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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 = 최유나 기자] 박항서 감독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다. 무대는 태국이다.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새로 썼던 지도자가 이번에는 태국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박항서 감독의 매니지먼트사 디제이매니지먼트는 25일 박 감독이 태국 2부리그 깐짜나부리 파워 FC와 2년 계약을 맺고 차기 시즌부터 팀을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대한축구협회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원단’ 단장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대표팀 월드컵 일정이 마무리되는 7월 이후 현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복귀는 단순한 감독 선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박 감독이 다시 선택한 무대가 ‘태국’이라는 점 때문이다.

박 감독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며 동남아 축구 역사에 남을 성과를 만들어냈다. 2018 AFF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아시안게임 4강, 아시안컵 8강, SEA게임 2연패, 그리고 베트남 역사상 첫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까지 이끌며 사실상 베트남 축구 르네상스를 완성했다.

현지에서는 단순한 외국인 감독이 아니라 ‘국민 영웅’에 가까운 존재로 평가받았다. 그런 박 감독이 이번에는 베트남이 아닌 태국을 선택했다. 동남아 축구 내에서도 태국은 한국 지도자들에게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자국 축구 자부심이 강하고 일본식 축구 시스템의 영향력도 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태국 무대에서 장기적으로 성공 사례를 남긴 한국인 감독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선택은 안정적인 길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에 가까운 도전으로 해석된다.

박 감독 역시 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구단 발표를 통해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아무도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길이라는 점이 오히려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고 밝혔다. 이어 “깐짜나부리FC가 제시한 장기 프로젝트와 진정성 있는 비전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구단도 단순히 ‘유명 감독 영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깐짜나부리FC는 최근 1부리그에서 강등됐지만, 장기적으로 태국 최상위권 진입과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지에서는 투자 규모 역시 태국 상위권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박 감독 부임과 함께 한국식 운영 시스템 도입도 예고됐다. 체력 관리, 데이터 분석, 영상 전술 시스템, 영양 프로그램 등 K리그와 국가대표팀 수준의 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수석코치로는 국가대표 출신 이정수 코치가 합류한다. 이 코치는 이미 선수단 구성 작업에 참여하며 팀 정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의 태국행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과거 스스로 남겼던 약속 때문이다. 그는 2023년 베트남 대표팀과 결별하면서 “한국과 베트남에서는 더 이상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자리를 후배 지도자들에게 넘기겠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현재 베트남 대표팀은 김상식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박 감독은 자신이 가장 큰 성공을 거뒀던 무대로 돌아가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택하며 당시 약속을 지켰다.

또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클럽 성적만을 위한 도전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박 감독 측은 향후 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유소년 교류 및 선수 육성 프로젝트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 통로 역할까지 염두에 둔 장기 구상이다.

한때 베트남 축구를 바꿨던 지도자. 이제 박항서 감독은 태국에서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한다. 이미 성공을 경험한 지도자가 다시 가장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도전은 결과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최유나 기자(cyuna5952@gmail.com)

[26.05.25, 사진 = 깐짜나부리 파워 FC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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