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충격적인 월드컵 탈락에는 충격적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바로 벤투라 전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대립이다.
이탈리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 내부에 극도의 대립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잠 피에로 벤투라 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과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팀이 분열되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가 마케도니아와의 유럽 예선전에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뒤 베테랑들이 단독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잔루이지 부폰, 안드레아 바르찰리, 그리고 다니엘레 데 로시가 코칭 스태프 없이 선수단 자체 전술 회의를 진행했다. 월드컵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한 행동이었겠지만 벤투라 감독은 이를 자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겼다.
월드컵 진출이 직접적으로 걸려있던 스웨덴과의 경기 선발 명단이 언론에 유출된 것도 문제였다. 벤투라 감독은 ‘누가 스파이인지 찾으라’며 코치진에게 선수들의 뒷조사를 시켰고, 이는 결국 선수들에게 알려졌다. 결국, 대립의 끝은 감독과 선수의 직접적인 언쟁이었다. 벤투라 감독은 베테랑 선수를 향해 ‘지금까지 선수들과 미팅을 잘해왔으니 네가 훈련시키고 네가 원하는 선수를 뽑아서 경기하라!’고 소리쳤다.
이탈리아는 결국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벤투라 감독은 경질됐고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내부 분열로 자멸한 이탈리아는 축구에서 ‘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송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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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0일, 사진 = 이탈리아 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