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우승은 선언이 아니라 증명의 결과다. 매 시즌 ‘만년 꼴찌’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 몸부림쳤던 팀. 이젠 우승을 말해도 ‘허황된 꿈’이 아니게 된 팀. 2025년 가을, 한화이글스가 대전 하늘 아래 날개를 폈다.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18년 만에 플레이오프 직행. 그리고 이제,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해 간다. 땀과 눈물, 그리고 기다림으로 버텨온 7년. 이 팀의 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한화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83승 4무 57패, 승률 0.593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 LG 트윈스(0.603)에 1.5경기 차로 밀렸지만, 창단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18년 만의 PO 직행을 확정했다.

올해 정규시즌 한화는 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와 각각 8승 8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두 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고 있고, 한화는 그 승자와 오는 17일 대전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김경문 감독은 단기전에 맞춘 전략적 운영을 예고했다. “이름값보다 흐름을 보겠다”는 원칙 아래, 정규시즌 활약보다 당일 컨디션과 경기 감각을 우선으로 고려한 선수 기용을 예고했다. 불펜 운용 역시 고정된 필승조보다는 경기 흐름과 상대 타선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괴물 투수진 + 살아난 타선…’무너뜨릴 틈이 없다’

올 시즌 한화의 키워드는 ‘균형’이다. 투수진은 리그 최강. 에이스 코디 폰세는 다승·평균자책·탈삼진·승률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투수 4관왕에 올랐다. 개막 후 선발 17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베테랑 류현진, 토종 에이스 문동주, 리그를 평정한 외국인 원투펀치 와이스-폰세, 그리고 다크호스 정우주까지. 이젠 누가 선발이든 든든한 믿음이 따른다.

불펜도 막강하다. 김범수, 김서현, 엄상백, 한승혁, 정우주 등 젊은 피와 경험이 잘 섞여 있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주장 채은성을 중심으로 노시환, 리베라토, 손아섭, 그리고 무엇보다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 문현빈이 있다. 올 시즌 타율 0.320으로 팀 내 유일한 3할 타자이자 리그 5위. 생애 첫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꼽힌다.

무대가 커질수록 커지는 선수들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상무와의 연습경기. 한화는 12-6, 8-1의 대승을 거뒀다. 특히 문현빈은 매 경기 멀티히트, 희생플라이, 3루타, 적시타 등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투수진에선 정우주가 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큰 무대가 두렵기보다 즐겁다”는 말처럼, 이 젊은 자원들은 무대를 먹고 자란다.

하주석은 “7년 전 가을야구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그땐 어린 선수였지만 이제는 책임을 질 나이다. 여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팬과 함께 만든 ‘비상의 조건’

무엇보다 한화의 진짜 무기는 ‘팬덤’이다.

지난 12일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엔 무려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운집했다. 애국가, 응원가, 라인업송, 상대팀 응원가까지 동원돼 실제 포스트시즌과 같은 분위기였다.

김 감독은 “이렇게 많은 팬이 연습경기 보러 온 건 처음”이라며 감동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들도 입을 모았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의 믿음 덕분이었다.”

한국시리즈까지 단 3승…상대는 SSG or 삼성

한화는 오는 10월 1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 중 준플레이오프 승자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두 팀 모두에게 8승 8패. 어느 쪽이 올라오든 ’50:50’의 접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한화는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강한 집중력과 응집력을 보여주며 ‘이기는 법’을 익혔다.

단 3승이면 한국시리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화는 더 높이 비상할 준비가 돼 있다.

가을야구의 시작이었던 7년 전의 기억은 이제 우승을 향한 진짜 비상(飛翔)으로 바뀌려 한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5.10.14,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공식인스타그램]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