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리그를 추억하며 ① 초대 우승자 김대겸과 비운의 황태자 조현준

출처: 카트라이더 리그 공식 홈페이지

[SIRI=장재원 기자] 넥슨이 2023년 3월 31일에 공식적으로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면서, 국내 최장수 e스포츠 리그였던 카트라이더 리그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2005년 ‘CokePlay 카트라이더 1차 리그’를 시작으로 2022년 ‘2022 신한은행 SOL 카트라이더 리그 수퍼컵’까지, 약 17년 동안 35개 대회가 열린 카트라이더 리그를 마지막으로 되새겨보자.

① 초대 우승자 김대겸과 비운의 황태자 조현준

출처: OGN 공식 유튜브

“트랙이 얼마 안남았어요. 어, 조현준 선수!” (전용준 캐스터, 1차 리그 그랜드 파이널 8트랙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

2005년, 카트라이더의 첫 리그 ‘CokePlay 카트라이더 1차 리그’가 개막했다. 5월 12일 1라운드 조별예선을 시작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 7월 28일 그랜드 파이널에 총 8명의 선수가 진출했다.

1라운드 우승자 홍은표, 2라운드 우승자 정은석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지만,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선수들은 따로 있었다. 당시 온라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김대겸과 대회를 기점으로 실력이 급상승하더니 3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조현준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렇게 카트라이더의 초대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가 시작되었다.

초반에 앞서 나간 선수는 조현준이었다. 1트랙 포래스트 지그재그부터 4트랙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까지 4개의 트랙 중 총 3개의 트랙에서 1위를 차지하며 28포인트를 기록해 압도적인 모습을 먼저 선보였다.

4트랙까지 20포인트밖에 기록하지 못한 김대겸이 이에 질세라 쫓아갔다. 5트랙부터 7트랙까지 3연속 1위 달성으로 44포인트를 기록하며 자신이 왜 우승후보인지 증명했다. 하지만 조현준 역시 그사이 3위, 4위, 2위를 기록하며 46포인트를 달성하면서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7트랙 이후 점수표. 김대겸이 조현준을 2점 차이로 추격하고 있었다.

 8트랙 진행 후 점수 합산으로 순위가 정해지는 그랜드 파이널. 마지막8트랙은 이미 조현준이 1위를 차지한 경험이 있는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이었다. 더불어 김대겸이 1위를 기록하더라도 조현준이 2위를 기록하면 조현준이 우승이었기 때문에 김대겸은 자신의 순위만큼이나 조현준의 순위 역시 중요한 상황이었다.

초반에 치고 나간 선수 역시 김대겸과 조현준이었다. 트랙 중반까지도 김대겸이 1위, 조현준이 2위를 기록하면서, 이대로만 가면 조현준의 우승이 확정이었다. 하지만, 동굴 지름길 구간에서 조현준이 실수를 내며 3위까지 떨어졌다. 이대로 순위가 결정되면 재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이었다.

김대겸의 1위가 확실시된 상황에서 조현준은 트랙의 마지막 벨트 구간에서 2위를 기록할 생각으로 벨트 갈아타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방향을 잡는 데 실패하면서 트랙의 모서리로 밀려났고, 이 사고의 여파로 5위까지 추락하면서 대망의 카트라이더 리그 첫 우승자는 김대겸이 되었다.

최종 점수표. 이때 이후 노란색은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1위를 상징하는 색깔이 된다.

 이후 두 선수 모두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지만, 김대겸은 2차 리그 7위, 3차 리그 4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4차 리그를 끝으로 은퇴하게 된다. 그러나 김대겸은 이후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지금까지도 카트라이더 리그 초대 우승자로서 역사에 남게 되었다.

조현준은 2차 리그 5위 이후 3차 리그와 4차 리그 모두 준우승을 차지한다. 이후로는 입상하지 못하며 6차 리그를 끝으로 은퇴를 결정하며 끝내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한 비운의 황태자로 남게 되었다.

CokePlay 카트라이더 1차 리그: 우승 김대겸, 준우승 조현준

올림푸스 카트라이더 2차 리그: 우승 김진용, 준우승 조경재

스프리스 카트라이더 3차 리그: 우승 한창민, 준우승 조현준

스포츠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재원 기자 (wonylove00@gmail.com)

[23.03.01., 사진=각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