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박진형 기자] 류은규, 강현석과 같은 선수들이 라크로스 경기뿐만 아니라 JTBC 축구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에서도 활약을 하며 국내 라크로스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스포츠미디어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에서는 빛나게 활약하고 있는 한국 라크로스 선수들을 알리는 기사를 작성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인터뷰 대상 선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최윤성(매드독스, A) 선수이다.

 

(아래 인터뷰는 2024년 6월 10일에 진행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매드독스 팀 등번호 29번 최윤성입니다. 현재 어택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남자 성인 국가대표팀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라크로스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처음으로 라크로스를 접하게 된 것은 2020년도 초에 술자리에서 매드독스 기존 부원들과 만났을 때였습니다. 임우재(SNLC, D), 여승재(SNLC, M) 형과 우연히 학교 앞 술집에서 같이 술을 먹다 제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주장진이었던 나영채(럼버잭스, A) 형에게 연락하였더니 바로 다음 날 신입생 환영 회식이 있으니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라크로스를 알게 된 지 하루 만에 입부를 하게 되었습니다.(웃음)

그렇게 라크로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대표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국가 대표에는 어떻게 도전하게 되었나요?

저는 라크로스를 2020년도에 시작했고 2021년 10월에 처음 국가대표 훈련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남자 성인 대표팀을 선발하는 트라이아웃에 참여하지 않아 국가대표 훈련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표팀의 첫 훈련이 있는 날 제가 주차를 잘못해 차의 범퍼가 망가졌습니다. 그 날 친한 친구가 군대에 있어 면회를 하러 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친구 면회는 못 가고 차 정비를 맡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윤효상(West Cliff, M) 형이 전화가 와서 같이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하면 어떻겠냐며 제의하셨습니다. 그래서 라크로스를 좋아하는 마음에 저는 차 범퍼를 테이프로 붙이고 국가대표 훈련을 하러 갔습니다. 그 때가 제 라크로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정말 빠르게 대표팀에 승선하게 되신 것 같습니다. 엄청난 속도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월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하루에 기본 두 시간 정도는 월볼을 하는 데에 썼던 것 같아요. 제가 자부할 수 있는 것은 대표팀에 승선한 후 작년 2023 월드 라크로스 챔피언십까지 그 기간 동안 개인 훈련은 제가 가장 많이 했다는 것입니다. 혼자 라크로스를 잘 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운동장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나가 연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재작년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작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라크로스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엔트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첫 국제 대회를 치른 소감이 어떠한가요?

사실 재작년에 월드 라크로스 챔피언십 아시아 권역 퀄리파이어(2023 WLMWC ASIA PACIFIC  QUALIFIER) 2주 전에 국가대표에서 최종 낙마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정말 크게 낙담해서 라크로스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 대회를 뛰기 위해 제 시간과 돈, 노력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정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주도에 가서 경기를 치루고 있는 와중에 학교에서 다시 월볼을 하는 제 모습을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영채 형, (임)우재 형, (여)승재 형 등 정말 많은 라크로스 선배들이 위로를 해줘서 더 열심히 라크로스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합류해 세계 각지에서 온 선수들과 겨루었을 때 제가 느낀 것은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류은규(SNLC, A) 형이 유럽 선수들이 발이 느려 빠르게 달리면 신체적 약점을 이길 수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느끼기에도 유럽에서 온 선수들은 발이 빠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국제대회라 그런지 제가 긴장을 많이 해 평소와 같은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다음 대표팀에도 선발된다면 조금 더 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원소속팀에 대한 질문을 안 할 수 없는데요. 작년에 한국외대 매드독스의 주장을 맡으셨는데 주장 시절 어려운 점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제가 대표팀 훈련과 매드독스 훈련을 병행하면서 아르바이트까지 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가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매드독스 팀원들 중 많은 선수들이 졸업, 군 휴학 등의 이유로 이탈하여 훈련 진행도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작년에 남아있었던 부원들이 너무 열심히 해줘서 고마운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 부주장을 맡아준 김민수(매드독스, D)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기존 맴버들의 군입대, 졸업으로 올해 역시 매드독스는 신입부원들과 경력이 길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다가오는 써머리그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고 계시나요?

매드독스는 항상 승리에 중점을 두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입 부원, 경력이 짧은 선수들이 많지만 경력있는 선수들과의 조화가 이루어지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자신있는 플레이나 좋아하는 플레이, 써머리그에서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저는 x(골대의 뒤 공간)에서 닷지하는 플레이를 정말 좋아합니다. x로 가게 되면 가까이에는 저를 막는 수비수부터 멀리에는 상대 팀 어택까지 필드 위에 있는 모든 선수가 보입니다. 저는 제가 x에 있을 때 모든 선수들의 이목이 저에게 집중되는 순간이 가장 설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써머리그에서도 x에서 다양한 플레이를 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이번 시즌 개인적으로 잡은 목표는 경기당 8점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한 쿼터에 두 골 이상씩을 기록해서 꼭 목표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몇 년 안에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는 류은규 선수가 부동의 랭킹 1위라고 생각합니다. (류)은규 형이 있는 팀은 언제나 그 선수 하나만으로도 위협적인 팀이 되는데 제가 류은규 선수보다 더 큰 영향력을 팀에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졸업 후에 해외무대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최근에 정말 많은 선수들이 해외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한국무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제 위치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으로 가장 가보고 싶고 미국 진출이 힘들다면 아시아 최고의 라크로스 선진국인 일본으로 라크로스 유학을 가보고 싶습니다.

본인의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일까요?

저는 총 세 명의 롤 모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미국 pll(premier lacrosse league)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이클 사워스(필라델피아 워터독스, A) 선수입니다. 마이클 사워스 선수의 영상을 보며 라크로스를 시작하기도 했고 제가 가장 많이 따라 하는 선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롤모델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 롤모델은 나영채 선수입니다. (나)영채 형 또한 제가 처음 라크로스를 시작했을 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팀 단체복을 맞출 때 자기만의 문구를 작성하는 데에 ‘나초 소스’를 새겼었습니다. 나영채 선수가 별명이 ‘나초’인데 나영채 선수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별명을 그렇게 정하기도 했었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는 류은규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류은규 선수 역시 플레이 적으로 많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제가 월볼을 많이 하게 된 계기 역시 류은규 선수의 조언에서 시작되었고 스윙 닷지, 사이드 슛 등 많은 부분을 류은규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배웠습니다.

나에게 라크로스란?

저에게 라크로스는 “도전의 연속이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 되는 것 같으면 다른 걸 더 잘해야 하는 게 라크로스의 묘미인데 그런 벽을 하나하나 뛰어넘을 때마다 얻는 성취감이 정말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라크로스는 저에게 항상 도전 정신을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드독스 팀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저는 매드독스 부원들을 항상 1순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누구든 도움을 요청하면 가장 매드독스 팀원들에게 먼저 달려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기를 할 때 공을 오래 소유하고 있는 편이라 이기적이라고 느끼는 팀원들도 많을 텐데 그럼에도 저를 항상 존중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 써머리그가 시험기간이랑 겹침에도 불구하고 다들 엄청나게 노력을 해주고 있는데 조금만 더 열심히 해서 꼭 우승해보자!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박진형 기자(donpark0714@gmail.com)

[2024.06.10, 사진 = 선수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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