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장준영 기자] 북한 내고향축구단이 한국 땅에서 수원FC 위민을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경기 안팎에서 남겨진 장면들이 영 개운치 않다.

수원FC 위민은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WCL 준결승전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1-2로 역전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수원FC 위민은 전반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득점 없이 마쳤고, 후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내고향의 동점골과 역전골에 무너졌다. 결정적인 순간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까지 겹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홈 관중 앞에서, 자국 팀이 패배한 것이다.

더 불편한 건 경기장 안팎의 풍경이었다. 탈북민 유튜버가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들었다가 제지를 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경기 결과를 보도하면서도 사진 속 태극기를 흐릿하게 처리했다. 우리 땅에서, 우리 팀 경기에서, 우리 국기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내고향은 이후 결승에서도 일본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으며, 우승 직후 그라운드에서 인공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남북 공동 응원단이 ‘5·24 조치 해제 촉구’ 현수막을 펼쳤다가 제지당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북한 체육인의 방남은 2018년 이후 8년 만의 일이었다. 스포츠 교류의 역사적 의미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국 팀이 뛰는 경기장에서 상대편을 향한 환호가 터지고, 태극기는 오히려 제지당하는 촌극은 ‘성숙한 응원 문화’라는 말로 덮기에는 너무도 이질적인 풍경이었다.

스포츠 미디어 시리 (Sport Industry Review & Information)

장준영 기자(aay0909@naver.com)

[26.05.24, 사진 출처=수원 FC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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