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레스터 시티(이하 ‘레스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PSR)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에서 승소하며 승점 삭감 징계를 피했다.
레스터는 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PSR)의 위반 혐의에 대해 독립 위원회가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는 결정에 대한 항소에서 승소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시즌 PSR 규정을 위반한 에버튼과 노팅엄 포레스트(이하 ‘노팅엄’)가 각각 승점 8점, 4점 삭감을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승리는 레스터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
PSR 규정이란 무엇인가?
PSR(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은 3년 동안 구단의 재정 손실을 £105m(한화 약 1,854억 원)으로 제한하여 재정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구단들이 수입 범위 내에서 재정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며, 리그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PSR 규정의 목적은 선진적이고 공정한 리그 운영을 보장하는 데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많은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규정이 지나치게 엄격해져 구단 운영에 유연성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거래나 선수 매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PSR 규정으로 인한 문제점
PSR 규정에 따르면 구단들은 3년 동안 손실이 £105m을 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특히 문제는 회계 연도가 일반적인 1월~12월이 아닌, 7월 1일부터 다음 해 6월 30일까지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즌 종료 시점인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구단들은 이적 시장에서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선수들을 사고 팔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시즌 초반 이적 시장에서 에버튼, 아스톤 빌라, 뉴캐슬, 첼시 등 여러 구단이 PSR 규정 위반을 피하기 위해 유망한 아카데미 선수들을 급하게 매각해야 했다. 첼시는 이안 마트센을 £37.5m(한화 약 660억 원)에 아스톤 빌라로 이적시켰고, 아스톤 빌라는 오마리 켈리먼을 £19m(한화 약 340억 원)에 첼시로 보냈다. 하지만 이들 선수의 가치 평가와 거래가 지나치게 왜곡된 점은 팬들과 구단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선수 매각으로 얻은 수익이 한 번에 장부에 반영되는 반면, 선수 영입 비용은 계약 기간에 따라 분할 반영된다는 회계 구조에서 비롯된다. 특히 아카데미 출신 선수는 매입 비용이 없기 때문에, 구단에게 더 매력적인 판매 대상이 된다. 결국 이로 인해 팬들은 유망한 유스 선수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구단은 재정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도구로 그들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미칠 영향
레스터의 PSR 항소 승리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게 중요한 판례가 될 수 있다. 현재 맨시티는 2009/10 시즌부터 2017/18 시즌까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EPL 사무국에 의해 115건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영국 언론 BBC는 “맨시티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2024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며, 심사 결과는 2025년 여름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항소 절차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최소 2~3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맨시티는 승점 삭감에서부터 리그 퇴출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PSR 규정을 통해 자신들의 무죄를 주장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과연 맨시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4.09.06, 사진 출처=레스터 시티 홈페이지 / 선수 및 감독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