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박세연 기자] 최근 중동 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갈등이 국제 스포츠계를 흔들고 있다. 국가 간의 대립으로 정상적인 대회 개최와 참가가 위협받는 가운데, 가상 공간에서 발차기를 겨루는 ‘버추얼 태권도’가 마침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의 문턱을 넘었다. 올해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가상 스포츠가 정세 불안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조직위원회는 최근 진행된 이사회에서 버추얼 태권도를 이번 대회의 공식 종목으로 추가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전통 무예와 최첨단 ICT 기술의 결합이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이로써 이번 대회는 현실의 갈등을 넘어 디지털 혁신을 반영한 미래형 스포츠 축제의 시험대가 됐다.
버추얼 태권도는 선수가 모션 트래킹 센서와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가상 현실 속 캐릭터를 조종해 대결하는 방식이다. 헤드셋과 센서만 있으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다. 체급이나 성별에 따른 신체적 유리함보다 정교한 기술과 타이밍이 승부를 가른다.
특히 이번 결정은 최근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한 국제 스포츠계의 보이콧 리스크를 상쇄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현실 세계의 국경 폐쇄나 외교적 마찰 속에서도 가상 공간을 통한 비대면 경기는 안전하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세대의 유입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의 분열을 기술로 극복하려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기조와도 정확히 맞물린다.
전통 스포츠의 외연 확장을 넘어 평화적 가치 유지라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물리적 충격이 없어 부상 위험이 적고, 전 세계 팬들에게는 화려한 그래픽을 통한 새로운 직관적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한국 태권도계 역시 분주해졌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가상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훈련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 겨루기 주자들의 가상 스포츠 전환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전문 인재 발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 태권도 관계자는 “종주국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기술적 적응이 시급하다”며 “새로운 형태의 메달 밭이 열린 만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갈등이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들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버추얼 태권도의 아시안게임 진입이 국제 스포츠계에 어떤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박세연 기자(svovy@hufs.ac.kr)
[26.05.22, 사진 출처= 세계태권도연맹 공식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