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임민정 기자] K리그는 2013년부터 K1(1부)과 K2(2부) 간 승강제를 도입하여 운영 중이다. 하위권에 머문 구단은 다음 시즌 2부로 내려가고, 상위 구단은 1부로 승격하는 구조다.
최근 K1에서 수원 삼성의 강등에 이어 다음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까지 강등되며, K리그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수원 삼성은 창단 이래 최초로 2부로 추락했고, 인천도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지키지 못한 채 창단 21년 만에 K리그2로 강등됐다.
이러한 강등 사례는 구단의 재정과 이미지뿐만 아니라, 기업 구단의 경우 모기업, 지자체 구단의 경우 지자체 지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K리그 구단은 일반적으로 기업 구단과 지자체 구단(시민/도민 구단)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기업 구단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가 구단 운영을 주도한다. 대표 구단으로는 전북 현대,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수원 삼성이 있다.
반면, 지자체 구단은 해당 지역의 지자체나 조합 등이 운영 자금을 지원한다. 광주FC, 인천 유나이티드, 강원FC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차이는 구단의 운영과 재정에도 반영된다. 기업 구단은 모기업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기회가 크지만, 지자체 구단은 대부분 제한된 예산이나 협찬에 크게 의존한다. 운영 자율성 면에서도 제약이 큰 한계를 보인다.
수원 삼성은 1995년 창단 이래 삼성전자가 모기업이었지만, 이건희 회장의 사망 이후 스포츠계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축소되며 2014년부터는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구단 운영권을 맡게 됐다.
삼성그룹은 마케팅 측면의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제로 제일기획은 “수익과 경영에 균형을 맞춰 자생의 길을 찾기 위한 긴축재정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뛰어난 외국인 선수 영입과 유명 혹은 대형 선수 유지는 어려워졌고, 자연스레 구단 성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지속적인 부진 끝에 2023시즌 최하위에 머무르며, 창단 후 첫 강등이라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지자체 구단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사례를 통해 지자체 구단의 구조와 재정의 한계를 볼 수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창단 초기부터 지자체 구단 형태로 운영돼 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지자체 예산에 의존해 구단을 꾸려 나갔다. 조사에 따르면, 후원 기업 또한 대부분 인천시와 연계된 기관(신한은행, 포스코건설 등)의 단기적 지원에 그쳐 장기적인 후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5월 FC서울과의 홈경기 이후, 일부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즈가 서울 선수에게 물병을 집단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결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5경기 동안 홈 팬 응원석 폐쇄라는 징계를 받았다.
징계 기간이 끝난 뒤 좌석은 개방됐지만, 구단 이미지는 회복되기 어려웠다. 팀 분위기는 무너졌고, 해당 사태로 인해 다수의 스폰서십 체결이 결렬되었다. 이로 인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필수적인 전력 보강을 하지 못했다. 결국 인천은 지속적인 부진 끝에 최하위로 추락했고, 2부로 강등되고 말았다.
이처럼 모기업이나 지자체, 스폰서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부족할 경우 구단에 타격을 주지만, 반대로 2부 강등 시 구단은 역으로 후원 기관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우선 K2의 경우 중계는 물론 현장 관람도 활발하지 않다. 모기업뿐만 아니라 지자체, 스폰서 입장에서는 TV 중계 노출이나 관중 동원력이 감소하면 스폰서십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다. 지자체 구단은 구단 운영 비용을 지자체가 떠안는 구조인데, 성적 부진으로 흥행 수입이 줄면 지자체의 세금 지원 부담이 커진다. 이로 인해 운영난을 겪기도 한다.
또한 K2 구단이 받을 수 있는 수익, 예를 들어 중계료, 입장료 등은 K1에 비해 크게 감소해 기존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처럼 강등은 구단의 재정뿐만 아니라 해당 구단을 지원하는 브랜드와 지자체에도 위기를 불러온다.
하지만 모기업이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효율적인 운영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광주FC다. 광주FC는 시민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8강까지 진출해 큰 박수를 받았다. ACL을 통해 광주는 승리 수당 등을 포함해 총 180만 달러(약 29억 원)를 획득했다. 이는 지속적인 재정 운영의 방법이라 볼 수는 없지만, 구단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이처럼 K리그 구단들은 모기업·지자체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자체 수익 구조를 발전시켜야 한다. 기업 구단의 경우 모기업의 일회성 지원보다 장기적인 투자가, 지자체 구단의 경우 지역 후원자와 팬 참여를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모기업과 지자체의 최소한의 지원과 관심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다. 안정된 운영 기반이 존재해야 장기적인 구단 운영과 리그 발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K리그를 위해 각 구단의 책임감 있는 경영과 모기업, 지자체의 꾸준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임민정 기자(frawarenesss@naver.com)
[25.05.04, 출처=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