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임민정 기자]FC서울 정승원이 득점 이후 대구 팬들에 다가가 세리머니를 한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9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가 펼쳐졌다. 대구의 리드로 1-2의 스코어를 유지하고 있던 찰나, 정승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FC서울 서포터즈석이 아닌 대구FC 서포터즈가 있는 원정석으로 역주행을 했고 귀를 기울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팬들에게 야유와 손가락질이 쏟아져 나왔고, 같은 팀 소속의 최준과 김진수가 달려와 그를 말렸다.
이후 3분이 지났을 때쯤 문선민의 역전골까지 도움을 기록하며 3-2 역전승에 기여하였다. 정승원은 통쾌한 웃음과 기쁨의 환호를 보인 듯했다.
경기 후, 정승원이 보인 세리머니에 대해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경기 중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일이라는 입장과, 본인이 몸담고 있었던 원정팀 팬들에게 무례했다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정승원은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말하며 “축구를 할 때 야유를 많이 들었는데, 성장한 선수가 되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승원은 이적 과정에서 원 소속이었던 대구FC와의 잡음이 있었다. 2016년부터 꾸준히 대구에서 활약했으나 계약 관련 문제로 갈등을 빚어 프로축구연맹 연봉 조정까지 가게 되었고, 동시에 방역 수칙 위반과 부상 관련 강제 출전 등을 이슈로 안 좋은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이후 수원 삼성 시절, 대구FC와 경기 직후 “징구(대구의 멸칭)럽게 더운 날씨지만…”과 같은 저격성 게시물을 올리며 많은 팬들로부터 스포츠맨십에 관한 지적을 받았다.
FC서울의 사령탑 김기동 감독은 정승원의 태도에 대해 “정승원이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많이 들었고, 감정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나보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감정 중 하나다”라고 말하며 그의 행동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대구FC 박창현 감독은 “대부분의 선수가 친정팀 상대로는 세리머니를 자제한다. 도덕적으로는 옳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FC를 비롯한 여러 K리그 팬들도 “같은 팀인 김진수도 말릴 때는 이유가 있다”, “다 떠나서 무례한 짓을 한 거다”라며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그의 세리머니는 단순한 득점의 기쁨을 넘어 개인적인 감정과 과거의 갈등을 부각하는 행동으로 보여졌고, 이로 인해 찬반 논쟁이 뜨겁게 일었다.
정승원은 이적 당시 대구FC와의 갈등, 그리고 이후 논란과 동시에 세리머니 원인이 야유였음을 직접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축구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스포츠맨십을 고려할 때, 그의 세리머니는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맨십은 스포츠 경기 중 상대팀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을 존중하고, 경기 내외에서 예의를 지키는 태도를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승원의 세리머니는 상대 팀 팬들에 대한 도발적인 행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친정팀과의 경기에서 이적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이는 상대 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나타내며, 스포츠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실제로, 여러 선수들은 비슷한 상황을 두고 스포츠맨십을 지키기 위해 세리머니를 자제한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후, 친정팀과의 경기에서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디디에 드로그바는 첼시에서 이적하는 과정에서 원 구단과의 갈등이 있었지만, 이전 팀을 상대로는 존경을 표하며 세리머니를 삼가했다.
정승원의 행동이 야유에 대한 도발과 과거의 갈등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결과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스포츠맨십을 지키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임민정 기자(frawarenes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