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RI = 권소현 기자] 김도영의 방망이가 다시 불을 뿜고 있다. 부상의 그림자를 털어낸 그는 2026시즌 초반부터 리그 홈런 레이스를 이끌며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단순한 활약을 넘어, 이제는 팀 전술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김도영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고, 장타 생산력에서는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밀어쳐 만든 장타까지 나오기 시작하면서 타격의 완성도 역시 한층 올라섰다는 평가다.
이는 2025시즌 부상으로 주춤했던 시간을 완전히 지워내는 반등이다. 2024년 폭발적인 성적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올라섰던 그는, 다시금 그 위상을 되찾는 과정에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발’보다 ‘힘’에 무게를 둔 변화다. 주루 부담을 줄이는 대신 장타력으로 승부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다만 흥미로운 지점은 그의 타격 성적이 단순한 타율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타율은 다소 낮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생산성 지표는 여전히 리그 상위권이다. 득점권 상황에서 오히려 더 강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필요할 때 해결하는 ‘결정력’은 여전히 팀 내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활용 방식이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김도영을 4번 타순에 배치하며 중심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변화 이후 홈런 수가 급증하며 성과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고민이 뒤따른다.
상대 배터리의 접근법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도영과 정면 승부를 피하고, 존 바깥으로 유인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진다. 사실상 ‘맞아도 되는 공은 주지 않는다’는 전략이 정착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4번 타순이라는 자리와 맞물리며 더욱 극대화된다. 뒤 타선의 위협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될 경우, 투수 입장에서는 굳이 승부를 걸 이유가 없다. 결과적으로 김도영은 제한된 승부 속에서 장타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결국 이는 개인 문제가 아닌 타선 구조의 문제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중심 타선 전체가 균형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승부를 끌어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김도영 한 명에게 부담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우산 효과’가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점에서 선택지는 갈린다. 하나는 지금처럼 4번 타자로 두고 장타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홈런이라는 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고, 팀 공격의 한 방을 책임지는 역할도 분명하다. 다른 하나는 타순을 앞쪽으로 조정해 더 많은 타석과 승부 기회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2번이나 3번에 배치할 경우 상대 투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공을 던질 가능성이 커진다.
김도영 개인의 접근도 중요하다. 현재처럼 장타를 노리는 스윙이 계속될 경우, 상대의 유인구 전략에 말려들 위험이 있다. 반대로 볼을 골라내며 출루를 늘린다면, 투수 입장에서는 결국 승부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참는 타격’이 또 다른 공격 옵션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김도영이 단순한 주전 선수를 넘어섰다는 점이다. 그의 타순 하나, 타격 접근 하나가 팀 전체 공격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곧 KIA가 어떤 방향의 야구를 선택할 것인지와도 직결된다.
시즌은 아직 길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김도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KIA의 공격력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지금의 뜨거운 방망이가 팀 상승세의 촉매제가 될지, 혹은 새로운 고민을 낳는 변수가 될지는 앞으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스포츠미디어 시리(Sport Industry Review&Information)
권소현 기자 (so_hyu@naver.com)
[26.04.30, 사진제공 = 기아 타이거즈 공식인스타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