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 둘 이상만 모여도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뜨겁다. 월드컵 진출 이후 향후 계획부터 시작해서 자기들의 베스트일레븐을 뽑는 거에서 지나 이제는 대표팀 감독마저 걱정한다. 그만큼 최근 한국 축구를 향한 주위시선을 보면 논란 속 축구협회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히딩크’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사람들이 서로 한데 모여 이야기하는 키워드는 ‘히딩크’이다. 얼마 전 잠잠할 것만 같았던 히딩크 감독 재부임설은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뉴스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히딩크 감독, 김호곤 부회장, 노제호 사무총장 그들의 사이의 이야기가 아침드라마 보듯이 매 회 새로운 스토리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 속에서 여러 의혹들만 제기되고 있고 마치 지켜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판단하게 하고 있다. 마치 헤어진 연인사이의 이야기를 보듯이 누구 한 명이 맞다 아니다 쉽게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뿐 더러, 누가 주인공인지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이다.
마무리는 언론플레이
히딩크 감독 재부임설 이후 히딩크 측의 언론플레이, 히딩크 재단 인물(노제호 사무총장 등)의 거짓말, 김호곤 부회장의 거짓말, 축협 직원 중 한 명이 김호곤 부회장에게 미리 사전 차단 등 언론의 여러 의혹을 낳았다. 히딩크는 직접 기자회견까지 하며 이야기를 이제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이미, 언론에 나온 것처럼 노제호 사무총장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제안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고 연락이 없었다고 말하던 김호곤 부회장은 거짓말을 했음이 알려졌다. 그는 한국 축구팬들의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관련자로서 신중하지 못했던 그의 언행은 비판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또한, 그로 인해 축구협회 내 중역을 맡고 있는 그에게 화살이 날아오고 협회의 위상 또한 바닥을 치고 있다. 그렇지만, 노제호 사무총장의 카카오톡 내용을 보면 두 경기의 임시감독을 구해달라는 말과 함께 본선 진출 시 훗날을 히딩크와 함께 도모하자는 생각은 굉장히 불편한 말이다. 진정으로 관심이 있었다면 그 의견을 슈틸리케 감독 퇴진 이후 바로 피력했어야 하고 이미 다 차려진 밥상을 가져와 달라는 임금님 마인드는 히딩크 감독 혹은 노제호 사무총장이 한국축구를 가벼이 여긴다는 뜻이 아닌가? 한국 축구팬의 일원인 나 또한 히딩크 감독의 생각이 그렇다면, 한국을 애정한다는 사람이 감독직을 쉽게 여기는 거 같아 옆에 있는 친구에게 울분을 토하며 욕했을 것이다. 그냥 지나가는 발언인 줄 알았던 히딩크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그의 생각을 나타냈고, 어떠한 식으로든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의 발언은 사실 달갑지 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이후 국민들의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축구협회는 추후 기술위를 소집하여 ‘히딩크 역할론’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전해져 끝을 알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가 종지부를 향해 가는 듯 보인다.
신태용 감독이어야만 한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신태용 감독이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정작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 구원투수를 자처했음에도 팬들의 목소리에서 ‘신태용 OUT 히딩크 IN’ 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야하는 것인가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왜 그에게 그러는 건가. 이제 겨우 두 경기를 치뤘고 누구보다 대한민국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신태용 감독의 커리어가 부족해서 히딩크 감독에게 국가대표팀 수장 자리를 넘겨주고 훗날을 기약하자는 목소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 신태용 감독은 지도자로서 성남 일화 시절 2010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6 리우올림픽 대표팀 감독, 2017 U-20 월드컵 감독, 심지어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직전 국가대표팀 코치에서 임시 감독까지 나이만 많지 않을 뿐이지 그 누구에게 뒤처지지 않는 경험을 가졌다. 이 정도 스펙이면 과거 스스로 ‘난 놈’이라고 말하던 그의 당당함을 믿고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부 히딩크 촉구 운동을 벌이는 이들에게 신태용 감독이 욕을 먹고 퇴진해야 될 이유는 없다. 내가 아는 신태용 감독은 절대 그럴 분이 아니다.
결국 선택은 신태용 감독에게 있다. 아니 신태용 감독이어야만 한다.
최한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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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20일,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