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SIRI = 황주희 기자]

“나이 서른에 멀쩡한 직장을 박차고 나왔던 나의 용기는 대단한 믿는 구석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단순히 나의 꿈을 위해 저질렀고, 그것으로 인해 꿈이 시작됐다. 또 그 시작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책 ‘저질러야 시작되니까’ 중 일부)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스포츠레저학부(현 글로벌스포츠산업학부)를 졸업하고 프로 축구 구단 인천유나이티드를 거쳐 영국 토트넘, 그리고 현재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는 양송희 프로님을 만났다. 축구 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꿈꿔볼 프로 축구 구단에서의 생활, 더 나아가 해외 축구 구단에서의 생활을 거쳐 K리그를 책임지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의 생활은 모두가 꿈꿀만한 길이다. 축구 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모두 ‘축구’가 좋아 시작된 그녀의 발자취를 흥미롭게 받아들일 것이고, 그 발자취를 따라 걷고 싶은 마음은 충분할 것이다.

이 인터뷰는 그녀가 현재까지 오며 느끼고 경험했던 스포츠 산업 현장의 소리와 그녀가 쓴 책인 ‘저질러야 시작되니까’가 발표되기까지의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Q. 스포츠 산업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능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저는 다양한 종목을 경험해보진 않았기에 축구라는 종목에 한정하여 말을 해보자면, 스포츠 업계는 가장 기본적으로 주말에 열리고 남들이 쉬는 휴일에 일해야 하는 부분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는 주말에 열리고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주말에 일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주말에 제약이 생기는 부분을 감당하고 일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은 다들 기본적으로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도 중요한 것 같고 스포츠 산업계에서 점점 신입을 뽑더라도 경력 있는 신입을 원하는 것 같아서 관련된 대외활동을 많이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만약 스포츠 산업 종사를 희망하는 대학생 입장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 학교에서 대외활동을 하는 장소까지 가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아서 대학생이었을 때 대외활동을 많이 안 해봤는데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대외활동 같은 것들을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보고 싶어요.

Q. 연맹 안에서 일하면서 이루어 내고 싶은 것이 있다면.

– 큰 목표를 미리미리 정해두고 사는 편은 아니어서. 책을 낸 이후에 목표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건 없고 그냥 단순한 목표는 최대한 축구 쪽에 오래 있고 싶어요. 당장 1, 2년 안에는 아니지만, 연맹에 있어보니 구단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연맹 일을 할 때 진짜 많이 도움이 되거든요? 그럼 반대로 연맹에서 일한 것을 알고 다시 구단으로 돌아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고. 연맹이랑 구단이 비슷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입장이 아예 다르거든요. 연맹은 리그를 운영하고 돌아가게 하는 조직이고 구단은 팀을 운영하고 성적을 내는 데라서 이해관계나 입장이 되게 다를 때가 많아요. 저는 두 입장을 다 이해하게 돼서 이걸 알고 구단으로 돌아간다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 그러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아직도 축구 쪽은 남자 구성원들이 많은데 그래서 더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요. 단순히 여자 직원이 아니라 축구를 너무 사랑하고 오래 몸담은 직원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Q. 그러면 지금 연맹부터 구단까지 9년 정도를 이렇게 축구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일하며 느낀 다른 직종과는 다른 스포츠 산업 직종의 매력이 있다면.

– 일단은 다른 직종을 안 해봐서 단순하게 비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걸 좋아해서 오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다들 팬의 관점에서 있던 사람들인데 그래도 이 업계에서 일하게 되면 스포츠 산업 현장 안에 들어오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팬의 시야로 봤던 것들을 산업에서 관계자의 입장에서 보게 되면 좀 더 시야도 넓어지는 것 같고 팬일 때 이만큼 알았다면 이 업계에서 일하면 더 크게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같아요. 내가 팬으로써 외부에서 바라보던 입장에서 안으로 들어와서 일을 할 수 있단 사실이요. 안으로 들어와서 팬들을 위한 일을 하면서 그들의 입장을 더 이해할 수 있다는 순간순간들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지루할 틈이 없는 거 같아요. 항상 경기가 있고 승패가 있고 선수라는 스타가 있고 구단이랑 선수를 사랑해주는 팬들도 있다 보니까 지루하지 않게 일을 할 수 있어요.

Q. 지금까지 축구 산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가슴 벅찼던 순간을 하나만 꼽아본다면.

– 하나만 딱 고르기는 어려운데 사실 연맹 같은 경우에는 구단에 비해 되게 행정에 가까운 일이에요. 그래서 구단에 있다가 연맹에 오면 되게 뭔가 밍숭맹숭해요. 승패가 있다거나 우리 선수가 있다거나 팀이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항상 제3자의 입장이 되거든요? 그래서 내가 경기 출장을 가거나 경기를 보는데 누가 이겼다고 기쁘다거나 누가 졌다고 슬프다거나 그런 감정이 배제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가슴 벅찼던 순간은 구단에서 일했을 때인 거 같은데 예전에 서울이 강팀이어서 우승권에 있던 시절이었던 2015년에 인천이 거의 기적적으로 FA컵 결승을 올라갔던 적이 있어요. 그때 결승전이 서울 원정 단판전이었는데 그때 인천에서 팬들이 10대가 넘는 버스를 대절해서 가고 상암의 원정팬 응원석을 꽉 채우고 그날 경기가 졌음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동점골을 넣고 경기가 팽팽히 이루어지는 그 순간, 역사적인 순간에 있었다는 게 벅찼고 그렇게 막 짜릿했던 순간은 구단에서 많이 경험했던 거 같아요.

Q. ‘축구’ 하나로 지금까지 계속 발자취를 걸어오게 되었다. 자신에게 ‘축구’가 어떤 의미인가.

– 제가 책에도 썼는데, 저한테 축구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동기부여 요소인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잘 보이고 싶어서 나라는 사람을 가꾸잖아요.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꾸민다든지 하는 것처럼 저도 축구를 되게 좋아하니까 여기서 일하기 위해서 저 스스로를 만들어왔던 거 같아요. 구단에서 경력도 쌓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워홀도 갔던 것처럼요. 지금 연맹에 있는 순간에도 더 새로운 걸 해보려고 노력도 하고 그래서 책도 썼고 내년에는 이제 대학원도 생각해보고 있고 그런 것들이 다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라서 저에게는 그런 존재인 것 같아요.

황주희 기자 (juhee_h10@siri.or.kr)

[21.11.14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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