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정재근 기자] 지난 4월, 11년만에 한국에서 WDSF World Open Standard&Latin 경기가 개최되고, tvN 프로그램 ‘지구오락실’에서 댄스스포츠 선수 출신 이은지 개그우먼의 활약으로 국내 댄스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스포츠미디어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에서는 빛나게 활약하고 있는 한국 댄스스포츠 선수들을 알리는 기사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번 시리즈의 첫 번째 인터뷰 대상 선수는 라틴 국가대표 엄경천&조가연 선수이다.

 

(아래 인터뷰는 2024년 5월 16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지난 시즌(2023-24시즌)도, 이번 시즌(2024-25시즌)도 댄스스포츠를 향한 뛰어난 열정으로 달려나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주실 수 있나요?

엄경천: 지난 시즌의 부족함을 발판 삼아 뒤쳐지지 않고 계속 전진해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하자!

조가연: 너는 해냈고, 앞으로도 해낼 거다!

 

Q. 두 분은 언제부터 댄스스포츠를 시작하셨나요? 그리고 두 분은 어쩌다가 파트너로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엄경천: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에 열정과 끼를 가지고 있던 저는 2009년 중학교 2학 때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떻게는 해보겠다는 일념 하에 댄스스포츠라는 종목에 입문하게 되었으며, 같은 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였던 지금의 파트너와는 2017년에 서로의 파트너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연습의 효율성과 지금까지 배워왔던 지도자 선생님의 가르침 아래에서 같이 배우며 춤추기 위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조가연: 7살 때부터 댄스스포츠를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꿈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 파트너를 시작한 건 2017년 여름이었고 14살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친구이자 학원 동료였습니다. 서로 파트너가 없던 상황에서 짝을 찾던 중 같은 학원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춰보다 지금까지 파트너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Q. 지난 4월 13일, 1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로 선발되셨어요. 순위가 발표되던 순간의 감정을 듣고 싶습니다!

엄경천: 자신감 반, 걱정 반이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3위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한 매 대회가 끝나고 앞으로 다가올 경기들에 대한 기대감과 수많은 대회들 중 한 경기가 또 끝났다는 안도감도 들었습니다.

조가연: 사회자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은 항상 긴장감이 맴도는 것 같습니다. 땀 흘려 준비한 결과가 나오는 시간이기도 하니 마음이 콩닥콩닥 했던 것 같습니다. 3위라는 감사한 결과를 얻어 앞으로의 경기들에 더 몰두하고 집중하여 훈련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겨났습니다.

Q. 회장배 바로 다음 날(4월 14일), 한국에서 11년만에 개최된 WDSF World Open Latin도 출전하셨어요.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으셨을 거 같은데 본인만의 컨디션 관리법이 있나요?

엄경천: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오전부터 시작했던 회장배 대회가 다양한 종목들과 많은 선수들로 인해 늦게 끝나게 되어 메이크업 등을 지우고 식사 후에 잠들어야 했기 때문에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선수들도 놓여있는 상황이 같다고 생각하여서 그다지 힘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컨디션 관리법이라고 한다면 경기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은 똑같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조가연: 이틀 대회가 선수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스케줄일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컨디션 관리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는데요. 대회 전부터 일상생활도 계획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먹고, 자고, 훈련하는 모든 생활을 다음경기에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고민보다는 춤에만 집중하려 했습니다. 대회 준비하면서 그때에 감정에 맞는 음악을 듣는 것도 즐겨하는 편입니다(웃음).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한 경기만 소개해주세요!

엄경천: 2023년도 8월에 있었던 말레이시아 국제대회입니다. 대부분의 경기를 국내에서 치르다 보니 본인에게 나름대로 정체되어 있던 대회에서의 현장감과 경기 중에서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어 즐기면서 경기에 임하지 못하였는데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선수들과 구경해주시는 관객들의 엄청난 환호성과 더불어 기대하지 않았던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대회라 기억에 남습니다.

조가연: 2023년 12월 3일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파이널 룸바 경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국가대표로 향하는 마지막 라운드였고, 룸바를 시작하려는 순간 제가 연습할 때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와 순간에 울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감정을 담아 꿈을 생각하고 간절하게 춤을 추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와 제자들도 저의 룸바를 보면서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가끔씩 영상을 돌려봅니다(웃음).

Q. 라틴 의상은 화려하고 또 예쁜 걸로 유명해요. 가장 좋아하는 의상의 사진과 해당 의상을 입게 되신 계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엄경천: 이 의상을 가장 좋아하는 의상이라고 선택한 이유는 제가 선수생활을 하며 가장 동경했던 선수가 대회에서 입었던 의상의 디자인을 처음으로 카피하여 저도 그렇게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작한 의상이기 때문입니다. 또 지금까지의 의상 중에 가장 많은 보석이 부착된 의상이기도 하고요(웃음).

