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박명우 기자]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매탄소년단, 수원삼성블루윙즈 유스 매탄 중, 고등학교의 유소년 육성 철학과 비법을 파헤쳐 홍창영 유소년 육성 부장과의 이야기 세 번째 편을 전달한다.

 

Q. 유소년 육성을 맡으면서 어떤 가치관으로 업무에 임하는지.

-물론 제 생각이 100%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최근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게, 제가 없더라도 이 팀이 계속 발전을 하고 수원 삼성 유스의 위상이 지금 보다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구단의 철학과 지도자와 부모님의 생각이 일맥상통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찻길 이론이라고 하죠. 같은 곳을 바라보고 나란히 끊임없이 가야 되는데 서로 틀어지면 문제가 생기고 멀어져도 안되죠. 기찻길 이론처럼 쭉 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거든요. 저는 이제 어떤 지도자가 우리 팀에 오더라도 또는 구단의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유소년의 철학 같은 것들이 꾸준하게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또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선수 영입부터 육성, 승급까지 시스템이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있으면 가능하다고 보고든요. 이 시스템 아래서 조금 수정을 거치면서 발전시켜나가면 유소년 육성이 곧 한국 축구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고 모든 구단이 이런 동일한 철학을 가지고 유소년 육성을 한다고 하면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다림인 거 같아요. 인내심과 기다림. 유소년이라는 게 오늘 알려준 것이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꾸준하게 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멘탈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 영양적인 부분을 계속 심어놓았을 때 결국에는 성인이 되었을 때 꽃을 피우는 것이기 때문에 꾸준하게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조급함이 때로는 독이 되는 것 같다.

-그렇죠. 그리고 저희 구단이 그렇게 많이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는 요소에는 다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비용이 전체적을 보면 적지가 않아요 근데 “유소년에 그렇게 투자를 하는데 왜 결과가 안 나오나” 이런 말은 곤란하거든요. 결과라는 것은 꾸준하게 기다리다 보면 나오는 거예요. 사실 매탄 소년단이 확실히 이렇게 뜰 때까지 10년 이상이 걸렸잖아요. 저희가 2007년부터 했으니까요. 14년간 꾸준하게 투자해온 것이 이제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이제 이걸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결과나 계속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수원 삼성 유소년 육성의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는 무엇인지.

-프로팀 전체 스쿼드의 40% 정도가 유스 선수로 구성되어 있는데, 올해 매탄 소년단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했지만 아직 선을 못 보인 선수들도 있거든요. 그 선수들도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아닌데 기회를 못 받았을 뿐이에요요. 그 선수들도 하루속히 기회를 받아서 빛을 봤을 면 좋겠다는 게 단기적인 목표고요. 장기적인 목표는 이 빅버드 안에서 국내 선수는 100% 유스 출신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는 게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저는 지금처럼만 이렇게 잘 육성이 되고 거기에 외국인 선수가 가세가 된다고 하면, 수원 삼성 블루윙즈 축구단이 가장 전성기를 누렸던 때가 98, 99, 2000시즌 때거든요. 99년도는 전관왕을 했죠. 대회 나가면 다 우승했으니까요. 그런 영광을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Q. 축구계에서 어린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인데, 유소년 담당자로서 축구 팬들이 어떤 시선으로 선수들을 바라봤으면 하는지.

-제가 생각하기에 팬과 서포터즈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팬은 막연히 좋아하는 것이고 서포터즈는 좀 더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부분이 있죠. 서포터라는 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단순한 팬이 아니잖아요. 지지자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지지자의 정의가 힘들고 어려울 때도 힘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좋으면 좋아하고 싫으면 싫어할 수 있는 게 일반 팬이에요. 지지자들과의 차이는 그런 거라고 봅니다. 어린 선수들이 완벽할 수 없잖아요. 운동장에서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것을 비난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린 선수들이 팬들의 사랑과 지지를 먹으면서 성장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믿고 기다려주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격려와 응원을 주고 이런 모습이 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고. 그럼 선수들이 팬들의 진심을 다 느끼거든요. 더 노력할 거고 운동장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거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하는 게 뭐냐면 “이다음에 프로가 됐을 때 빅버드에서 팬들의 함성을 생각을 하거라 저 사람들이 왜 거기서 목청껏 왜 너희를 응원하는지 한 번씩 꼭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렇게 강조를 해요. 단적인 예로 선수들한테 표현하는 게 뭐냐면 “수원 유스 출신 선수들은 가슴에 빨간 피가 아니라 파란 피가 흘러야 한다” 그 정도로 이야기를 해요. 그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과 팬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팬들도 선수들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지만 특히 못할 때 더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면 나중에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씀해드리고 싶어요.

 

Q. 수원 삼성 유소년팀을 희망하거나 꿈꾸는 미래 인재들에게 해줄 조언과 충고가 있는지.

-저희 팀에 오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정말 많아요. 사무실에 있다 보면 “초등학생 부모인데 테스트 받을 수 있냐”라는 문의 전화가 엄청 많이 오거든요 저희가 사실 운영하는 인원수가 정해져 있고 포지션마다 저희가 원하는 스타일이 있어요. 저희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 스타일에 맞춰서 각 포지션별로 어떤 유형의 선수가 팀에 적합한지에 대한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거든요. “아 저 선수 잘하네” 그럼 무조건 뽑는 게 아니라 그 선수가 우리 팀 스타일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봐요. 이게 다른 팀과의 차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 팀에 오고 싶다면 저희 유스 경기를 좀 많이 보시고 “저 팀에서는 저런 스타일의 축구를 하네 선수가 저 팀에 맞을까? 안 맞을까?”를 생각하면서 체크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에 항상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잖아요 저희 팀에 오고 싶다는 그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유익한 답변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사실 우리나라의 유소년 축구에서 프로팀에서 운영하는 유스팀이 일반 학원팀하고 대회를 하면 차별 아닌 차별을 받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이 우리나라 축구 발전의 저해 요소라는 생각이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유스팀 선수들도 강팀하고 경기하고 경쟁해서 한계를 느껴야 또 발전을 하는 것이죠. 일반 학원에 있는 선수와 산하 유스팀 선수들은 스카우트할 때 선택되고 안되고 정도의 차이잖아요. 근데 그들끼리 경쟁하고 우리끼리 경쟁하면 전체적으로 한국 축구에 마이너스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학원에 있더라도 산하 유스팀하고 붙어보고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개선하다 보면 발전할 수 있는 것이죠. 근데 그런 부분이 좀 단절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이 사항은 협회에서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는, 특히 고등학교 팀 같은 경우에 대학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대회를 출전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대회 나가서 성적을 내야 수시 자격이 주어지니까요. 근데 대학에 진학하고 프로에 가는 선수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해요. 열심히 초, 중, 고 대학까지 운동해서 프로에 못 가고 그만두면 잘 돼야 유소년 지도자를 해요. 그럴 바에 축구가 더 활성화되고 축구의 수준을 높이려면 대학 진학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냐면 고등학교 졸업한 선수들 중 학문 적으로 전문성을 갖추려는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그렇지 않고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은 외국처럼 축구를 할 수 있게 문을 열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협회에서 승강제를 만들었잖아요. 이게 유럽의 제도를 받아들여서 하는 건데 프로 리그라고 하면 K4 정도까지 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하려면 K3나 K4 같은 하부 리그도 튼튼해지고 승강제가 완벽하게 정착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박명우 기자(mfac31@daum.net)

[21.10.05 사진 = 박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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