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재패한 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시작이 불안하다.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브릿지에서 개막식으로 치러진 EPL 1라운드에서 첼시는 홈에서 지난 시즌 벼랑 끝에서 겨우 강등을 면한 16위 번리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번리가 첼시의 홈에서 3대2 승리를 가져갔다. 많은 축구팬들을 놀라게 한 엄청난 이변이었다.

첼시의 주축 아자르와 페드로의 불출전

첼시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선발 라인업이었다. 아자르는 지난 6월 벨기에 대표팀 훈련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프리시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아직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출전은 불투명했다. 페드로는 지난 6일 커뮤니티실드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의 출전명단에 들 수 없었다. 반면, 번리는 지난 시즌에 활약했던 선수 대부분이 주전 선수로 나서게 되었다.

케이힐의 퇴장

전반 14분 케이힐은 직접 번리의 진영까지 드리블을 시도한 후 볼을 뺏기자 바로 태클을 시도해 역습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케이힐의 발은 너무 높았고 주심은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았다. 결과는 레드카드였다. 주장의 퇴장을 전혀 예상치 못한 팬들에게는 충격 그 자체였다. 콘테의 머릿속은 복잡해졌고 오늘 데뷔전을 치른 첼시의 보가는 케이힐 퇴장 5분 만에 어쩔 수 없이 크리스텐슨과 교체당했다. 번리는 수적 열세의 첼시를 계속해서 공략했다. 결국 굳건하던 첼시의 3백은 흔들렸고 경기 내내 이런 모습은 이어졌다.

첼시를 무너뜨린 샘 보크스

시작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는 번리의 9번 최전방 공격수 샘 보크스였다. 전반 19분 샘 보크스는 헤딩으로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리면서 골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전반 24분 매튜 로튼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성공시켰다. 첼시 팬들의 함성소리를 잠재우는 골이었다. 전반 43분 번리는 프리킥 기회를 잘 살렸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얻은 찬스를 브래디가 스티븐 데푸르에게 빠르게 패스해주었고 패스를 이어받은 데푸르는 바로 크로스를 올렸다. 샘 보크스는 데푸르가 올린 크로스를 깔끔하게 헤딩으로 한 골을 추가했다.

모라타의 데뷔 골

후반 59분 팀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바추아이가 모라타와 교체당했다. 투입되고 10분이 지나 후반 69분 3-0으로 뒤지고 있던 첼시에게 한 줄기의 빛과 같은 골이 터졌다. 이번 시즌 파란색 유니폼을 입게 된 이적생 모라타의 골이었다. 많은 첼시 팬들이 기대했던 모라타의 득점포였다. 첼시의 살림꾼 윌리안의 크로스를 모라타가 수비진을 감각적으로 벗기고 헤딩으로 연결해 골을 넣었다. 이후 88분 도움 한 개를 기록하면서 개막전부터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첼시의 또 다른 선수 파브레가스의 퇴장

전반에 이미 옐로카드를 한 차례 받았던 파브레가스는 후반 81분 코크에 깊은 슬라이딩 태클을 가하면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결국, 경고누적으로 경기장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로써 2명의 첼시 선수가 퇴장을 당했다. 이 두 선수의 퇴장은 첼시의 경기력을 여실히 반영한 결과물이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를 흔들었던 챔피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편, 콘테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다른 팀들은 우리를 이기려고 120%로 나올 것이다. 우리는 팀을 향상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콘테의 감독의 말처럼 번리는 첼시를 무섭게 흔들었다. 첼시의 충격적인 패배로 진흙탕 싸움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시작을 알렸다.

박영웅 기자
yeongung98@siri.or.kr
[2017년 8월 13일, 사진=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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