조가연: 초등학교 때 나이도 어리고 춤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중고로 의상을 입거나 선배들 의상을 빌려 입고 대회를 출전했었습니다. 항상 마음속으로만 내 의상을 갖고 싶었었는데요. 사진 속 의상은 제가 처음 맞춤 제작한 의상입니다. 어머니와 저의 스승님께서 직접 디자인해주시고 골라주신 의상입니다. 제가 엘리트 선수로서 제대로 시작한 때의 첫 맞춤의상이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Q. 이번 시즌 스타트가 굉장히 좋은 거 같아요. 남은 경기들과 이번 시즌에 꼭 세우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엄경천: 저는 단순히 각 대회에서의 등수보다 대회에 참여했을 때의 기량이 시즌이 거듭되고 해가 지날수록 도태되지 않고 항상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가연: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첫 해인만큼 국내대회에서나 국제대회에서 훈련했던 기량으로 클린(실수가 없는) 경기를 하고 온다면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저희 커플을 뚜렷하게 부각시키고 12월에 있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댄스스포츠 관련 인물이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엄경천: 저는 사실 롤모델을 한 명으로 꼽을 수 없기 때문에 특정인을 지칭하여 말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본인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존경하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끊임없는 춤의 발전을 도와주시고 춤추는 사람으로서의 마인드를 형성시켜주시는 이해동 선생님, 김옥주 선생님입니다. 성공에 대한 기준은 각자 다르고 저 같은 경우는 자극을 주고 원동력이 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제 자신이기 때문에 더더욱 롤모델을 뽑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웃음).

조가연: 저희 스승님이신 김옥주 선생님과 이해동 선생님입니다. 춤을 오랫동안 추셨던 분들이셔서 선수로서 필요한 인성과 마인드 등 더 멋지고 지혜로운 선수가 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이끌어주셨습니다. 지도자로서도 경험담과 조언 등을 아끼지 않으시고 제 옆에서 단단하게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들입니다. 너무 존경하고 배울 점이 많은 저의 스승님들입니다.

Q. 가장 자신 있는 라틴 종목(자이브, 차차, 룸바, 삼바, 파소 도블레)은 어떤 종목인가요?

엄경천: 라틴 종목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룸바’라는 종목을 제일 좋아합니다. 사실 매 대회마다 또는 매 해마다 바뀌지만 말씀 드린 것처럼 제일 기초로 다져져야 하는 종목이 ‘룸바’ 종목이고, 그만큼 제일 많이 연습하고 집중하게 되는 종목이 ‘룸바’이기 때문입니다.

조가연: 저는 ‘삼바’ 입니다. 신나는 음악과 스피드 있는 동작들 그리고 강렬한 표정을 온몸을 표현할 수 있어 가장 애정하는 종목입니다. 경기에 첫 스타트를 알리는 종목이라 더 짜릿하고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솟아납니다.

 

Q. 스탠다드, 브레이킹과 다른 라틴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엄경천: 다른 종목들에 비해 라틴 댄스스포츠의 매력은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과 조금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조가연: 라틴은 관중들과 더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홀드하는 자세를 벗어나 개인동작이나 플로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훨씬 분위기가 고조되고 즐거움이 배가되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댄스스포츠에 도전하는 분들이 나이를 불문하고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댄스스포츠에 이제 막 도전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해 주실 수 있나요?

엄경천: 이제 막 도전하시는 분들은 선수들처럼 정교한 기초와 기술력을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예술과 스포츠의 융합체인 댄스스포츠를 음악에 맞추어 단순히 즐긴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절대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간혹 열정을 가지고 욕심내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러한 부분들은 먼저 입문을 하고 자기 자신의 상황에 맞게 또는 욕심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시작해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웃음).

조가연: 댄스스포츠는 건강, 행복, 즐거움 중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스포츠입니다. 한번 배우시면 그 매력을 바로 느끼실 수 있으실 거에요. 저도 그 매력에 못 헤어나오고 있거든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한민국에도 댄스스포츠 인구가 더 확대되어 댄스스포츠 강국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댄스스포츠 많이 사랑해주세요!

 

Q. 댄스스포츠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엄경천: Whole of my life. (내 인생의 전부)

조가연: Showing me that I’m alive (내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정재근 기자(jjk8869@naver.com)

[24.05.30. 사진 = 엄경천 조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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