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동안 50점 이상 득점하는 것은 농구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Wilt Chamberlain, Michael Jordan, Kobe Bryant 등 역대 최고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어들과 감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위치다. 이 말은 그 선수가 경기장을 휩쓸고 다녔고, 경기가 끝난 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그들의 활약이 한동안 팬들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의미다.

지난 금요일 보스턴 셀틱스의 Isaiah Thomas가 50득점을 했을 때 관중석에 있는 그의 어머니에게 다섯 손가락을 펼치면서 세레머니를 했었다. 휴스톤 로켓츠의 James Harden은 NBA 역사상 최초로 50득점-15어시스트-15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 농구 팬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유튜브에는 ‘MVP 레이스는 이미 끝났다’라는 문구의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시카고 불스의 Jimmy Butler 또한 마이클 조던 이후 처음으로(구단 역사상) 50득점에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Jimmy Butler가 50득점이 가까워지자 그의 팀 동료들은 계속해서 자유투 찬스를 만들어 주면서 구단의 역사적인 장면에 일조하기도 했다.

50득점이라는 것이 그렇게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닌데도 이번 시즌에는 꽤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실 NBA는 현재 50득점 붐이 진행 중에 있으며, 최근 들어 증가 추세에 들어왔다. 이번 시즌 50득점 이상을 한 선수가 여덟 명이나 된다. 현재 시즌이 채 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역대 NBA 기록과 동일한 것을 보면 이번 시즌 선수들의 컨디션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0-2011 시즌, 같은 기간에 단 두 명만이 50득점 이상을 올렸었다. 그러나 Thomas와 Harden, Butler는 지난 4일 안에 이 기록을 갈아 엎어버리고 새해 축하 파티를 미리 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은 지난 30년간 최고로 화끈한 시즌이라고 평해진다. 그렇다면, 최근 이러한 폭발적인 득점력은 어떠한 요인에 의해서 나오게 된 걸까?

더욱 많아진 3점슛

최근의 50득점 붐에서의 삼점 슛터의 강력해진 역할은 팀의 승리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총 7번의 50득점 이상의 경기를 기록한 마이클 조던은 단 한 번도 3점슛을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 5번의 50득점 이상의 경기를 기록한 스테판 커리는 최소 8개의 3점슛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NBA의 최근 추세는 지난 10년과 비교해서 뛰어난 3점 슛터를 더욱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NBA에서는 3점슛을 많이 시도하거나 많이 넣었다고 하더라도 그만큼의 인정을 받지 못했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50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 그 중 절반을 3점슛으로 기록했지만 농구계에서는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비는 자신만의 루틴을 그 스스로 인정했고, 즐겼다. 브라이언트의 빠르게 슛을 시도하는 방식을 훨씬 더 정확하게 구현 한 커리와 그의 순도 높은 3점슛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된 공격 시스템 덕분에 한 경기에서 3점슛을 8개 이상 집어 넣는 것이 더는 놀랍지 않게 되었다.

지금의 NBA에서는 기본적으로 공격은 삼점 슛터에 의해서 진행된다. 2015 시즌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로켓츠는 한 경기 당 32.7개의 3점슛 시도를 했었다. 바로 뒤를 이어 2016시즌에는 커리와 탐슨이 이끄는 골든 스테이츠 워리어스가 31.6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엔 휴스턴이 경기당 39.6개의 삼점슛을 시도하면서 1위 자리를 가져왔다. 이 수치는 리그 기록을 매우 편안하게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마이클 조던의 득점 본능과 능력을 갖춘 선수를 다시 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마이클 조던이 득점했던 만큼의 질 높은 3점슛을 NBA에서 더욱더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욱 좋아진 공간 활용 능력

 NBA의 코치와 분석가들은 오래전부터 공간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공간은 선수들이 드라이빙을 하기 위해서도 공을 가로채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핸드 체킹 룰의 제거와 방어를 위한 과도한 동작에 대한 제재는 경기를 이끄는 선수들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지난 닉스와의 경기에서 53점을 기록한 제임스 하든과 페이서스와의 경기에서 60점을 기록한 탐슨의 경기를 보게 된다면 그들의 플레이에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물론, 칭찬받을 부분이 여러 개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아주 칭찬해주고 싶다. 그들이 기록한 득점 대부분이 삼점 슛과 레이업이다. 그 말은 즉 팀원들의 공간 창출과 플레이메이커를 위한 희생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삼점 슛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NBA의 가드들을 제쳐야 하고 레이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2m 10의 거인들이 득실대는 페인트 존을 지나야만 한다. 창조적인 공간창출이 있었기에 스코어러들의 득점이 있을 수 있었다.

뛰어난 재능들

 지금의 NBA는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이번 시즌 한 경기에 50득점 이상을 한 선수가 8명인데 이들 모두가 28살이 채 되지도 않았고 모두가 올스타에 출전했거나 출전할 예정이고, 여섯 명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었다. 시즌 MVP를 받은 선수는 없지만 적어도 3명은 앞으로 3년간 NBA를 이끌 강력한 재목들이다. 이들은 ‘뉴 페이스’들로 구성되어 있진 않지만, 지금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잠재적인 스타들이다.

김융희 기자

yoong6715@gmail.com

[2017년 1월 17일, 사진=nba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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