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귀혁 기자] 다른 의미로 팬들의 관심을 받는 두 타격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APEX에서 펼쳐지는 UFC FIGHT NIGHT 197 대회가 열린다. 코리안 파이터 정다운도 출전하는 가운데 가장 관심을 갖는 매치는 페더급 랭킹 1위 맥스 할로웨이와 랭킹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대결이다.
할로웨이는 전 페더급 챔피언 출신으로 매 경기 타격 관련한 지표를 새로 써 내려가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볼카노프스키와 연전에서 모두 패하며 주춤했지만 2차전은 사실상 할로웨이의 승리라는 의견도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특히 최근 캘빈 케이터를 상대로 종전 본인이 세운 한 경기 최다 유효타 개수를 갈아치우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러므로 할로웨이는 마음만 먹으면 볼카노프스키와의 3차전이자 페더급 타이틀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할로웨이는 지난 9일 ‘The MMA Hour’에서 아리엘 헬와니의 질문에 대해 자신은 엘리베이터 디바(Elevator Diva)가 아니라며 싸움을 원했다. 여기서 엘리베이터란 싸움을 바로 하지 않고 곧바로 타이틀샷을 위해 기다리는 자들을 비꼬는 표현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에서 활동할 것이라며 호전성을 강조했다.
최대한 적은 경기로 타이틀전에 근접하려는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할로웨이의 이 같은 발언은 팬들의 열광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화끈한 타격을 바탕으로 매 경기 상대를 압도하는 그의 경기 방식과도 상통한 부분이다. 싸움의 원초적인 측면이 아닌 이기기 위한 전략이 우선시되는 현대 MMA 무대에서 그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상대인 야이르 로드리게스 역시 같은 타격가다. 경기마다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로드리게스는 할로웨이에 비해 호감보다는 비호감을 양산하는 파이터다.
태권도 기반으로 UFC에 입성한 로드리게스는 초반 6연승을 달리며 UFC의 기대주 중 한 명이었다. 화려한 킥 기반의 경기 운영과 히스패닉 출신인 것이 이유였다. 그러던 중 프랭키 에드가를 만나 레슬링에 약점을 드러내며 완패한 뒤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데이나 화이트는 역시 그의 방출을 발표하면서 지속적으로 경기 출전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정찬성과의 UFC FIGHT NIGHT 139 대회에 복귀했다. 해당 경기에서 로드리게스는 정찬성에 조금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관중 호응을 유도하며 의도적으로 흐름을 끊으려 했다. 그리고 종료 1초 전 극적인 버저비터 피니시로 한국 팬들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한편으로는 영리했지만 팬들은 이를 두고 ‘야비르’라는 명칭을 주며 비호감의 시작을 알렸다.
제레미 스티븐스와의 경기에서는 경기 시작 15초 만에 써밍(눈 찌르기)을 저지르며 메인이벤트가 무효 처리되기도 했다. 본인의 써밍에 의한 것이었는데 되려 본인이 화를 내자 어이없다는 팬들의 반응도 있었다. 이후 최근에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소재지 보고 의무 위반으로 6개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약물을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아니지만 가뜩이나 비호감 이미지로 굳어진 상황에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이에 대한 경기 전 기자의 질문에는 본인은 핸드폰을 잘 보지 않고, 여러 군데 옮겨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 과정에서 보고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이 이어진 가운데 받은 복귀전 상대가 랭킹 1위 할로웨이다. 이 경기를 잡을 시 타이틀전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2년 동안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가 무슨 명분으로 할로웨이와 경기하냐는 팬들의 목소리가 많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가 기대받는 이유는 사실상의 페더급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이라는 점이다.특히 최근 오르테가를 상대로 볼카노프스키가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점은 그 기대를 한층 배가한다. 이 둘의 경기가 향후 ‘코리안 좀비’ 정찬성에게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김귀혁 기자(rlarnlgur1997@siri.or.kr)
[21.11.12 사진 = UFC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