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김진명 기자] 예상치 못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마드리드 오픈을 강타하며, 한창 진행 중이던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현지 시간 4월 29일 오후 12시경,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에서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하며, 전자 시스템 의존도가 높은 테니스 경기 운영에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마드리드 오픈 대회 측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월요일 모든 경기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선수는 영국의 제이콥 퍼니리(Jacob Fearnley)이다. 그는 불가리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와의 3회전 경기에서 6-4, 5-4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치 포인트를 방어한 직후, 경기를 이어가기 위해 서브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인해 전자 라인 콜 시스템과 스코어보드가 모두 정지되면서 경기가 멈췄다.
주심은 잠시 후 수동으로 라인 판정을 하며 경기를 이어가려 했으나, 경기장 상공에 설치된 스파이더 캠이 고장 나면서 선수의 시야를 방해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논의 끝에 경기는 완전히 중단됐고,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퍼니리의 경기는 그 흐름상 매우 민감한 타이밍이었기에, 정전으로 인한 멘탈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승부의 향방이 갈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경기 흐름이 끊긴 것은 선수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회 측은 이후 스페인 전력망 운영사인 “레드 일렉트리카(Red Electrica)”로부터 “기온 변화로 인한 드문 대기 현상”이 정전 원인이라는 설명을 전달받았다. 포르투갈에서도 동일한 정전이 보고되었으며, 마드리드에서는 신호등 정지, 지하철 대피 등 도시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한편, 정전 사태로 인해 이날 예정되었던 “카메론 노리(Cameron Norrie)”와 “잭 드레이퍼(Jack Draper)”의 3회전 경기도 일시적으로 연기되었지만, 이후 조정된 일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전례 없는 정전 사태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 일정은 혼선을 빚고 있으며, 향후 일정 재조정과 심리적 회복이 또 다른 과제로 남게 됐다. 테니스가 기술 의존도가 높아진 현대 스포츠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향후 시스템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 Information)
김진명 기자(010507jeen@naver.com)
[2025.05.02, 사진 = 마드리드 오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