 현장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되어서  충격이 좀 감소될 수 있게 점진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점진적인 변화와 더불어 운동 선수를 위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지.

-네 맞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선수들이 무조건 일반 학생들과 동일하게 전체 수업을 받는다기보다는 체육시간을 몰아서 한다던가 아니면 체육시간에 선수들은 일반 수업 이외의 다른 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겠죠. 또 다른 수업에서는 운동하는 선수들의 커리큘럼은 조금 바꿔서, 예를 들어 스포츠와 관련된 것 스포츠마케팅이라던가 스포츠 에이전시, 피지컬 관련, 스포츠 의학 관련 같은 것들을 배운다면 운동부 학생들이 선수를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피지컬 트레이너나 스포츠 마케팅 쪽에서 가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진로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가 축구뿐만 아니라 운동을 그만하더라도 스포츠 관련 분야 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쪽에 교육 커리큘럼이 다양화되어서 실행되면 좋겠습니다. 그럼 선수들도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수업을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죠. 즉, 너무 일률적으로 대학입시에 맞는 교육보다는 현실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다른 과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선수 본인이 운동을 더 잘하는 것을 원하지 운동하면서 공부도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못 봤어요. 그래서 사실 정책이 현실하고 안 맞는 부분이 많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안타깝습니다.

 

Q. K리그 클래식에서는 수원 삼성과 FC 서울 간의 더비 매치가 유명한데 유스팀에서도 라이벌로 생각하는 팀이 있는지.

-글쎄요 저는 FC 서울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해 본 적 단 한 번도 없고요(웃음).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수원 삼성)보다 먼저 유스를 시작했던 팀들이 포항, 울산, 전남 그 정도거든요. 그 팀들이 저희보다 한 10년 정도 먼저 시작한 거 같아요. 유스 초창기 때는 그 팀들을 좀 넘어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유스팀에서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팀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팀들이 추구하는 방향하고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제가 유소년 지도자들과 미팅을 하면 과거 5년 전까지만 해도 성적에 대해서 얘기를 했어요. 대회 나가서 우승하고 이런 것을 높이 평가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우승하는 거에 그렇게 주안점을 두지 않아요. 지금 우리의 목적이 명확하기 때문이죠.

저희가 유소년 육성 철학과 비전을 만들어 놓으면서 목표가 바뀌었어요. 올해까지 프로팀 스쿼드에 50% 이상을 우리 유스 선수가 차지하는 게 목표였어요. 그리고 올해 이뤘습니다. 전반기 리그를 진행하면서 베스트 11 중에 6명까지 저희 매탄고 출신 선수가 들어갔으니까요. 그래서 중간에 저희가 목표를 다시 수정했어요. 향후 5년 내에 유럽 진출하는 선수를 추가적으로 배출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권창훈 선수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저희 유스에서 키워낸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뛰는 것을 5년 내에 달성해야겠다는 것이 저희 목표예요. 그러다 보니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회 나가서 우승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유스 출신 선수를 프로팀에 한 명이라도 진출 시키는 게 우선입니다. 저희 유스팀에서 라이벌이라는 개념은 좀 사라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명우 기자(mfac31@daum.net)

[21.10.05 사진 = 박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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